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단가인하 요구가 이익률 하락의 요인

[고영업이익률형 기업]한국단자공업

투자자들이 투자할 때, 고려하는 가치지표 중의 하나는 분명 영업이익률 추이일 것이다. 영업이익률이 높을수록 그 기업은 원가관리는 물론 치열한 경쟁상황 속에서 불가피하게 지출할 수 밖에 없는 광고비 등 각종 판관비 등을 효율적으로 조절했다는 것을 의미하므로 매력적인 투자대상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영업이익률이 높은 상황이 그다지 반갑지 않은 기업들이 있다. 오늘은 그러한 기업들 중 하나인 한국단자공업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자.

 

한국단자는 지난 1973년에 설립된 회사로 국내 자동차 커넥터 부품시장의 시장점유율 약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제조업체다.

 

커넥터란 전기흐름을 연결시켜주면서 탈착(脫着)이 가능한 부품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커넥터 산업은 황청동, 인청동판, 절연성 수지류 등의 소재가 제품의 품질과 마진에 미치는 영향이 큰 기초 소재형 산업으로서 전기적 기술, 금형기술, 화학적 기술, 정밀가공기술 및 도금기술 등 관련소재 가공기술에 대한 파급효과가 크다. 전반적으로 자동차, 전자통신 산업의 1차 밴더의 비중이 높으며, 타업종에 비해 경기변동의 영향은 그리 크지 않으나 아무래도 자동차, 전자통신 산업의 부침(浮沈)에 영향을 받는 특징을 갖고 있다.

 

최근 수 년 동안 커넥터 시장의 성장을 이끌어 온 자동차용 커넥터 분야는 1997년 국내 경제위기 이후 잠재되었던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기 시작했고, 더욱이 자동차 완성품 업체의 지속적인 해외 판로 확보를 통한 수출증가가 주요 수요를 이루면서 성장성이 유지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커넥터 산업은 자동차 생산량 추이와 비례해서 성장하고 있다.

 

국내 커넥터 산업의 경쟁현황을 살펴보면 일반적으로 커넥터의 종류가 수천 여 종 이상 되므로 직접적인 경쟁요소는 제한되어 있으나 유사 경쟁업체로는 한국몰렉스, 한국AMP, 델파이 등 외국계 3사가 유력한 경쟁회사로 꼽히고 있다.

 

하지만 국내 자동차용 커넥터 시장은 한국단자공업 50%, 한국 AMP 30% 그리고 한국 몰렉스 20% 등으로 한국단자공업의 시장점유율이 압도적인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한국단자공업의 주요 고객은 아무래도 자동차 완성품 업체인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GM 대우자동차, 르노삼성자동차, 쌍용자동차의 1차 밴더와 가전업체인 삼성전자, 대우일렉트로닉스, LG전자 등 자동차업체와 가전업체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주로 현대자동차/기아자동차의 1차 밴더에 납품한다고 보면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에 한국단자공업의 커넥터만 들어가는 것은 아니다. 현대자동차는 안정적인 커넥터를 조달 받기 위해서는 커넥터 업체들을 다변화할 필요가 있는데 그 중에서 한국단자공업의 제품비중이 다른 경쟁업체보다 높다는 의미이다.

 

 

사실 대기업을 주 매출처를 둔다고 다 좋은 것은 아니다. 일반적으로 대기업을 주 매출처로 둔 중소기업의 경우 딜레마에 직면하게 되기 때문이다. 대기업으로의 안정적인 매출이 가능하므로 매출의 진폭이 그렇지 않은 기업들보다 작은 장점이 있는 반면 대기업으로부터 지속적인 CR(단가인하 압력)을 피할 수 없다는 단점이 존재한다. 이는 한국단자공업도 예외가 아니다.

 

한국단자공업은 1970년 대 후반부터 현대자동차에 커넥터를 납품하기 시작하면서 현재 자동차에 납품하는 커넥터의 비중이 약 75%에 이른 상태다. 자동차용 커넥터는 일반 가전제품용 커넥터와는 달리 자동차에 특화된 커넥터를 생산해야 하기 때문에 신제품 설계 때부터 참여하게 된다.

 

 하지만 가전제품용 커넥터의 경우, 타 회사 제품과 호환이 가능한 범용제품이기 때문에 제품의 마진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이러한 매출구조 때문에 한국단자공업은 지난 1998년 IMF 경제위기를 제외하고는 약 15% 이상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안정적인 매출처의 역할을 하는 현대자동차가 매년마다 CR요구를 해 오는데 사실 현대자동차 입장에서 한국단자공업의 10% 이상의 영업이익률을 전혀 이해할 수 없다고 한다. 원래 현대자동차는 자사에 납품하는 부품업체들의 적정 영업이익률을 5%로 제한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대자동차는 한국단자공업의 높은 영업이익률의 이유가 과거 자신들의 구매단가 책정이 잘못돼서 이와 같은 상황을 초래했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현대자동차의 단가인하 요구로 인한 한국단자공업의 영업이익률 하락추세가 지난 2003년 상반기 이후부터 가시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설상가상으로 전체 원재료 중 약 60%를 차지하는 전기동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어 향후 한국단자공업의 마진 폭의 감소가 예상된다. 회사에서는 향후 적정 영업이익률 수준을 약 7% 대로 예상하고 있다.

 

한국단자공업의 예에서 본 바와 같이 꼭 대기업을 주 매출처로 두고 있는 것이 긍정적인 것만이 아님을 알 수 있다. 하지만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대기업에 납품하더라도 다른 부품업체들이 전혀 모방할 수 없는 차별화된 부품을 납품하면서 독점력을 키운다면 대기업의 CR 요구도 어느 정도 제한적일 것이다.

 

양동선 sebian523@viptooz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