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선이엔티 '고진감래 vs 버블붕괴' 갈림길

[거장들의 가치주] (11) 케빈 오보일 – 메리디언 밸류 펀드

[거장들의 가치주] 미국 대표 펀드매니저 20인의 투자비법

  

(11) 케빈 오보일 – 메리디언 밸류 펀드

 

- 포트폴리오에 넣을 개별 회사들은 어떻게 찾나요?

 

☞ 우선 우리는 실제 주당순이익(EPS)나 예상 주당순이익이 향후 3분기간 떨어질 것처럼 보이는 회사들을 찾습니다. 전 해와 비교해 수익이 3분기 연속으로 떨어졌을 수도 있고 그냥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 것일 수도 있어요. 그리고 주가가 52주 최고가보다 50퍼센트 이상 떨어진 회사를 찾죠.

 

- 전략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얘기해보죠.

 

☞ 그 전략은 두 가지 핵심 가정에 기반하고 있습니다. 첫번째 것은 주식시장이 매우 근시안적이어서 단기적인 경향을 너무 먼 미래까지 적용시킨다는 것입니다. 두번째 것은 사업의 내재가치는 주가나 특정 사업의 수익만큼 변동성이 크지 않다는 거예요.

 

시장은 사업이 어떻게 변하는지와 상관없이 오르고 내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주식시장이 사업의 내재가치보다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낮은 가치에 주식을 살 수 있는 기회가 생깁니다. 역으로 주식이 상당히 고평가된 기간이 오래 지속될 수도 있죠.

 

- 당신은 수익이 3분기 연속 떨어졌거나 3분기 연속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회사를 찾는군요.

 

☞ 둘 중의 하나여야 합니다. 처음 이 연구를 시작했을 때에는 3분기 연속 떨어졌던 회사들을 찾았지만, 시장이 충분히 효율적이고 우리 펀드도 이제는 충분히 크기 때문에 수익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회사에도 투자합니다. 회사가 첫번째 수익 감소를 보고하는 것은 어떤 문제가 있었다는 인정밖에 안됩니다. 한 분기가 나쁜 것은 보통 특별히 문제가 되지 않죠. 주가는 보통 두 분기째 수익이 감소한 후에 폭락했어요. 우리는 주가가 상당히 떨어지고 발생한 문제점이 제기되기까지는 최소한 두 분기 연속 수익이 떨어져야 한다는 걸 알았어요. 그리고 세 번째 분기가 되어야 문제점들이 고쳐지기 시작하죠.

 

- 수익이 떨어지고 있는 회사들은 가장 나쁜 투자 대상인 것 같은데요. 그 회사들은 아마도 많은 문제를 가지고 있을 것이고 수익은 주가에 영향을 미칩니다.

 

☞ 여기서의 핵심은 대부분의 회사들은 어쨌든 경영의 관점에서 비틀거릴 수 있다는 거예요. 우리는 시장 지배자이거나 높은 자본수익을 올려왔거나 쉽게 모방될 수 없는 자산을 가지고 있고 미래에 높은 자본수익률을 낼 수 있는 회사들에 초점을 맞춥니다. 그리고 경영상의 관점에서 비틀거리고 있는 동안에도 현재의 자본 구조를 충분히 지지할 정도로 높은 현금흐름을 가지고 있거나 필요하면 자본시장에 언제든 접근할 수 있는 재무구조가 좋은 회사들을 찾습니다. 우리가 찾는 회사들은 산업 조직이나 규제의 변화가 성장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성숙한 시장에 속해 있는 회사들이에요.

 

- 당신은 회사가 3분기 후 그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지 아니면 좀더 장기적인 문제가 될지를 어떻게 구분하나요?

 

☞ 우리가 가장 먼저 평가하는 것은 사업 모델이 영원히 손상을 입은 것이냐 아니면 일시적인 상활일 뿐이냐에요. 예를 들어 정부 규제의 변화는 영구적이고 그래서 저는 산업 전체가 혼란에 빠진 회사에 투자하는 것에 주의를 기울이죠.

 

제가 관심을 기울이는 대부분의 회사는 높은 자본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는 걸 증명한, 성장하는 시장의 시장 지배자에요. 그런 회사들은 단지 약간의 경영상의 문제가 발생할 것뿐이고 그래서 수익이 감소한 거죠. 공급이 과다하면 산업 내에 합병이 일어나서 공급이 감소하고, 새로운 경쟁자가 나오기 쉽지 않게 되는지를 지켜봐야 합니다.

 

  

지금까지 메리디언 밸류 펀드는 짧은 기간동안 70만 달러에서 70억 달러로 자산이 증가했다. 그는 실적이 좋지 않은 기간이 펀드에 들어올 가장 좋은 때라고 생각한다. 그는 투자에 들어갈 가장 좋은 때는 그것이 인기가 없을 때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오보일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회사들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다양한 문제들을 분류해 왔는데, 인수한 회사들이 그 인수 때문에 큰 어려움을 겪는 경우, 기술주 영역의 회사들이 제품 사이클을 놓친 경우, 수익이 몇몇의 고객들에게만 집중되는 경우, 특정 산업에 공급이 너무 많아서 문제를 겪는 경우 등의 예를 들었는데 이들 기업이 성장궤도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일정한 조정 기간이 필요할 수 있다고 충고하고 있다.

 

# 케빈 오보일이 선택한 “인선이엔티”

 

◇ 업계 1위의 폐기물 종합처리업체

 

인선이엔티는 건설폐기물처리를 주력으로 하여 순환골재와 광양매립장 사업을 개척중인 종합 폐기물 처리회사이다. 인선이엔티는 동종업계에서 유일한 환경부, 건설부 인정 신기술을 보유한 폐기물 중간처리 회사로 10년간 쌓아온 영업력을 바탕으로 정부기관, 관공서 위주의 안정적인 거래처를 확보하고 있으며 순환골재와 광양매립장의 영업 본격화가 기대되고 있다.

 

◇ 1분기 실적은 어닝쇼크

 

인선이엔티는 1분기에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26%감소한 104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45% 감소한 16억원, 순이익은 43% 급락한 12억원에 그쳤다. 실망스러운 매출 실적은 주로 수주잔고의 부족 때문이었다. 또한 제2공장에서 순활골재 생산설비 증설을 위해 일시적으로 가동률을 줄였고, 지난 분기로부터 이연되어 1분기에 반영될 것으로 기대하였던 15억원의 관급 매출이 인식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동사의 2005년 1분기말 수주잔고는 2004년말과 비슷한 약 240억원으로 낮은 수준이다. 수익성의 하락은 주로 매출부진과 가동률 저하 때문이었다.

 

◇ 지연되는 수익성

 

주요 건축물 폐기 용역의 가격 상승 가능성이 대두되어 왔다. 하지만 정부는 건축물 폐기처리 서비스에 대한 가격 인상을 계속 연기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기존 기대했던 환경부의 폐기물 적정처리가격 고시는 연내에는 이루어질 전망이나 가격인상폭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건설폐기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의 경우, 정부는 2004년 말 건설폐기물 재활용 촉진법 시행령이 통과함에 따라 관급공사에 재생골재 사용이 의무화 되었으나 법시행은 지연되고 있다. 그 이유는 환경부와 건설교통부의 입장차이로 재생골재 사용량과 비율, 용도 등에 관한 구체적 지침이 합의되지 않았기 때문이며 연내 시행이 어려울 것으로 보이고 있다.

 

또한 경기남부 지역의 제3공장 설립 역시 지연되고 있다. 인선이엔티는 남부지역 거점을 2005년 상반기내 마련하여 운반비 감소 및 매출액 증가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착공이 2분기 정도 지연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따라서 2006년 경에나 수익에 기여할 전망이다.

 

◇ 문제는 회사의 신뢰도

 

1분기 실적이 발표되기 바로 2주전 인선이엔티는 뛰어난 실적전망을 공시하였다. 올해 730억원의 매출과 160억원의 순이익을 전망한다고 공식적인 멘트를 주었다. 인선이엔티는 주문량이 작년 수준을 밑돌고 있어 실적 목표를 하회할 가능성이 큼에도 불구하고 실적이 발표되기 얼마 전 이러한 공격적인 사업계획을 발표한 것은 납득하기 힘든 일이다.

 

또한 인선이엔티가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했던 여러 사안들이 계속해서 지연되면서 회사가 이야기 하는 것과 실제 그것이 실현되는 것과의 시간적인 갭이 커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회사의 이야기에 어느 정도의 신로도를 가지고 믿어야 할지 고민되는 상황이다.

 

◇  고진감래(苦盡甘來)를 기다릴 것인가

 

인선이엔티는 장기적으로 영업망을 전국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 일산 공장에서 처리할 수 있는 능력에 여유가 있더라도 지리적으로 먼 지역의 공사 수주에는 운반비의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현재는 서울과 경기북부가 주요 시장이지만, 2005년 부터는 경기남부로 활동범위를 확대하고 장기적으로는 인선이엔티 소유의 매립지가 있는 광양까지 폐기물 처리업 영업망을 확대할 계획이다.

 

또한 2007년 경에는 폐기물 소각업에 진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소각처리업은 초기 투자비용이 필요하지만 우리나라의 제한적인 매립지와 정부의 소각처리에 대한 우호적 입장을 고려할 때 수익성이 높은 산업으로 판단된다.

 

인선이엔티는 2004년 한해를 달군 hot stock중 하나였다. 하지만 1분기 실적의 둔화로 기대감이 한순간에 무너지면서 한때 22,000원에 달하던 주가는 12,000원대 까지 급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극에 달했던 2004년 PER이 22배에 거래되던 것과는 상당히 대조적인 모습이다. 주가 폭락으로 인선이엔티의 주가는 기대감에 의한 주가 버블이 다소 해소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아직도 시장 평균대비 20%내외의 할증을 받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경우 안심하고 주식을 매입할 수 있는 단계는 아직 아니라고 판단된다. 가능성이 크지는 않아 보이지만 케빈 오보일의 투자 스타일대로 인선이엔티의 실적이 2분기 연속 악화되어 주가가 더욱 매력적인 수준으로 떨어진다면 투자 매력은 한층 배가될 것으로 보인다.

 

이건규(bluemoon@viptooz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