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의 이러한 놀라운 실적의 이유는 무엇 때문인가?

우선 유한양행의 사업부를 살펴보자. 유한양행은 크게 약품사업부, 유통사업부 그리고 해외사업부로 나뉘어진다. 이 중 약품사업부의 매출비중이 전체 매출액의 약 71.4%를 차지하고 있고, 유한락스로 유명한 유통사업부는 약 9.5% 그리고 해외사업부는 약 17.0%를 차지하고 있다.

약품사업부는 다시 일반의약품이 20.1%, 전문의약품이 51.3%를 차지하고 있다. 일반의약품은 삐콤씨의 영양제와 홈키파의 살충제가 각각 4.7%와 4.5%를 차지할 뿐, 나머지 품목들의 매출비중은 미미한 실정이다.

유한양행의 영업이익률의 개선은 2003년부터 발매하기 시작한 제네릭 품목들의 성공적인 시장정착 때문으로 풀이된다.

원래 유한양행은 오리지널 도입 신약품목에 강한 영업구조를 갖고 있었으나 최근 제네릭 위주의 시장이 국내 제약시장의 성장을 이끌면서 지난 2003년부터 제네릭 신제품 발매를 강화해 왔다. 주로 고지혈증치료제와 고혈압치료제, 그리고 전립선 비대증치료제 등 QoL 제품 위주로 10여 개의 제네릭 신제품을 발매했는데 이들 품목의 매출비중이 증가하면서 원가율이 떨어졌다.

물론 작년에 비해 반기기준으로 수출매출액이 135억 원에서 258억 원으로 두 배 가까이 증가함에 따라 어느 정도 원가율 상승이 불가피했지만 제네릭에 비해 마케팅 비용이 없다는 점은 영업레버리지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유한양행이 100%의 지분을 갖고 있는 유한화학은 원료합성분야에서 경쟁력을 갖고 있는 회사로 시화합성공장에서 항생제, 에이즈 치료제, 간장질환치료제, 그리고 당뇨병치료제 등의 원료의약품을 국내외에 공급하고 있다. 특히 에이즈치료제인 FTC는 미국 길리어드 사가 개발한 신약의 원료로 독점 공급되고 있기 때문에 마진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단위: 백만 원)

이는 유한화학으로부터 발생한 지분법평가이익을 통해 간접적으로 유추할 수 있다. 이번 유한양행의 3분기 지분법평가이익은 약 103억 원으로 전년 동기의 약 87억 원보다 18.3% 증가했다.

물론 유한킴벌리의 비중이 약 70% 가까이 차지하고 있지만 주목할 점은 유한화학으로부터 발생하는 지분법평가이익의 증가율이 전년 동기에 비해 약 28.3%에 달한다는 점이다.

 한국얀센이 작년에 지분법평가손실이 나다가 이번에 (+)로 전환됐지만 이 경우를 제외하면 유한양행의 계열사들 중 유한화학의 순익기조가 견조하게 유지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번 유한양행의 실적증가는 유한화학에 의한 FTC 등 고부가 원료의약품의 수출이 급증한 영향도 컸다. 앞에서 주지한 바와 같이 이러한 품목들은 거래처가 지정돼 있기 때문에 추가적인 마케팅 비용이 소요될 이유가 없다. 전년 동기에 비해 50% 이상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 외 오창공장으로 이전하기 위해 재고를 쌓아둘 필요가 있다. 이에 따라 생산가동률을 높임으로써 재고를 많이 쌓았는데 이 와중에 제조원가가 다소 과소계상된 영향도 배제할 수 없다.

최근 제약업종의 주가가 레벨업 되고 있는 상황에서 고평가인지 아닌지에 따른 의견이 분분하다. 하지만 보통 두 세배 오른 주가에서 섣불리 매수하기가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이러한 와중에 유한양행은 작년에 비해 괄목할 만한 실적을 거두었다.

또한 앞으로도 오창공장 이전에 따른 향후 5년 간 법인세 100% 감면과 이후 5년 간 법인세 50% 감면의 효과로 견조한 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배당수익률은 얼마 되지 않지만 매년 실시하는 무상증자 역시 나름대로 매력적인 투자이유다. 이번 깜짝 실적이 단순한 이벤트성인지 아니면 제네릭 출시로 인한 구조적인 변화의 시작인지 지켜보자.

양동선 sebian523@viptooz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