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자기,제품혁신이 핵심 경쟁력

[언더그라운드 가치주]

최근 불거진 독도문제로 일본과의 관계가 심상치 않다. 이러한 반일감정은 급기야 모 방송국의 이순신 장군을 주제로 한 드라마의 시청률을 끌어올리는 효과로 나타났다. 이 드라마에는 임진왜란이 발발하기 전 왜구들에 끌려 간 도공의 얘기가 나온다. 왜국으로 끌려가 꼼짝없이 죽을 줄로만 알았던 그는 성주에게 노예로 바쳐지지만 도공이라는 이유로 나중에는 상당한 위치까지 오르게 된다. 임진왜란 당시 왜국의 장군들은 조선의 도공들이 자신의 부하가 되길 간절히 바랬다. 왜냐하면 조선의 도자기 빚는 기술은 당대 최고였기 때문이다.

따라서 조선의 도공들이 마음을 바꾸고 자신의 가문을 위해서 열심히 도자기를 만들어 준다면 상당한 지위를 약속했다. 왜국의 장수들은 조선인 도공을 자신의 수하에 두는 것을 가문 영광의 상징으로 여겼던 것이다.

이렇듯 한국의 도자기 만드는 기술은 오래 전부터 세계가 알아주었다. 하지만 지금은 도자기 제조기술이 널리 대중화 되지 못했다. 이는 옛날부터 도공들을 천민 취급한 계급구조의 영향이 크다. 이러한 까닭에 도공들은 자신들의 도자기 제조기술을 후손들에게 전수하는 것을 꺼릴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장인정신을 바탕으로 도자기 제조라는 한 우물만 판 기업이 있었으니 그게 바로 한국도자기다.

한국도자기는 지난 1943년에 설립된 말 그대로 환갑의 나이(62년)를 지닌 장수기업이다. 최근 한 연구소 보고서에 의하면 국내 상장기업의 평균 나이가 23.9살이라고 한다. 연평균 매출액이 500억 원이 채 안 되는 조그만 기업이 이렇게 오랫동안 존재할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1) 주력사업에만 집중하는 한 우물 경영과 2) 외형보다 내실을 추구하는 실속경영 그리고 3) 끊임없는 제품혁신에 있었다.   

한국도자기는 3대에 걸쳐 도자기를 전문적으로 생산해 온 회사다. 한 분야로의 집중은 경쟁력 있는 전문성을 잉태하고, 결과적으로 경쟁업체들이 그 분야로 진입하기에 부담해야 하는 만만치 않은 기회비용을 발생시킨다. 이는 브랜드 파워라는 이름으로 정의된다. 한국표준협회 ‘KS대상’ 6년 연속 수상(1999년~2004년), 한국표준협회’ 신기술으뜸상’ 3년 연속 수상(2002년~2004년), 한국능률협회 선정 ‘한국 산업 브랜드 파워’ 홈세트 부문 3년 연속 1위(2002년~2004년) 등 한국도자기가 보여준 브랜드 파워의 흔적은 이에 그치지 않는다. 1970년 대 박정희 전 대통령 때부터 지금까지 청와대에 식기를 납품하고 있으며, 교황청, 노벨상 만찬장 등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는 사실에서 한국도자기 제품의 경쟁력을 짐작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