내가 삼화왕관을 팔지 않는 이유

제가 좀 많다 싶게 보유하고 있는 삼화왕관에 대한 이야기 조금 해보겠습니다.

 

근 4년전에 꼭지 잡아서 (아마 13,000원 근처) 8천원 밑으로 떨어지는데

배당 하나 보고 계속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750원 하거든요.  뭐 은행이자보다

못하지 않다 생각하고 신경 끄고 있었습니다.  8천원 근처까지 떨어졌을 때는

사실 더 사고 싶었는데 돈이 없었고,  금년 초에 돈이 좀 생겼을 때는 이미

11,000 ~ 1,2000원 하는데  주식시장이 이렇게 잘 나갈거라고는 예상 못하고

다른 것 사서 떨어지고 배당도 쥐꼬리만큼 받고 하느니 아는 종목이고 여전히

은행이자 2배쯤 배당 주니까  그냥 이것 더 사자 싶어서 있는 돈 다 털어서 더

샀습니다.

 

이 회사 안전빵입니다. 삼화왕관이라고 무슨 왕관 만드는 회사 아니고 병뚜껑

만듭니다.  병뚜껑업계에서는 제일 큽니다.  하이트계열의 세왕금속이 다음으로

크고 나머지는 영세업체들입니다.  술병뚜껑은 주세하고 연관되어 있어서

아무나 만들지 못합니다.  성장성은 없지만 안정성은 나무랄 데 없습니다.

 

이 회사 주가가 오늘 2만원 찍었습니다. 뭐 두세배씩 쑥쑥 오르는 종목들에

비한다면 이정도 오르는 것 참 답답한 일이지만 주식투자에서 시장이 전체적으로 나빠질 것을 염두에 두지 않는다면 장기적으로는 필히 망한다는 게 제 지론

입니다.  한 번이라도 단기간에 2~3배 오른 맛을 보면 다음 부터는 20~30% 오르는 것은 아주 우습게 여겨지고 점점더 단기간에 높은 수익을 찾아서 이 종목 저 종목 건들다 보면 어느세 남는 것 없어지는게 개미들 망가지는 코스라고 보도

무방합니다.

 

 

이런 제가 금년 실적도 좋지 않고 이제 배당 받아도 은행이자정도 나오는 이

주식을 팔지 않는 이유를 말씀드립니다.

 

이 회사 사업보고서 한 번 보세요. 그 중에서 반드시 봐야 할 것이 임원현황입니다.  이 회사 두산그룹 계열사지만 사실 업종도 중소기업업종이고 외형도 중소기업입니다. 이 작은 회사에 사외이사 2명 제외하고 임원이 12명입니다.

부회장 2명, 대표이사 1명, 사장 1명 , 부사장 3명(등기 2명, 미등기 1명),  상무 3명, 감사 2명

 

이거 한 마디로 말하면 좀 지나친 표현인지는 모르겠지만 두산그룹 양로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 가치투자한다고 누구 말대로 장초 하나 구해볼까

이회사 저회사 많이 찾아 보실텐데 매출액 겨우 7,8백억 하는 회사가,  제품도

간단하고 영업도  상대적으로 쉬운 이 업종에서 임원을 12명이나 두는 회사

찾을 수 있겠습니까?

 

부회장 2명 중에서 1명은 국세청출신이니까 회사의 특성상 데리고 있어야 한다 해도  대표이사 있고, 사장 따로 있고, 부사장은 뭐 하는데 3명씩. 어지간한 대기업에서 이 정도 규모 사업부에는 사업부장 임원이 하기도 힘듭니다.

 

제가 이 회사 주식 팔지 않는 이유가 바로 이겁니다.  두산그룹 형제간에 싸움나서 두산그룹 계열사들 주가 오르는 것 아실겁니다.  기존의 경영진들이 잘 꾸려

갔었다면 그 사람들 물러난다는데 주가가 떨어져야겠지요.  요즘처럼 주식시장이 좋다고 해도 삼화왕관처럼 금년 실적 죽쑤고 있는 회사는 절대 많이 오르지

못합니다.   이 회사가 일년에 판매관리비를 100억쯤 씁니다.  매출액 대비로

거의 15%에 육박합니다.  뭐 영업 할 것도 마케팅 할 것도 없는 회사가 판관비율이 이 정도면 지극히 비정상입니다.

 

대기업에서 하급 임원이라도 한명 두려면 일년에 3억정도는 필요합니다.  부회장정도면 그에 맞는 예우 해준다고 훨씬 더 들구요.  임원들에게 직접적으로 들어가는 비용만이 문제가 아닙니다.  조직이 기형적으로 상부만 비대하면 진짜 일을 해야 될 사람들이 임원들 시중들기 바쁩니다.  이 건 삼황왕관이 꼭 그럴 거라는 건 아니고 일반적 으로 그렇다는 겁니다. 본연의 업무보다는 윗 사람 눈치 봐야 하고 임원들 사이에서 처신 잘 해야 하고 쓸데 없는 보고서 자꾸 만들어대야 하고  이런 것들이 다 회사가 보이지 않게 지불해야 하는 비용입니다.

 

 

두산그룹에서 왜 삼화왕관에 양로원 차려 놓았는지는 제가 잘 모르겠지만 두산그룹이 어떤 식으로 정리가 되든 시장은 삼화왕관의 이 비대한 상부조직이 슬림화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봅니다.  그렇게만 된다면 이 회사 주식 지금보다

2배 한다고 해서 비싸지 않습니다.  차입금 없고, 사업 안정적이고, 배당성향 높고, 자산가치도 있습니다.  아무리 주식시장이 좋다고 해도  실적이 나빠지는

회사 주식이, 흥분한 개미들이 달려드는 것도 아닌데 일년사이에 2배 오른다면

뭔가 다른 이유가 있을 텐데  제가 생각할 수 있는 이유는 이것 밖에는 없습니다.

저는 좀더 보유하고 있을 작정인데 혹시 관심 있는 분들은 두산그룹주들 특히

삼화왕관 어떻게 되나 한번 지켜보시지요.

 

그리고 혹시 도움말 주실 수 있는 분들은 리플 달아주시고요.

 

부끄러운 얘기지만  저도 이 회사 주식 사 놓고 분기마다 사업보고서는 들여다 보면서도 임원현황은 최근에야 봤습니다.  보고  놀랐습니다.  왜 이런 회사 주식을 이렇게 오래 들고 있었는지 참 한심했습니다.

 

주식,  사기 전에 잘 보고 삽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