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게임업계, 해외로 영토확장中

"온라인게임의 영토를 드넓은 세계로 확장하라."

국내 온라인게임을 대표하는 기업들의 최근 행보를 살펴보면 쉽게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 바로 성숙단계에 접어든 국내시장을 뒤로 하고 앞다투어 세계 시장에 뛰어 드는 모습이다. 이들은 하나같이 ‘글로벌 시장’ 제패를 기치로 내걸고 국내에서 축적한 역량을 바탕으로 해외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

국내 온라인게임 시장은 지난 2000년 1915억원에서 지난해 1조186억원 규모로 급성장을 거듭했다. 한국게임산업개발원에 따르면 국내 온라인게임 시장은 올해 1조3242억원, 내년 1조6552억원으로 성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전히 황금알을 낳는 거위처럼 보이지만 안을 들여다 보면 사정은 다르다.

지난해부터 100억원대의 자금을 투입한 대작 게임들의 출시가 이어지면서 경쟁이 격화되고 있어 과거처럼 ‘대박’을 기대하기가 어려워지고 있다. 여기에 그동안 국내 온라인게임의 수출무대였던 해외의 업체들이 역으로 국내 시장을 공략하고 있어 자칫하다가는 안방마저 내줄 수 있는 상황이다.

우리 업체들의 텃밭으로만 여겨졌던 중국의 경우, 국내게임을 수입하던 업체가 역으로 국내 업체를 인수할 만큼 중국내 게임업체 역량이 커진 상태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스타크래프트’로 유명한 블리자드가 대작게임 ‘월드오브워크래프트(WoW)’를 국내에 출시, 국내산 대작게임만으로도 열띤 경쟁을 더욱 치열하게 했다.

이런 가운데 국내 선두업체들은 소극적으로 국내시장을 지키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해외시장을 개척하는 전략을 선택했다. 아직 전체 게임시장에서 온라인게임의 비중이 10% 내외이고, 선진시장인 미국과 일본조차 이제야 초고속인터넷망이 활발히 깔리고 있음을 감안할 때 해외시장은 개척영역이 무궁한 분야라는 판단에서다.

올해 세계최대 게임전시회인 E3에서 나란히 단독 부스를 설치한 엔씨소프트(대표 김택진)와 웹젠(대표 김남주)은 북미시장을 겨냥한 게임들을 내놓으며 게임의 본고장 공략을 선언, 세계 게임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엔씨소프트는 아직 전체 매출의 10%대에 머물고 있는 북미시장 매출을 2년내에 전체매출의 80% 이상인 국내매출만큼 올리겠다고 선언했으며, 웹젠은 북미풍의 온라인게임 '헉슬리'를 X박스용으로도 개발하겠다고 발표, 미국시장에 승부수를 던졌다.

넥슨(대표 김정주)도 국내 온라인게임의 텃밭인 중국, 일본, 대만 등 동아시아 시장 공략을 가속화, 지난해 처음으로 100억원을 돌파한 해외매출을 올해는 400억~500억원 수준으로 올린다는 계획이다. 한빛소프트(대표 김영만)는 전 세계 37개국에 수출된 ‘라그나로크’ 개발자로 유명한 김학규 사장의 야심작 ‘그라나도 에스파다’를 중심으로 한국시장과 함께 해외 시장을 동시에 석권한다는 전략이다.

창업주인 나성균 사장이 복귀한 이후 게임사업 집중을 선언한 네오위즈도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기치로 내걸었다. 네오위즈는 학원액션 온라인게임을 표방한 ‘요구르팅’을 서비스도 하기 전 340만달러에 수출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지난 4월말부터는 ‘카트라이더’ 개발책임자 정상원 사장과 ‘바람의 나라’와 ‘리니지’ 개발로 유명한 송재경 사장을 잇달아 영입하는 저력을 보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