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 및 반도체 장비산업은 대량으로 소요되는 일부장비를 제외하고는 소수특정업체에서 제품별로 독점 또는 과점을 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는 장비산업이 높은 기술력을 필요로 하지만 수급방법이 주로 주문생산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시장규모, 크기 등이 중소기업에 적당한 산업으로써 기술능력이 확보된 선별업체를 제외하고는 기술획득의 어려움이 있어, 한 분야로 특화 된 틈새시장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 일반적이다. 또한 경쟁자의 수가 제한되어 있어 경쟁이 제한적인 특징이 있다.

디스플레이 및 반도체 배관설비 분야는 제품의 품질에 따라 수율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설계능력과 시공능력에서 상당한 기술 노하우와 경험이 필요한 분야이다. 따라서 제한된 플레이어가 경쟁하며 공존하고 있다.

다음은 한양이엔지와 유사한 반도체 클린룸관련 설비 업체들이다.

이러한 업체들은 묘한 특징을 가지고 있었다. 우선 배당수익률이 2.5~3.0% 사이로 주주정책에 있어서는 적극적이지 않다는 점, 실적이 꾸준히 나오고 있지만 삼성 및 LG등의 대기업의 눈치를 보여 적극적인 IR을 펼칠 수 없다는 점이다.

위의 기업들은 모두 반도체 배관 및 클린룸 관련 설비 업체이다. 하지만 한양이엔지는 사실상 클린룸의 성격과는 조금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다. 한양이엔지는 화학약품의 배출용도로 쓰이는 배관을 설비하는 업체로 엄밀히 말해서 클린룸 설비와는 조금 다른 성격을 가지고 있다. 클린룸이 지상 위의 오염제어를 위한 장비인 반면, 한양이엔지의 설비는 지하의 화학약품 배출통로를 위한 배관을 설비해 주기 때문이다.

특징적인 점은 한양이엔지의 관계자는 “튀어보이지 않는 것이 최선이다”라고 언급할 정도로 대외홍보를 극도로 꺼리는 것으로 보였다. 도급업체에서 잘 나갈 경우 대기업에서 원가절감을 위한 가격인하 압박이 들어오기 때문이라는 후문이다. 따라서 IR에 소극적일 수 밖에 없으며 주주정책 역시 제한적인 정책을 펴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한양이엔지는 2004년 한양이엔지와 한양디지텍으로 인적분할 하였다. 삼성그룹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매출액이 크게 증가하면서 가격하락 압박이 거세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기존 1개사에서 2개사로 인적분할을 통해 매출 규모도 낮추고 사업의 효율성도 높이기 위해 특단의 조치가 내려진 것이다. 한양이엔지는 매출액이 추가적으로 더 커질 경우 추가적인 분할의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였다.

이에 따라 한양이엔지는 반도체, LCD용 배관설비를 맡게 되었으며 한양디지텍은 D램 메모리모듈, VOIP단말기의 생산을 책임지게 되었다. 참고로 삼성전자는 물량확대 및 효율성 제고를 위해 일부 D램 메모리의 조립을 외주를 통해 생산하고 있다.

한양이엔지의 수주잔고는 400억원 규모로 유지되고 있다. 수주잔고가 실제 매출로 계상되는 기간은 6개월~1년이 소요된다. 따라서 많은 규모라고 할 수는 없지만 꾸준하게 수주가 이루어 지고 있어 크게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향후 몇 년간은 삼성, LG 등에서 꾸준한 설비증설이 계획되어 있어 안정적인 물량확보가 가능할 전망이다.

동사의 수익구조를 보면 분기별로 다소간의 진폭이 있음을 발견할 수 있는데 이는 원가투입의 경우 1~3개월간 지속적으로 투입이 되는 반면, 수익 인식은 4~6개월이 지나면서 크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동사의 실적은 1년을 주기로 살펴보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보인다.

향후 몇 년간 동사의 펀더멘털은 견조할 것으로 예상되나 현재의 수주잔고를 밝히기를 꺼릴 정도로 외부에 큰 벽을 쌓아 놓고 있다는 느낌이었다. 따라서 회사의 변화사항을 체크하기가 수월하지 않다는 점은 동사의 투자에 있어서 가장 큰 장벽이 될 것으로 보였다. 또한 주주정책에 우호적이지 않다는 점 또한 아쉬운 점이었다.

이건규(bluemoon@viptooz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