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사랑, 오뚜기 생면시장 진출의 핵

[언더그라운드 가치주]

작년에 오뚜기가 생면시장에 처음 진출했을 때만해도 우려가 많았다. 이미 풀무원(41.8%)과 CJ(21.2%)의 두 기업이 생면시장을 과점하고 있는 상황에 구태여 이 시장에 진출하면 각종 프로모션 비용 등 지출증가가 발생해 수익성 악화가 불 보듯 뻔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음식료업계의 전반적인 성장방향이 me-too 전략을 수반한 전략으로 보편화됨에 따라 문제의 초점은 비용지출로 인한 수익성 감소보다는 오히려 새로 진출한 시장에서 충분한 성장이 가능한가에 집중되면서 오뚜기의 생면시장 진출결과가 주목됐다.

결과부터 말하면 오뚜기는 처음 진출한 시장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작년 1,200억 원 규모의 생면시장에서 110억 원의 매출을 달성해 단번에 업계 3위로 등극했다. 더욱이 작년에 오뚜기를 비롯해 동원F&B, 농심 등의 업체들이 대거 진출하면서 생면시장의 향후 규모는 2,300억 원까지 팽창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에 성장성 측면에서 긍정적인 점도 매력적이다.

오뚜기가 냉장식품 관련 설비가 여타 경쟁업체들보다 뒤쳐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단번에 업계 3위에 뛰어오를 수 있었던 이유는 작년 3월 전략적 제휴를 맺은 면사랑의 존재 때문이다.

면사랑은 1991년 10월에 설립된 업력이 15년 정도 밖에 안 되는 각종 면과 면 소스를 생산하는 조그만 회사다. 하지만 이 분야에서 독보적인 경쟁력을 갖고 있는데 이는 정세장 대표이사의 역할이 크다. 그는 삼성전자 가전사업부문에서 해외마케팅을 담당한 음식료 업종과는 전혀 상관없는 특이한 경력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결국 취미로 시작한 면에 대한 연구와 관심으로 아예 면사랑을 설립하기에 이르렀다. 설립 당시에는 장학식품이라는 이름이었으나 1998년 5월에 면사랑으로 변경했다. 그는 면사랑을 단순히 면 제품만 생산하는 식품기업이 아니라 면에 관한 지식과 문화를 전파하는 기업으로 정의하고, 15년 동안의 짧은 역사이지만 이 분야에만 집중해 왔다.

면사랑이 오뚜기와 전략적 제휴를 하기 전까지 매출은 주로 오뚜기에 납품하고 있는 건면 OEM과 학교, 음식점을 대상으로 한 식자재 매출이 전부였다. 또한 중소기업인 관계로 마케팅 관련 비용 지출에 한계가 있었기 때문에 판촉전략은 제한돼 있었다.

하지만 주로 강남지역을 중심으로 마케팅을 집중했는데 다행이 이 전략은 이들 지역에 면사랑이라는 브랜드를 각인시키는데 성공했다. 사실 중소기업의 제품임에도 불구하고 강남 지역에서 적극적인 영업을 펼칠 수 있었던 건 국내 최초로 만든 평양물냉면과 자장면에 대한 자신감 때문이었다. 이들 두 제품은 대기업들이 베껴갈 만큼 생면시장에서의 성공적인 me-too 제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