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회장의 매직타임을 기다린다

[언더그라운드 가치주]휠라코리아

올해 1월 외국계 기업인 휠라코리아에서 특별한 뉴스가 나왔다. 휠라코리아가 외국지분 100%를 모두 인수하여 국내 토종기업으로 변신하겠다는 것이다.

 

휠라코리아는 지난 1991년 7월23일 설립된 스포츠 의류 및 신발업체다. 2003년 휠라그룹의 실질적 지배자인 SBI의 자회사인 휠라 홍콩이 23.5%, 휠라 네덜란드 B.V가 76.5%의 지분을 갖고 있어 100% 외국인 회사였다.

 

그런데 1월31일 자로 이들의 지분이 주식회사 패션플라워에 매각된 것이다. 패션플라워는 윤윤수 휠라코리아 대표이사 회장(이하 윤회장)이 휠라코리아를 인수하기 위해 작년 11월에 설립한 특수목적회사(SPC)로 인수가 모두 완료된 4월30일 휠라코리아에 흡수합병 됐다.

 

이로써 휠라코리아는 국내 경영진이 주도가 돼 회사 지분을 모두 사들여 외국계 기업을 국내 기업으로 전환시킨 첫 번째 사례로 남게 됐다.

 

휠라코리아는 휠라그룹 내에서도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한 회사였다. 2003년 휠라코리아가 서버러스 펀드와 함께 휠라그룹을 인수할 당시에도 휠라그룹 전체 수익의 약 70%가 휠라코리아에서 나올 정도였다.

 

사실 휠라그룹은 원래 의류만을 생산해 왔다. 하지만 1980년 대 초반 미국시장에서 판매가 감소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 당시 화승의 수출이사로 근무하던 윤 회장이 스포츠화를 함께 만들 것을 휠라그룹에 제의하면서 돌파구를 마련하게 됐다. 그 당시 신발에 관한 생산라인이나 기술 및 원재료 등은 국내에 있던 터라 휠라그룹이 신발사업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국내 생산업체와의 협조 없이는 불가능했다.

 

결과적으로 스포츠화는 크게 성공을 거두었고, 이를 계기로 휠라그룹은 미국시장에서 단 기간 내에 크게 성공한 브랜드로 자리잡게 되었다. 이후 1991년 휠라코리아가 설립되면서 윤윤수 회장이 대표이사로 임명됐다.

 

휠라코리아를 얘기하면서 빠지지 않는 것이 윤윤수 대표이사 회장이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18억 원의 연봉을 받는다고 해서 뭇 샐러리맨들의 부러움을 받고 있지만 한 사람의 CEO가 기업을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을지 보여준 하나의 사례가 바로 윤 회장이기 때문이다.

 

1991년 휠라코리아는 설립되자마자 초기 자본의 대부분을 시스템 전산화에 투자했다. 90년 대 초반은 의류업체는 물론 대부분의 국내 업체들조차 전산시스템의 투자에 대해서 생소하던 시절인데 휠라코리아는 정확한 시장예측과 소비자 성향을 분석하기 위해서 과감히 투자했다. 이를 통해 골프웨어인 휠라클래식과 케쥬얼 브랜드인 휠라스포츠 생산을 중단하고 단일브랜드인 “휠라”로 통합하여 브랜드의 효율성을 제고했다.

 

또한 소비자의 성향을 객관화된 수치로 구현하는 것이 가능해짐에 따라 한국인들이 선호하는 디자인을 만드는 데 주력할 수 있게 됐다. 휠라코리아 대부분의 품목들은 중국 등 인건비가 싼 국가에서 외주생산되는 것이 아니라 국내업체들을 통해 생산되는데 전산화 시스템의 정착은 신속한 재고현황이나 물류현황을 파악할 수 있어 어느 정도 원가절감이 가능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CEO의 과감한 결단이 아니면 불가능한 조치였다고 판단된다.

 

 

하지만 휠라코리아의 이익기조를 살펴보면, 지난 2002년을 정점으로 최근 2년 간 지속적으로 하락했음을 알 수 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2002년 당시 각각 388억 원과 265억 원을 기록했는데 2004년에는 각각 235억 원과 103억 원을 기록했다. 2002년을 정점으로 국내 소비심리가 침체된 영향도 크지만 무엇보다 2003년 휠라코리아가 휠라아메리카, 그리고 투자회사인 서버러스 펀드와 함께 휠라그룹을 공장건물, 부채 등을 총괄인수하는 방식으로 인수하면서 어느 정도 몸집이 커짐에 따라 비효율성이 누적된 것으로 풀이된다.

 

 

재무구조의 안정성 측면에서도 약 35% 밖에 되지 않던 부채비율 역시 2003년에는 143%까지 증가했다. 작년에는 약 108%로 떨어졌지만 기존의 부채비율 수치보다 월등히 높은 수치다.

 

 

부채비율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ROE가 약 40~50% 수준에서 크게 감소한 것은 이에 대한 레버리지 효과를 충분히 이용하지 못하고, 순이익률 감소의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작년 기준 휠라코리아의 ROE는 약 10.8%로써 1999년의 약 10.6%와 별반 다르지 않다.

 

하지만 이번에 휠라코리아가 100% 토종기업화 되면서 서버러스 펀드가 주축으로 있는 휠라글로벌에 연간 120억~150억 원 가량의 로열티를 지급할 필요가 없게 돼 올해를 저점으로 내년부터 순이익 기조가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아시아, 호주지역의 휠라법인들을 대상으로 수행해 왔던 아웃소싱 업무를 이번 독립으로 인해 휠라홍콩으로 넘어가게 되면서 매출액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전반적인 이익률 수준은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휠라코리아는 2007년 거래소 상장을 계획하고 있어 내년의 실적이 중요하다.

 

이제는 오너로 등극하게 된 윤윤수 회장의 경영의 묘가 이번에는 어떠한 매직을 부릴 지 휠라코리아에 대한 관심은 뜨겁기만 하다.

 

양동선 sebian523@viptooz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