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브제, 세계적 명품 브랜드를 꿈꾸다

[그 때 그 종목] 오브제

1년만에 300% 주가 상승

 

 

 

오브제의 주가는 작년 이맘 때 2,300원 선에 머물다가 지속적으로 상승하여 최근에는 9,000원을 넘어선 상황이다. 의류 업종 주가에 전반적으로 내수회복 기대감이 묻어있는 상황이지만, 오브제는 FnC코오롱과 함께 ‘많이 오른’ 축에 속한다.

 

요즘은 업종을 불문하고 개별 종목들의 주가차트를 열어보면, 안 오른 종목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PER, PBR 등의 지표가 낮게 나오던 종목들은 대부분 시장 평균에 수렴해가고 있는 듯 하다. 오브제의 경우, 작년 3분기 말의 시가총액이 126억원 수준이었고, 4분기 분기 순이익의 합이 24억원이었으므로, PER은 5.25배 수준이었다. 당시 업종 평균 대비 크게 낮은 수준도 아니었다. 하지만, 여기서부터 주가는 지속적으로 상승하여 300% 가까이 올랐고, 최근 4분기 기준 PER은 16배까지 상승한 상황이다.

 

PER 16배는 업종 평균을 뛰어넘는 수준이므로, 단순히 벨류에이션 갭을 축소시키는 과정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이러한 주가 상승의 Keyword는 미래에 대한 ‘기대’에 있다. 작년 8월 중 주가가 급락했던 배경에는 시장의 기대가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깔려 있었던 것이고, 지난 1년 간의 주가상승에는 기대가 이루어질 것이라는 긍정적인 투자 마인드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렇다면, 오브제의 주가상승을 이끈 ‘기대’는 무엇일까?

 

 

국내 캐쉬카우를 바탕으로 해외시장 공략

 

주지하다시피 오브제는 국내에서 오브제와 오즈세컨으로 잘 알려진 패션업체이다. 창립 브랜드인 오브제는 1993년 런칭된 이후, 귀족적인 이미지와 톡톡튀는 개성의 고유한 아이덴티티를 바탕으로 일시적인 유행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인 사랑을 받고 있다. 25~35세의 고소득 여성들을 중심으로 매니아층이 형성되어 있으며, 유사한 포지셔닝의 브랜드로는 한섬의 ‘타임’ 등이 있다. 오브제는 국내 브랜드 중 최고의 명품 이미지를 가지고 있으며, 안정적인 판매를 바탕으로 캐쉬카우 역할을 하고 있다.

 

오즈세컨은 오브제의 마이너 브랜드로 좀 더 무난하고 캐주얼적인 이미지를 가미한 브랜드이다. 시스템, 96NY, 시슬리, 보브 수준의 포지션이며 20~23세의 젊은 여성층을 주 타겟으로 하고 있다. 오브제와 마찬가지로 동사의 캐쉬카우 역할을 하고 있다. 오브제와 오즈세컨은 내수경기 불황 속에서도, 상설점 매출 부진을 백화점 매출 증대로 극복하며 건재를 과시하고 있다.

 

오브제는 오브제와 오즈세컨의 국내 인지도에 만족하지 않고, 성장 동력으로 해외시장 공략을 택했다. 볼륨 브랜드가 아닌 브랜드 성격상, 협소한 국내 시장에서는 성장 정체를 극복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오브제의 전략은 단기적인 수익성은 포기하고, 우선 미국 시장에서 명품 이미지를 쌓은 후 일본, 중국 등 다른 국가에도 진출한다는 것이었다. 또한, 해외에서 먼저 런칭한 후 국내 명품관 등에 역입점시켜 국내 시장에서 이미지 구축을 수월하게 한다는 전략도 포함되어 있다. 오브제의 해외 공략을 위한 움직임은 200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Y & Kei, Hanni Y 의 해외시장 성공적 정착

 

 

오브제는 2001년 ‘Y & Kei’ 라는 신규 브랜드를 미국 시장에 런칭시키며 해외 공략을 나섰다. 와이앤케이는 마크제이콥스, 돌체앤가바나, 베르사체 등과 비슷한 레벨이며, 25~35세의 연봉 10만$ 이상의 전문직 여성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 가격대는 오브제의 2~3배 수준으로 매우 높다. 세계4대 패션쇼인 뉴욕콜렉션에 정기적으로 참여하여 하이앤드 이미지를 구축했으며, 미국 연예인들의 선호도가 높다고 한다. 실제로, 동 브랜드를 입은 헐리우드 스타의 사진을 심심치 않게 목격할 수 있다. 미국시장 판매현황을 보면, 뉴욕 소호샵 1개, 블루밍데일스 등 백화점, 편집샵 등 37곳에서 완사입으로 판매되고 있다.

 

또한, 와이엔케이에 그치지 않고, 마이너브랜드인 ‘Hanni Y’를 2004년 9월에 런칭한 바 있다. 가격대는 오브제보다는 40% 가량 높으나, 와이앤케이보다는 낮은 뉴럭셔리존에 포지셔닝하고 있다. 와이엔케이와 마찬가지로 25~35세의 여성을 타깃으로 하고 있으며, 해외 시장에서 MiuMiu, Cacharel, Isabel Marant 등의 브랜드와 경쟁 관계에 있다. 런칭 첫 해부터 패션마켓의 선도적 역할을 하는 Barney’s 백화점에 입점하면서 좋은 반응을 보인 바 있다. 좀 더 대중적인 가격대를 바탕으로 런칭 1년만에 이미 와이앤케이의 매출을 넘어섰으며, 올 F/W 시즌부터 Barney’s 백화점 전점(14개)에 동시 입점 되었다. 단독매장은 아직 없지만, 총 96개의 멀티브랜드 편집샵에서 판매되고 있다.

 

와이엔케이는 미국에서의 인지도를 바탕으로 이미 국내에 역수입되어 롯데백화점 에비뉴얼에 입점했고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하니와이는 이세탄 백화점 입점을 통해 일본진출이 유력한 상황이며, 향후 와이엔케이 처럼 국내에 역수입될 것으로 보인다.

 

 

큰 고비는 넘겼으나, 아직 갈 길은 멀어…

 

오브제는 와이엔케이와 하니와이의 미국 시장 런칭이라는 큰 일을 해냈다. 패션의 중심지인뉴욕에서 인정받는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울 지는 따로 설명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이는 그 동안 수익성을 신경쓰지 않고, 명품 이미지 구축에 힘쓴 덕택이다. 실제로 와이엔케이와 하니와이는 지난 4년 동안 오브제의 이익률을 악화시키는 주범이 되어 왔다. 2005년에 들어서 두 브랜드 합산으로 손익분기를 겨우 넘겼고, 와이엔케이 단독으로는 2007년은 되어야 손익분기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워낙 고가브랜드여서 물량이 생각보다 많이 나가지 않기 때문이다.

 

신규 브랜드 런칭에 따른 위험은 상당 부분 제거되었지만, 확실한 성장 모멘텀으로 작용하기 까지는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손익분기를 넘기 까지 4년 여의 기간이 필요했음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또한, 여전히 미국 백화점에서 단독 샵을 갖지 못하고 있는 미완의 대기라는 점을 염두해 두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 과도한 기대감을 가질 경우 예상치 못한 실적 악화나 지지부진한 실적 개선에 실망할 가능성이 높다.

 

 

잡화 브랜드 런칭, 클럽모나코 런칭, 오브제 중국 런칭 등 활발한 사업전개 중…

 

오브제는 와이엔케이와 하니와이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후, 신규 사업 진출에도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우선 가방, 액세서리, 핸드백 중심의 준명품급 브랜드 ROUGE & LOUNGE를 8월 중 백화점 2곳에 런칭했다. 오브제와 유사한 컨셉으로, 오브제를 좋아하는 여성들의 취향에 맞을 것으로 판단된다. 오브제 및 오즈세컨 매장에서 병행판매가 가능하며, 디자이너 10명 정도면 운영이 가능하기 때문에 비용부담이 크지 않다. 3~4년 후 200억원 매출에 8% 수준의 영업이익률을 기대하고 있다.

 

또한, 클럽모나코를 2006년 가을시즌부터 국내에 재런칭할 계획에 있다. 클럽모나코는 과거 국내업체 클레퍼가 상표권을 가지고 영업을 해오다가 지난해 계약이 만료되면서 오브제와 계약을 맺게 되었다. 국내에서 브랜드 관리가 그다지 잘 되었다고는 할 수 없으나, 대중적 인지도는 높은 편이다. 또한, 국내 제작 비중이 높은 캐주얼 브랜드 성격이 강했으나, 오브제는 직수입으로 팔 예정이다. 강진영 사장이 미국 패션쇼에서 클럽모나코의 독특한 디자인을 확인하고 계약을 추진했다고 한다. 해외에서는 폴로랄프로렌의 자회사로 URBAN-TRUND 캐주얼 시장에서 나름대로의 입지를 구축하고 있는 브랜드이며, 유행에 민감한 고소득 젊은층을 타겟으로 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오브제 중국 진출이 조만간 확정될 예정이다. 향후 1년 동안 주요도시 6개 단독매장 오픈 이후, 5년차까지 50개 매장을 오픈할 계획으로 있다. 국내에서 선적만 해주면 되기 때문에 RISK나 추가적인 비용투입은 극히 제한적이다. 선적비를 고려하더라도 중국수출물량에 대해서 30% 수준의 영업이익률이 기대된다. 따라서, 해외명품 선호도가 높은 중국 부유층에게 어필한다면, 상당한 매출 및 이익 증가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와이엔케이와 하니와이의 성공적인 런칭 이후, 활발히 신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오브제가 세계적인 종합패션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을 지 지켜보자.

 

 

박성빈 sb80@viptooz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