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 마케팅의 차별화를 들 수 있다.

우선 모델 기용 측면이다. 에이블씨엔씨는 제품 출시 초기에는 보아와 원빈 등 톱스타를 기용함으로써 단번에 소비자 인지도를 높혔다. 이는 더페이스샵도 다르지 않다. 더페이스샵은 권상우를 메인모델로 기용하면서 에이블씨엔씨와 똑 같은 접근을 시도했다. 하지만 다른 점은 에이블씨엔씨가 보아와 원빈을 3개월이라는 단발성 계약을 하면서 단기간 내의 소비자 인지도 극대화를 노린 반면 더페이스샵은 오히려 권상우와의 1년 계약을 재연장하는 방법으로 소비자들에게 일관된 이미지를 전달하는데 주력했다.

이후 많은 제품들이 출시됨에 따라 에이블씨엔씨는 차예련, 신민희, 공현주 등 신선한 마스크의 연예인들을 각 제품에 따로따로 기용하는 전략을 채택했다.

반면 더페이스샵은 권상우를 중심으로 제품에 따라 윤진서, 오쿠다 에리카 등 여자모델들을 차례로 기용하면서 에이블씨엔씨와는 차별화된 전략을 세웠다. 결과는 어땠을까? 에이블씨엔씨의 경우 많은 제품들을 출시했지만 다양한 모델들을 동원하는 바람에 오히려 제품들을 소비자들에게 부각시키는데 실패했다. 이에 반해 더페이스샵은 모델과의 일관성을 통한 제품이미지의 지속성이 효과적이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셋째, 마케팅 전략의 연장선상이라 볼 수 있는데 출시된 제품에 대한 광고전략이 탁월했다는 점이다.

후발주자 더페이스샵의 매출액이 에이블씨엔씨를 넘어설 수 있는 데에는 화장품업계의 전통적인 비수기인 2분기 때 출시한 제품판매의 호조가 컸는데 다름아닌 “리프레쉬 데오드란트” 품목 때문이다.

여름은 더운 날씨로 인해 일반적으로 화장품 업계의 비수기다. 이 때 더페이스샵이 전략적으로 출시한 제품이 바로 데오드란트 제품이다. 데오드란트는 땀냄새 제거제로 땀이 많이 나는 여름철에 집중적으로 매출이 발생하는 틈새시장격 제품이다.

 국내 데오드란트 시장은 약 300억 원 규모로 추산되는데 니베아와 유니레버의 두 외국계 회사들이 시장점유율 약 85%를 차지하고 있다. 더페이스샵의 광고전략이 뛰어난 점은 니베아의 데오드란트 광고와 비교해서도 잘 나타난다. 즉, 니베아의 경우, 버스라는 밀집된 공간에서 한 여성이 겨드랑이에서 냄새가 날 것을 걱정하는 메시지를 중심으로 광고를 했지만 더페이스샵의 경우에는 권상우가 여자모델인 윤진서를 안으면서 “너에겐 좋은 냄새가 나와”란 멘트를 통해 데오드란트를 단순히 땀냄새 제거제의 영역에서 향수의 영역으로 확장시켰다.

이 광고를 본 소비자들은 데오드란트를 여름에만 구매하지 않을 것이다. 틈새시장격 제품을 사시사철 부담없이 구매할 수 있는 제품으로 승화시켰다는 데에서 더페이스샵의 광고전략이 뛰어남을 알 수 있다. 더페이스샵은 출시한 지 한 달만에 데오드란트 제품을 40만개 팔았다.

이러한 다양한 차별화 전략을 통해 더페이스샵은 화장품업계에서 빠른 성장을 했다. 올해에는 로레알코리아를 제치고 업계 3위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리스크가 없는 것은 아니다. 업계 1위인 태평양이 공격적으로 저가 화장품 시장에 진출할 것을 천명했기 때문이다.

 태평양의 브랜드 파워와 자금동원력을 감안했을 때, 블루오션으로 부각됐던 저가 화장품 시장의 빠른 레드오션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태평양은 이미 저가 화장품의 안테나 숍으로 운영하던 휴영을 본격적으로 에뛰드 하우스로 전환하면서 저가화장품 시장에 진출했다. 무리한 외형확장이 아닌 150개 매장으로 확정하고 확장하겠다는 다소 특이한 전략을 구사한다고 했다.

외형보다는 수익성 위주의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저가 화장품의 주자인 에이블씨엔씨와 더페이스샵은 더욱 더 해외시장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태평양의 시장진출로 더페이스샵이 어떠한 전략으로 맞설 지 지켜보자.

양동선 sebian523@viptooz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