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현금을 싣고 떠나는 배

다음은 한진해운의 지난 7년간의 성적표이다.               (단위 : 억원)

해운업은 운임의 등락에 따른 업황의 기복이 심하다.

운임은 세계경기동향과 물동량, 선복량의 수급에 의해 결정되므로

주가를 예측하는 것만큼이나 어렵다.

예측가능성이 낮다는 점이 해운업에 대한 투자를 꺼리는 이유다.

한진해운 또한 지난 7년간의 성적표에서 업황의 기복을 반영하고 있다.

특히 순이익은 예측이 불가능할 정도로 들쑥날쑥이다.

그러나 한가지 눈여겨 보아야할 것은 영업현금흐름이다.

세계경제가 위태로왔던 '97~'98년(IMF)과

이라크전 위기감으로 경기가 위축되었던 2002년을 제외하고는

매년 3,000억~6,000원의 영업현금흐름을 창출하고 있다.

이러한 현금흐름을 바탕으로 '98년 3천억원대에 불과했던 현금자산이

이제는 1조 5천억원으로 불어나 있게 되었다.

600%에 달하던 부채비율을 200%로 낮추었더니

막대한 영업현금흐름이 그대로 쌓이게 된 것이다.

물론 해운회사는 선박구매를 위해 대규모 투자를 해야한다.

한진해운은 대부분의 선박을 20년거치 분할상환하는 신디론으로 구입한다.

(자비 : 신디론 = 2.5 : 7.5)

선박과 컨테이너의 구매로 연평균 1,000~2,000억원을 현금지출한다.

한진해운은 현재 당좌자산 1.5조원, 선박 3조원의 자산을 갖고 있다.

외화부채는 2조원에 달하며 이로인해 매년 수천억원의 외화환차손익을

손익계산서에 반영한다.

이때문에 한진해운의 손익계산서는 실제현금흐름과는 무관한 성적을

공개하게된다.

업황의 기복이 해운업의 단점이라면

현찰장사를 한다는 것이 해운업의 장점이다. 

수출입대금중 운임은 써보고 준다거나 분할해서 결재하지 않는다.

또한 전세계 물동량의 대부분을 소수의 메이저 선사들이 나누어갖는

과점형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일례로 한진해운은 한국 수출입물동량의 25%가량을 담당하지만,

전체 매출액에서 한국발/향이 차지하는 비율은 8%에 불과하다.

세계경기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운임과 이로인한 영업이익의 변동,

환율의 변화에 따른 원화환산 순이익의 기복에도 불구하고

매년 현금을 쌓아가고 있는 한진해운의 모습은 꽤 이채롭다.

현금을 싣고 떠나는 한진해운이 이젠 주주들을 위해 현금을 쓸때가 된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