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의 태안 기업도시 선정- 긍정적?

이번주 목요일에 현대건설이 목매고 기다리던 태안 기업도시 선정 결과가 나왔습니다. 신문에 보면 회사는 축제 분위기라고 하더군요..

그럴만도 하죠.. 현재 그곳 땅의 장부가격이 겨우 800억대 인데 현재 평당 땅값으로 계산하면 1조 2천억이 되니까요.. 주당 장부가치로 치면 11,000원 정도 상승효과가 있죠.. (주가는 30,000원대 초반이고요..)

그래서 그런지 목표 주가를 올리는 증권사들도 있더군요.

하지만!!! 우리가 언제나 그렇듯이 이런 말도 안될만한 규모의 호재에는 뭔가 의심의 눈을 갖고 봐야겠죠? ^^

 

1. 어떻게 1조 2천억이나 된단 말인가?

- 대략 부동산 114에 나와있는 평당 땅값으로 계산을 한 것 같더군요. 기업도시 세워진다고 했으니 투기꾼들도 무지하게 붙었겠죠? 물론 좀 거품은 있겠지만 그래도 그 절반만 돼도 굉장하지 않습니까? 6000억인데?? 거의 현재 시가 15%는 될 겁니다. 그런 돈이 거져 생기는 거죠... 역시 왕회장님이 안목은 있으셔서 좋은 땅 사놓고 가셨군요..^^

 

2. 이 많은 돈을 그냥 꿀꺽하게 정부가 나둘까?

- 전 이게 제일 궁금했습니다. 생각해보십시오.. 이게 가능하겠습니까? 차익이 1조가 넘는데요.. 지금 부동산 차익 환수할려고 눈에 혈안된 정부입니다. 게다가 소버린이 1조도 안되는 차익 얻었다고 난리나는 판인데 1조 1천억의 차익이면 완전 특혜중에 특혜입니다. 특검 들어가고 다 조사해봐야 할겁니다.

 

3. 이 돈을 어디다 쓸까?

- 현대건설 주식담당자님께 여쭈어보니 남은 부채를 상환하는데 쓰지 않고 그 땅에 레저시설을 지어서 10년간 운영하기로 했답니다. 다른 투자자들을 모아서 이미 MOU도 체결했고 지분대로 운영하고 나중에 수익도 나눈다는군요.

 

여기 3번에서 강한 의혹이 제기되었습니다. 아니.. 다른 회사도 아니고 기껏 건설만 하는 회사가 무슨 수로 레저시설.. 그것도 한두개도 아니고 도시 전체를 운영한다는 말입니까? 다른 전문 운영자가 나오고 현대건설은 건설 이익만 얻는게 좋지 않을까요?

게다가 그 어마어마한 레저도시를 개발하는데 2조가 투입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2006-2010) 5년 동안에... 그럼 최소한 ROIC가 세후 이익으로 7-8% 나올려면 연 2000억의 수익은 돼야하는데, 제주도 연 관광수입이 겨우 2000억 넘는 수준입니다. 그 신혼여행 많이 가는.. 게다가 면세점까지 있는 제주도가 그정도인데 아무리 테마파크 짓고 골프장 짓고 한다고 그런 엄청난 수익을 낼 수 있을까요?

제 생각엔 위치상 사람들이 몰려갈 곳도 아니니 오히려 마이너스만 안나면 다행일 것 같습니다.

 

그럼 이런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왜 투자할까? 왜 5년간 투자하고 10년이나 또 운영한단 말인가? 신문을 자세히 검색하니 이유가 있었습니다.

정부가 바보가 아니기에.. 특혜 의혹을 없애기 위해.. 10년간 운영을 하지 않고 땅을 팔 경우 개발이익을 100% 환수한다고 했습니다.. 역시.. 노무현 정부!!

즉 현대건설은 개발이익을 가져가기 위해 최소 15년의 세월 동안 자금이 묶여있게 되는 겁니다. 게다가 개발비 2조원의 일부도 충당해야 하고요...

물론 현대건설은 그걸 나중에 팔면 개발이익이 충분히 만회해주고 남을 것이라고 합니다만 그걸 어찌 압니까? 지금이야 장밋빛으로 땅값이 비싸지만 만약 생각대로 운영 잘안되면 그걸 그 가격에 사줄까요? 15년 뒤에?

그리고 그 큰 걸 아무리 잘쪼개고 쪼개 팔아도 누가 그리 큰 물량을 덥썩 받아줄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결론적으로 너무 투자 위험이 크고 회수시기와 이익도 불분명한 투자이니 전혀 매력적일게 없다는게 제 생각입니다.

호재일수록 더 의심을 가지는게 가치투자로 가는 첫 걸음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조심해서 좋은 걸 놓친다고 돈을 잃는 건 아니니까요..^^ 욕심은 줄이고 의심은 높이고.. 확실한 건만 조심히..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