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사는 대표적인 R&D형 기업이다. 매년 500억원 이상을 투자해 왔으며 향후에도 매년 500~600억원 가량의 투자가 집행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2/4분기 기준 현금성 자산 1,000억원 가량 보유하고 있어 향후 2~3년 간의 유동성에는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LG생명과학에 중, 단기적으로 동사에 모멘텀을 줄 수 있는 요인은 3가지가 있다.

(1) 정밀화학 사업부의 정리

정밀화학 사업부는 살충, 제초제 등의 농약원제와 의약품 중간체를 생산하는 사업부이다. 매출액은 연간 300억원 규모이지만 영업이익은 항상 적자를 면치 못해왔다. 따라서 현재 구조조정을 추진 중에 있으나 저 수익사업이라 매각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어떤 방식이 되었든 정밀화학 사업부는 정리될 것으로 보이며, 이는 동사의 수익성 개선에 도움을 줄 전망이다.

(2) 팩티브의 기술이전료 및 적응증 확대

국내 팩티브 매출은 연간 10억원에 불과할 정도로 수요가 거의 없는 상황이지만, 해외에서는 퀴놀논계항생제 중에서 폐렴과 관련된 약효가 뛰어난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따라서 해외 License out을 통해 작년 기술이전료 200억원 가량을 벌어들였으며 올해 110억원 가량의 기술이전료가 유입될 전망이다.

LG생명과학은 팩티브에 대한 러닝로열티 매출액의 16~20%를 받기로 약정되어 있는데 2년간은 마케팅비용 분담차원에서 러닝로열티를 받지 않기로 했다. 이러한 약정은 내년 9월에 만료되며, 그 이후에는 러닝로열티를 받을 수 있게된다. 아직 시장에 대한 인지도는 낮은 편이며 현재 영업인력 250~300명이 영업을 하고 있다. 최근 영업권을 가진 Oscient사는 Co-promotion에 대한 가능성을 내비쳤는데 만약 Co-promotion이 성립될 경우 영업직원은 500여명으로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팩티브는 폐렴과 만성기관지염에 대한 적응증을 허가 받았으며 내년 말경 부비동염에 대한 적응증이 허가될 것으로 보이며 이 경우 시장이 2배 가량 커지는 효과를 거둘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현재까지 수익에 큰 기여를 하지 못했던 팩티브가 내년 하반기경 부터는 러닝로열티 + 적응증 확대 + 일본, 중국 등으로 확대 등으로 수익에 대한 기여도가 커질 전망이다.

(3) 서방형 인성장호르몬

인성장호르몬은 인체 뇌의 뇌하수체라는 내분비선에서 생산, 분비되는 호르몬으로서 자라나는 소아 및 청소년에서는 체내 골격계의 성장에 중요한 작용을 하고, 성장이 끝난 성인에게는 단백질 합성 및 지방분해 촉진과 같은 신진대사에 직접 작용하여 우리 몸의 전체적인 건강상태와 지방, 근육의 양을 조절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40대에도 20대 분비 수준의 80%이상의 성장호르몬이 분비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현재 가장 기대되는 품목은 바로 서방형 인성장호르몬이다. 아직 서방형제재가 시장에 나와있지 않으며 품목의 성장성 역시 뛰어나기 때문이다. 서방형 인성장호르몬은 새로운 물질이 아니라 인성장호르몬의 delivery system을 변형하여 매일 맞아야 하는 주사제를 1주일에 한번으로 동일한 효과를 내는 주사제로 만드는 것이다. LG생명과학은 현재 유트로핀이라는 인성장호르몬을 생산하고 있으며 국내 시장(400억원 규모)의 65%를 점유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인성장호르몬 주사를 맡는 대상은 어린이 인데 매일 주사를 맞아야 한다는 거부감이 크다. 따라서 서방형에 대한 잠재 수요는 상당히 큰 것으로 판단한다. 참고적으로 세계 최대의 바이오텍기업인 암젠이 단백질의약품인 EPO의 서방형제재를 개발하여 출시했는데 1년만에 기존 데일리제형 시장의 40%를 점유했다는 점은 좋은 예가 될 것이다.

현재 서방형 제재를 개발중인 회사로는 화이자, 노보노르디스크, 노바티스 등이 있으나 대부분 전임상이나 임상초기 시점으로 동사의 개발이 가장 바르게 진행되고 있다. 동사는 현재 국내에서 소아용에 대해 임상2상, 성인용에 대해서는 임상 3상이 진행중이고 해외에서는 소아용과 성인용 모두 임상 2상이 진행중이다.

해외시장의 본격적인 제품출시는 2008년경이 될 것으로 생각되는데, 미국 중견제약업체와 미국판권에 대한 기술이전과 공동개발계약 체결을 통해 빠르면 올해 말부터 투자자금의 회수가 가능할 전망이다. 서방형 제제는 시장의 대체뿐만 아니라 신규수요창출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인성장호르몬은 만드는 주체가 적기 때문에 경쟁이 제한적이어서 제품 마진을 높게 가져갈 수 있다. 현재 어린이 기준 치료에 1년에 1,200만원 정도가 소요되며 5년 동안 또는 성장이 멈추는 시기까지 치료 받는다고 가정할 경우 총 치료비용은 6천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인성장호르몬의 세계시장규모는 2조원 가량으로 추정되고 있는데 동사의 제품이 M/S를 몇 % 가져가느냐에 따라 제품의 성공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LG생명과학은 내년 말부터 팩티브에 대한 투자회수 초, 중기단계에 진입할 것으로 보이며 인성장호르몬의 경우 기술이전료를 통해 투자회수 초기단계에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동사는 매년 500억원 이상의 연구개발비를 소요해야 한다는 불안한 사업구조를 지니고 있으나 주요제품이 이익회수기로 들어간다면 기술이전료 만으로 연구비를 충당할 수 있는 구조로 들어갈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는 장기적인 비전으로 단기에 이와 같은 위치에 오르기에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주요제품의 이익 회수시기가 예상보다 장기화 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단기모멘텀의 부재로 LG생명과학은 작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제약주랠리에서 철저히 소외되는 모습을 보여왔다. LG생명과학은 국내 유일의 연구개발 중심의 제약사로 장기적인 안목에서 바라보아야 할 것으로 생각되며, 우리나라에서도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잘 팔릴 수 있는 약품을 만들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 본다.

이건규(bluemoon@viptooz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