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게임 ‘스타크래프트’ 배급사

한빛소프트는 지난 1999년부터 국민게임 스타크래프트를 배급해온 퍼블리셔이다. 스타크래프트 팬이라면, 배급사가 LG소프트였던 시절을 어렴풋이 기억할 것이다. 이는 당시 LG소프트 마케팅팀장이었던 김영만 사장이 블리자드로부터 판권을 따온 장본인이었기 때문이다. 김 사장은 스타크래프트 판권을 들고 나와 한빛소프트를 설립했으며, 이후 디아블로2의 판권을 확보하여 국내 1위의 게임퍼블리셔로 성장시킨 바 있다.

PC팩키지게임 퍼블리싱의 BM을 간략히 살펴보면, 블리자드로부터 CD-KEY를 대략 100만개 단위로 일괄구매하여 재고부담을 안고, 국내에서 CD, 박스 등 내용물을 만들어 파는 방식이다. CD-KEY 가격이 도매가격의 절반 이상으로 추정되지만, CD 및 박스 제조원가가 얼마 안되기 때문에 20% 이상의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바 있다. 대박 게임 판권만 가지고 있으면, 이보다 좋은 장사가 없는 셈이다.

스타크래프트, 디아블로2의 한계, 그리고 워크래프트3의 실패

스타크래프트는 98년에 오리지널 및 브루드워가 출시된 이후 더 이상 새로운 버전을 출시하지 않고 있다. 디아블로2 역시 마찬가지이다. 스타크래프트가 워낙 저변이 넓고 신장개업하는 게임방 수요가 만만치 않기 때문에 매출이 급감하지는 않지만, 역성장이 일어나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게다가 상당한 기대를 모았던 워크래프트3는 저변을 확대하지 못한 채, 실패로 끝났다. 때문에 2003년에는 워크래프트3 CD-KEY 재고를 떨구느라 대규모 적자가 불가피했다.

또한, WOW의 판권을 손오공이 가져감에 따라 한빛소프트와 블리자드의 관계가 크게 훼손되었다는 점도 PC팩키지게임 부문의 앞날을 어둡게 하고 있다. 이는 워3 확장팩을 팔라는 블리자드의 요구를 한빛이 거절했기 때문인데, 한빛 입장에서는 손실이 뻔히 보이는 일을 할 수는 없었던 것이다. 결국 워3 확장팩의 배급은 손오공이 맡았고, 그 대가로 WOW 판권을 약속받았다는 비하인드스토리가 있다.

어쨌든 여전히 스타크래프는 팔리고 있지만, 지속적인 감소는 불가피하다. 이에 따라 한빛소프트는 성장을 위해 온라인게임 쪽으로의 도전을 시작하게 된다.

첫 도전의 결과는 가혹했으나, 팡야의 성공으로 가능성 확인

온라인게임하면 떠오르는 것이 리니지로 대표되는 MMORPG 장르이다. 공성전, 레벨올리기, 몬스터사냥 등 어찌보면 단순해 보이지만, 중독성있는 요소로 인해 수 많은 폐인을 양산한 바 있고, 업체에게는 높은 수익성을 안겨주었다. 한빛소프트는 새로운 성장동력으로써 이 분야에 도전하기로 결단을 내리고 120억원을 들여 탄트라를 자체 개발하였다. 하지만, 탄트라는 2003년 5월 출시 이후 이듬해 1월에 다시 V2를 출시하는 등 공을 들였지만, 일부 매니아를 제외하고는 저변 확대에 실패했다. 그 결과로 2004년 50억원의 개발비를 상각손실을 발생시켜, 2년 연속 적자의 원흉이 되고 말았다. 첫 도전은 시련으로 끝나고 만 것이다.

하지만, 2004년 1월 선보인 팡야는 캐주얼게임의 대표주자로 나서며 한 때 월매출 12억원에 이를만큼 큰 인기를 끌었다. ‘팡야홀릭’이라는 단어를 만들어내기도 한 팡야의 성공은 온라인게임퍼블리셔로서의 가능성을 확인 시켜준 중요한 사건이었다. 이후 넥슨의 카트라이더가 캐주얼게임은 물론 PC방 전체를 휩쓸면서 팡야의 인기는 한풀 꺽였으나, 여전히 월매출 8~9억원이 발생하고 있다.

2005년, 진정한 온라인게임퍼블리셔로 거듭난다.

우선 온라인게임 퍼블리싱의 BM을 살펴보면, 퍼블리셔와 게임제작사가 6:4로 나눠갖는 방식이다. 물론 게임제작사로부터 판권을 사오는 비용은 별도이다. (자체 제작의 경우 개발비 부담 때문에 RISK가 큰 반면, 단순 퍼블리싱은 판권매입액 및 마케팅비로 손실폭이 국한된다는 점이 다르다.) 따라서 퍼블리셔의 능력은 가능성 있는 게임을 발굴하여 마케팅 및 원할한 유통을 통해 대박으로 이끄는데서 드러난다고 할 수 있다.

현재 한빛소프트의 온라인게임 라인업은 팡야(04.1월), 탄트라(04.9월), WYD(03.5월), 서바이벌프로젝트(03.2월)로 구성되어 있으며, 팡야를 제외한 다른 게임들도 월매출 1~3억원이 유지되면서 이익기여를 하고 있다. 충성심 높은 소수의 매니아들에 의해 이 정도 매출액은 꾸준히 발생하고 있으며, 개발비나 판권만 떨구고 나면 추가적인 비용발생이 없기 때문에 이익창출이 가능한 구조이다.

여기에 신야구(8월), 네오스팀(4분기), 그라나도 에스파다(4분기)가 보강되면서, 한빛소프트는 진정한 온라인게임퍼블리셔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신야구는 오락실에서 인기를 모았던 코나미사의 실황야구와 유사한 분위기의 게임으로 프로야구의 인기와 맞물려 월매출 5억원 수준은 하지 않을까 기대를 모으고 있다. 네오스팀은 스팀펑크 MMORPG라는 독특한 분위기로 니치마켓을 공략할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그라나다 에스파다가 있는데, 현재 무지막지한 기대를 모으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라나도 에스파다, 베타테스트 전에 1,500만$ 매출 올려…

그라나도 에스파다는 라그나로크 개발자인 김학규씨가 대표로 있는 IMC게임즈에서 제작중이다. 총 개발비는 45억원에 불과하지만, 이미 일본, 중국, 대만에 1,500만$의 수출 실적을 올렸고 연말까지 2,000만$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대단한 기대를 모으고 있는 것은 라그나로크 개발자가 만드는 게임이라는 점이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데, 라그나로크는 세계적으로 리니지 보다 높은 인지도를 가진 게임이다. 현재까지 공개된 게임화면이나 SPEC을 보면 ‘뛰어난 그래픽, 3개의 캐릭터 동시 조종” 등 기존 MMORPG와는 차별화되는 요소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빛소프트는 그라나도 에스파다가 월매출 30억원 정도는 충분히 해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리니지나 카트라이더의 월매출이 80억원 수준임을 감안하면, 최소한 중박 이상을 예상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