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소유-경영 분리 시험대

[기업분석] SK

 

매출 구성은 석유사업부분이 70%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화학 사업이 22%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영업이익에 있어서는 화학사업이 46.8%를 차지했으며 석유사업이 25.3%, 석유개발 사업이 18%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석유개발 70.8%, 윤활유 14.9%, 화학 12.9%, 석유 2.2%로 각 사업부별 영업마진의 차이가 크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여기서 특징적인 사항은 석유개발 사업의 마진이 상당히 높게 형성되어 있다는 점과 석유정제부분의 마진이 예상외로 박하다는 점이었다.

 

(1) 석유사업

 

원유정제시설은 위의 5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우선 상압정제시설은 우리가 흔히 생각할 수 있는 원유정제에 가까운 공정이다. 정제탑을 이용 끓는점을 이용해 LPG, 납사, 등유, 경유, B-C유를 생산해 낸다. 2차적으로 납사개질시설을 통해 납사를 BTX로 전환시킨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이 중질유분해시설이다.

 

왜냐하면 마진이 가장 좋은 부분이기 때문이다. 위의 시설을 살펴보면 S-Oil의 중질유분해시설 CAPA가 가장 큰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위에서 언급한 상압정제시설은 1차 정제라고 할 수 있고 중질유분해시설은 2차 정제라고 할 수 있다. 특이한 점은 1차 정제 과정에서 휘발유가 생산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납사를 통해 휘발유를 생산할 수 있으나 납사의 가격이 워낙 높아서 현실적으로 이는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며 B-C유의 2차 정제를 통해 생산하고 있다. 1차 정제과정에서 정유량의 40%의 B-C유가 생산된다. 문제는 B-C유가 가장 저급유로써 마진이 낮다는데 있다. 따라서 B-C유의 비중이 많이 생산되는 1차 정제마진은 현재 마이너스(-13$)를 기록하고 있으며 2차 정제마진을 통해 수익을 얻고 있다. 따라서 업그레이드 여부가 수익성을 좌우한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S-Oil은 가장 유리한 고지에 서있다. S-Oil은 1차 정제에서 생산되는 B-C유를 100% 2차 정제할 수 있는 CAPA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SK는 1/2정도, GS는 1/2에도 못 미치는 수준을 보이고 있다. 2차 정제능력이 안되는 CAPA에 대해서는 마진이 박한 B-C유 그대로 매출이 발생하여 수익성을 훼손시키게 된다.

 

또 한가지 특징은 B-C유 재처리 능력 및 탈황시설이 부족하여 높은 품질의 원유를 들여와야 한다는 점이다. OPEC제품은 황함유량이 많고 저 품질이 많다는 특징이 있다. 따라서 황함유량이 적은 고 품질의 원유를 도입하기 위해서는 원재료의 단가가 올라갈 수 밖에 없는 특성이 있다.

 

Crack 마진을 살펴보면 B-C Crack은 지속적으로 마이너스를 보이고 있으며 2차 정제의 경우 아직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현재 하반기 정제마진 증가를 예상하고 있는데 이는 성수기인 동절기가 다가오면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인도, 중국의 성장세로 수요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유종별로 살펴보면 항공유와 경유의 수요 증가세가 가장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2) 화학사업

 

전반적인 마진 스프레드의 감소가 있었는데 이는 중국 내 신규 Craker의 가동으로 공급이 증가하였으며, 비수기로 Downstream업체 가동률이 하락하면서 마진의 감소를 보였다. 하지만 하반기에는 재고 해소 및 수요회복으로 시황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중국에 몇 개의 Craker(NCC)가 들어선 것은 사실이나 중국의 수요를 전부 커버할 정도의 양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적어도 2007년 까지는 수요우위의 시장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2007년 이후 중동지역의 에탄크래커가 가동될 경우는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에탄크래커는 나프타크래커에 비해 60%정도의 cost로 생산할 수 있어 타격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반면 BTX계열의 아로마틱 제품의 경우 작년 동기대비 높은 스프레드를 유지하고 있다. 아로마틱 제품은 NCC가 아닌 정유과정에서 생산되기 때문에 공급자 우위시장이 형성되었기 때문이다.

 

(3) 석유개발사업

 

동사가 가장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영역은 바로 석유개발사업이다. 아직까지 국내에서 자체 탐사, 개발 능력이 있는 곳은 SK와 한국석유공사(KNOC) 둘 뿐이다.

 

정부는 석유개발사업의 활성화를 위해 개발사업을 장려하고 있다. 일단 정부에서 원유생산국과 협의에 따라 프로젝트를 구성하게 된다. 개발사업 지분에 따라 탐사비용을 나누어 부담하는데 정부에서 최대 80%의 금액을 융자 받을 수 있게 된다.

 

이러한 탐사대행은 한국석유공사와 SK가 맡아서 하고 있으며 성공 시 3%대의 저금리로 5년 거치 5년 상환이 이루어 지게 된다. 탐사 실패 시 매몰비용으로 처리되지만 정부에서 보조해 주는 부분이 있어 제한적인 리스크를 안게 되는 것이다. 또한 단순 탐사비용은 크지 않은 수준인데 2002년 영업외 비용 100억원 가량이 계상된 후 2003~2004년에 발생한 비용은 없다. 한편, 매출원가의 경우 여러 가지 비용 요소를 계상하더라도 배럴당 $10미만에 불과해 높은 영업이익률을 향유하고 있다. 현재 원유생산분은 비교적 품질이 좋아서 자체 소비가 아닌 수출에 사용하고 있다.

 

현재 8개 광구에서 생산/ 개발하고 있으며 12개 광구에서 탐사작업을 벌이고 있다. 현재 하루 생산량은 약 26,000배럴/일을 생산하고 있는데 이는 매년 매출액 3,200억 영업이익 2,300억원을 거둘 수 있는 수치이다. 이미 확보한 석유생산량은 MIN 3억 배럴을 확보한 상태이며 이를 돈으로 환산할 경우 14조원(3억 배럴 * 45$ * 1,010원)에 육박한다.

 

인천정유의 ´득과 실´

 

SK의 인천정유 인수로 기존 울산 생산시설인 일일 85만배럴을 합해 112만5천배럴이 돼 국내 1위 규모를 더울 확고히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 동안 주장해 왔던 아시아·태평양 메이저로서의 위상에 한걸음 다가 설 수 있게 되었다. 특히 최근 중국 정유사와 합작으로 오는 베이징과 상하이 등에 주유소를 세우고 시장 공략을 강화한다는 차원에서 인천정유는 거리상 매우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 지리적인 위치는 인천정유의 가치를 떨어뜨리고 있다. 서해안은 조수간만의 차이가 커 대형유조선(VLCC급)의 접안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따라서 타 정유사보다 원유도입 비용이 더 들 수밖에 없다. 아울러 지난 1971년 가동을 시작한 정제시설(CDU, 일일 7만5천 배럴)이 노후화 됐다는 점과 저급의 석유제품을 이용해 고부가가치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고도화시설(FCC공정 : 중질유분해시설)이 없다는 것도 단기적으로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최근 국내시장 포화로 인한 중국시장 진출과 국내 최대 소비지역인 수도권에 가장 가까이 위치해 있다는 점은 여전히 매력적인 요소이다. 이와 함께 공시지가만 평당 100만원에 달해 토지가치가 약 5천억원을 넘는다는 것도 강점으로 들 수 있으며 과거 운동장 등으로 활용했던 가용부지도 10만평이나 있어 얼마든지 고도화시설 등을 설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여전히 문제시 되는 점은 단기적으로는 SK의 수익성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할 점이라는 점과 부채수준을 높일 가능성이 있다는 점은 부정적이다.

 

 

SK그룹 향후 전망, 소유-경영 분리 시험대

 

오너 일가가 보 유한 지분은 1%에도 못 미치나 막대한 경영권을 행사하고 있어 여전히 SK(주)의 기업 지배구조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남아 있는 상태이다. 일단 SK그룹 측에서는 그룹 미래에 대해 "SK라는 브랜드와 기업 문화를 공유한 각 계열사가 이사회를 중심으로 독립 경영을 하는 모습이 될 것 " 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SK의 구상이 실현된다면 SK그룹은 `국내 재벌 최초 소유와 경영 분리` 라는 새로운 역사를 쓰게 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아직까지 회의적인 시각이 많은 편이다.

 

SK그룹은 일련의 몇 가지 사건들로 인해 투자자들의 신뢰를 잃은 바 있다. (1) SK증권과 JP모건의 이면계약  (2) SK그룹의 부당내부거래(주식 맞교환) (3) SK글로벌 분식회계 등이 그것이다.

 

하지만 몇 차례의 사건 및 지배구조 문제 등으로 인해 SK를 지켜보는 시각들이 많아졌고, 호된 경험을 겪어 과거와 같은 부정을 다시 반복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이와 같은 일이 다시 반복된다면 주주들의 연합에 의해 경영권이 박탈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앞으로도 이러한 일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보장은 할 수 없지만 가능성은 예전에 비해 훨씬 낮아진 것으로 보인다.

 

현재 SK네트웍스의 기준 자본대비 부채비율이 지난 6월말 기준으로 73%로 추산되는 등 자회사의 부채비율이 개선되고 있으며 자회사들의 경영이 안정돼가면서 연결기준 재무구조가 견실해 지고 있는 느낌이다. 취약한 자회사에 대한 지원이 사라지고 업황 호전이 지속된다면 지주회사로의 SK에 대한 재평가도 가능할 전망이다.

 

 

이건규(bluemoon@viptooz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