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광유리라고요? 금비도 함 봅시다

최근 삼광유리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것 같아서 같은 유리병업체인 금비에 대해서

한번 살펴 봤습니다.

유리병사업의 특징을 요역하면 '높은 진입장벽'과 '저성장'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시장이 작고 성장성이 없기 때문에 누가 신규로 진출하려고 하지도 않고,

설사 그럴 생각이 있다고 해도 만만찮은 설비투자가 있어야 하고 risk를 감수하고

막상 들어온다고 해도 별 먹을 게 없는 분야입니다. 유리병사업보다 진입장벽이

높은 사업은 아마 찾기 어려울 겁니다. 국내는 물론이고 세계의 공장, 전 세계 디플레이션의 주범이라는 중국조차도 두렵지 않지요.  소주병 하나 단가가 130원

하는데 운반비는 많이 듭니다.   중국에서 아무리 싸게 만든다 해도 그 가격 차이라는게 인건비+알파 정도인데 육상-해상-육상운송 과정을 거쳐서 들어올까요?

기존 업체들은 어지간한 수요감소에 끄떡 없이 올초에 유리병단가를 올렸습니다.  부품업체도 이정도면 힘이 있는 거지요.

국내 유리병업체는 큰 데가 (주)두산의 테크팩BG, 금비, 삼광유리 그렇습니다.

삼광유리는 외형은 금비보다 큰데 알미늄캔하고 같이 해서 유리병만 놓고 보면

금비의 2/3수준입니다.

이 중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업체는 금비가 확실합니다. 

세 업체의 영업이익율을 보면

 두산 10%수준,

 금비 20%수준,

 삼광유리 4~5% 입니다. 

( 두산과 삼광유리는 사업보고서에 유리병과 캔을 분리하지 않아서 합쳐진 것이고 금비는 화장품사업도 하는데 유리병과 화장품을 분리해 놓아서 유리병부문만의 영업이익율입니다. )

제 판단에 세 회사의 영업이익율이 차이 나는 이유는 두가지로 보입니다.

첫째는 규모와 회사운영의 효율성입니다. 

장치산업에서 규모가 크다는 것은 절대적으로 유리합니다. (물론 업황이 좋을 때만)  두산은 예전에 두산유리가 (주)두산에 합병된 것입니다. OB맥주때문에 남주기 아까워서 만든 회산데 두산그룹 헤쳐모여하면서 (주)두산에 합병됐습니다. 규모면에서 가장 크고 노우하우도 있는 회사입니다.  삼광유리는 규모가 가장 작고 예전에 회사가 부도난 적이 있어서 좋은 인력들이 많이 빠져나갔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금비는 규모는 2번째인데 세 회사중 가장 안정적으로 영업을 했고

노우하우가 많이 쌓였을 겁니다. 

두번째는 인건비와 관리비입니다.

유리병 만드는데 고급기술 필요한 것도 아니고 창조적인 머리가 필요한 것도 아닙니다.  두산이 금비에 비해서 이익율이 나쁜 것은

두산은 그래도 대기업이라 임금수준이 높고 (주)두산안에 많은 사업부문들이 (주)두산의 큰 관리조직을 운영하는데 소요되는 비용을 공통비 형식으로 부담해야 하니까 당연히 판관비비중이 큽니다.  (주)두산의 테크팩BG가 공통비를 어느정도 부담하는지는 제가 알 수 없지만 제 직장 경험으로 보면 만만치 않을 겁니다.  제가 근무했던 회사에서는 우리사업부가 해마다 매출액의 5%정도를 관리본부공통비, 그룹공통비 명목으로 부담했습니다.  대기업의 사업부들은 다들 그정도 부담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제 판단으로는 두산의 유리병사업이 독립해서 현금 쌓아놓고 결재해주면서 영업 하면 금비보다는 못해도 영업이익율이 지금보다 7~8%는 늘어날 겁니다. 

삼광유리는 규모는 제일 작고 인건비수준은 금비보다 높고 현금이 부족하니 (외부차입 840억 2005년9월말기준) 원료를 싸게 사올 수도 없고 여러가지로 불리한 입장입니다.

참고로 회사가 매입시 즉시 현금으로 결재하고 매출시에 외상기간을 길게 주면

그것만으로도 앞뒤로 2~3%씩 영업이익율 5%정도 간단히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세 회사의 영업이익율 차이의 원인을 제 나름대로 찾아 봤습니다.

다들 사업보고서 정도는 볼 줄 아시는 것 같아서 자세한 것은 직접 찾아 보시고

삼광유리와 대략적인 비교만 해 봅니다.

시가총액 :  삼광유리 570억 (자사주 없음)

                금비  350억 ( 1백만주 중에서 20만주는 자사주임)

        회사내용은 금비가 좋은데 삼광유리가 시가총액은 크네요.

PER  : 삼광유리 2005년 넉넉하게 잡아서 57억 순이익 해도 10배

          금비 2005년 107억(9월결산법인)  3.4배

배당 : 배당수익율은 두 회사 비슷합니다.

-- 주가는 2005년 11월 29일 기준

금비의 가장 큰 장점은 지난 10년 이상 한번도 적자 내지 않고 착실히 벌어서

내부에 차곡차곡 쌓아 놓은 겁니다.  얼마전 한경와우티비에 어느학교 교수가

나와서 워렌버펫의 투자방식을 설명하는데  복리개념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걸 봤습니다.  많든 적든 까먹지 않고 차곡차곡 쌓다보면 10년 20년 지나면 엄청난

차이를 보입니다.  그 교수가 한국기업들중에 10년간 적자 내지 않고 일정한

이익율을 유지한 기업을 찾아봤는데  딱 10개 찾았답니다.  그 중에 금비도 끼어

있더군요.

 회사는 무지 좋고 주가도 엄청 싼데  왜 이런 가격에 나와 있을까요?

사실 저도 고민스러운데  이유는 3가지정도로 정리 했습니다.

가장 큰 이유가  금비의 가장 큰 거래선인 진로를 하이트가 인수했다는 것.

투자자 입장에서 아주 불안합니다.  하이트는 기존에 삼광유리와 거래 했는데.

어느정도 삼광유리에 뺏길 것은 감수 해야겠지요. 하지만 진로 이천공장과 금비 이천공장은 붙어있는 것이나 다름 없어서 하이트가 인천에 있는 삼광유리공장에서 유리병 가져오도록 하기는 어렵겠지요.  하이트-금비-삼광유리 오너들의

관계가 어떤지는 잘 모르지만 상식정인 수준에서 보면 그렇다는 겁니다.

진로 인수할 때 제 생각은 하이트는 워낙 전면에 나서지 않았었으니까 예상치

못했었고,  두산이 인수하면 금비는 망했다 했고, 발렌타인에서 인수하면

진로소주 수출이 크게 늘 거니까 금비는 대박이다 생각했습니다(수출하는 것은 빈병 재활용이 않돼잖아요) 

이 문제는 시간이 흘러 봐야지 알 수 있겠지요.

두번째는  거래량이 너무 적습니다.

  주식분포를 보면  발행주식 1백만주중에서  자사주 20만주,  대주주와 일가친척 계열사 해서 근 58만주,  외국인투자자 12만주 갖고 있네요. 나머지 10만주

있는데 그나마 거래가 거의 없습니다.  분기말마다 거래량미달로 관리종목에

지정한다고 하는데 대주주나 외국인투자자가 그걸 원치는 않는지 막판에 1~2만주 끼리끼리 사고 팔고 해서 모면하더군요.  차라리 상장폐지되면 소액주주들

먹을 게 좀 있을텐데.

세번째는 대주주가 주가에 좀처럼 신경을 안 쓰는 것 같습니다.

  현금 넘쳐나는데 배당은 그저 그렇고, 주식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한데 자사주로

사 모으고(여기서 더 자사주 사면 특수관계인 지분 80% 넘어가서 이젠 자사주도

더 못사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액면분할이라도 하면 좀 나을텐데 전혀 생각 없는 것 같고.  남들 다 하는 무상증자 이것도 생각 없는 것 같고.

정리하면 회사 내용은 지금까지는 참 좋았고 앞으로도 크게 나빠질 것 같지는 않은데  좀 불안한 구석이 있다.  성장성하고는 거리가 멀다.  대주주가 소액주주

신경 별로 안써준다.  그래서 아마도 한국에서 제일 싼 주식이 된 것 이닐까 합니다.

사족인데 얼마전 대한제당을 함 보려고 요약재무제표 열어 봤다가 영업실적 보고  시가총액 보고 깜작 놀랐습니다.  250~300억  매년 영업이익이 나는데 시가총액이 1000억에 못 미치더군요.  횡재한 기분이었는데 찬찬히 보니까 차입금이

1500억이나 있어요.  회사 돈 벌어서 여기저기 투자 하고 내부에 현금은 없습니다.  당연히 배당 아주 짭니다.  이게 투자자 입장에서 좋은 건지 나쁜 건지는

모르겠는데 장기보유 하려면 적어도 배당 4%는 나와야 하는 것 같아서

그냥 관심만 두고 있습니다.

금비는 저도 들어가야하나 말아야하나 근 1년 눈치 보고 얼마전에 조금 사 봤는데  몰빵하면 팔자 고치 것도 같고,  잘 못 엮기면 좀 답답해질 것 같고. 

읽어주신 분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