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림, 설계·감리시장의 사관학교

[V차트]

상위 3~4사가 과점을 형성한 시장

 

희림은 1970년 희림건축설계 사무소로 설립 된 이후, 35년간 설계, 감리업 만을 영위하고 있다. 국내 설계/감리 시장은 IMF 이후 큰 변화를 맞이하였다. 이른바 ‘설계 대가 기준’의 폐지이다. ‘설계 대가 기준’ 이란 건설사 협회에서 국내 설계/감리 시장의 안정적인 성장을 이끌 목적으로 마련된 제도로, 아파트, 오피스, 사무용 건물 등에 표준 가격을 메겨(예를 들어, 아파트는 평당 설계 비 30만원 등)모든 설계/감리 회사가 이 기준에 따라 수주금액을 측정하였다.

 

그러나, 이 제도는 IMF 이후 극도로 위축된 건설 경기로 참여자들이 제도를 지키지 않고 저가 경쟁을 펼치면서 사실 상 사라지게 되었다. 제도의 폐지로 국내 건축사들의 본격적인 가격 경쟁이 시작되었고, 개인 건축사, 중소형 건축사뿐만 아니라 대형 건축사들까지 출혈 과당 경쟁을 이끄는 계기가 되었다.

 

2001년 이후 건축사 시장은 정부가 부실시공을 줄이고자 저가 입찰제 및 운찰제에서 PQ제도를 활성화함으로써 출혈 경쟁이 진정되기 시작하였다. 정부의 PQ 제도 활성화로 상위 3~4개 대형건축사가 시장을 압도하는 시장으로 변모하였다. PQ 평가 대상이 수주실적, 인력보유 현황, 재무상태 등을 포괄적으로 평가하기 때문에 대형 건축사들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시장으로 변모하게 되었던 것이다. 2005년 현재 상위 3개 건축사인 삼우종합건축사무소, 무영종합건축사무소, 희림종합건축사무소가 설계/감리 시장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인당 매출액의 증가

 

희림은 2005년 1분기 기준으로 설계 60%, 감리 40%를 차지하고 있고, 관급 60%, 민간 40%를 차지하고 있다. 관급 매출 비중이 높은 이유는 관급(조달청)의 경우 주로 PQ 발주로 발주를 하는데 희림의 오래된 수주경험, 경쟁사 대비 월등한 인력구성, 무차입 경영으로 PQ 점수가 업계 최 상위 수준으로 유지되어 PQ 수주가 수월하기 때문이다.

 

 

2003년 2분기 이후 매출액과 이익이 동시에 증가하고 있다. 희림의 2005년 1분기 현재 수주잔고는 840억 원을 기록 중에 있다. 수주잔고가 2001년 이후 증가하였고, 2003~2004년도 신규수주가 크게 증가하여 매출로 이어지고 있는 중이다.

 

 

건축소에 있어서 가장 큰 경쟁원천은 인력의 질이다. 매출원가의 대부분은 인건비가 차지하고 있다. 구성원 1인의 매출이 모여 전체 매출을 형성하고 원가를 구성한다. 즉, 단위 투입비(인건비) 대비 생산성이 높고 낮음에 따라 매출 규모와 수익성이 결정되는 구조다.

 

희림은 업계에서 가장 많은 설계사와 감리사를 두고 있다. 총 직원이 5년 만에 두 배 이상 증가한 520명으로 경쟁사 보다 월등히 많은 수치다. 인원의 증가와 함께 IMF 이후 ‘설계 대가 기준’가 폐지되면서 저가 출혈 경쟁이 심화되면서 수익성이 다소 하락하였다. 그러나, 2003년 2분기 이후 정부의 PQ제도의 활성화로 대형 건축사 위주로 시장이 개편되면서 이익률은은 증가하는 추세에 있다. 인당 매출액도 지난 해 큰 폭으로 상승하여 1인당 매출액이 1억 원을 돌파하였다. 그만큼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는 것이다.

 

 

희림의 B/M은 자본지출이 거의 필요 없는 구조다. 연 8억 정도의 자본지출이 발생하고 있는데 컴퓨터 구입비(기계장치)가 대부분이다. 또한, 차입금이 전혀 없는 가운데 순현금만 106억 원을 쌓아놓고 있다. 잉여금의 증가가 당좌자산의 증가로 이어지면서 배당 여력도 증가하고 있다.

 

(당좌자산: 현금 + 현금등가물+ 매도 가능증권)

 

리스크 요인

 

과당 경쟁의 재발 가능성

 

‘설계 대가 기준’ 제도 폐지 후 건축사 시장은 과당 경쟁으로 서로간에 출혈 양상을 보인 적이 있다. 자체 구조조정과 PQ제도 활성화로 대형사 위주로 재편되어 경쟁의 강도가 약해졌으나, 대형건축사가 ‘가격’을 무기로 시장을 교란 시킬 가능성이 있다.

 

건축 경기의 급속 위축 가능성

 

설계/감리 사업은 건설 경기, 특히 건축 경기와 크게 연동된다. 건설 경기가 좋았던 2001년 이후에 실적이 건설사 보다 덜 한 이유가 과당경쟁의 원인도 있지만 건축 경기가 상대적으로 안 좋았기 때문이다. 경기 위축 심화로 건축 경기가 급속히 위축된다면 동사에게 큰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김세훈(acc1@hanafo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