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주들에 대한 단상

지금 쓰고 계시는 마우스가 광 마우스가 아니신 분이 이제는 거의 없을 것입니다. 예전에는  볼마우스가 많이 쓰였지만, 광 마우스에 모두 대체되었습니다. 광 마우스는 마이크로소프트사에 의해 제품화되어 시장에서 획기적인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기존 볼 마우스가 고장이 자주 일어나고 정확도가 떨어지는 데 비해 광 마우스는 정확도와 견고함이 뛰어난 제품이라 빠른 시간에 볼 마우스를 몰아 냈습니다.

우리 나라에서도 마이크로소프트사에 이어 세계에서 2번째로 광 마우스를 만들어서 제품화를  이루었고, 엄청나게 시장에서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그런데 광 마우스를 제품화한 우리 나라 업체들이 과연 성공했을 까요?  안타깝게도 광 마우스는 너무나 견고하고 내구성이 좋아 한 번 사면 컴퓨터와 수명을 같이할 정도로 수명이 길어, 시장포화상태에서 개체 수요가 없어 광 마우스는 신규 컴퓨터 제품에 패키지로 납품되는 것 이외에는 수요가 발생하지 않고, 중국 제품의 역 수입등으로 우리 나라 업체들은 모두 광 마우스 제조를 포기하고 다른 제품을 제조하게 되었습니다.

광마우스 제조를 포기한 업체들은 어떤 제품을 신규로 출시했을까요?  시장에서 비교적 복제가 용이한 제품에 매달렸습니다. 우선 눈에 쉽게 띄는 것이  PC 카메라, CCTV, 무전기, 핸드폰 등이었습니다.  디자인을 상큼하게 해서 시장에 출시해서 몇 개월 히트를 치는가 싶더니,  어느 새 몇 개월 만에 복제품들이 저가에 쏟아져 경쟁은 치열해지고 시장은 포화상태에 이르렀습니다. 결국 단순 제품을 만들던 업체들은 시장에서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레인콤이 올해들어 적자를 시현했습니다. 김태희를 모델로 쓰며,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거인 삼성전자가 시장참여를 선언하고 있고, 복제품과 저가 제품이 쏟아져 나오고,  엠피쓰리 화일의 유료화, 엠피쓰리 폰의 등장으로 시장에서 레인콤은 입지를 잃어가고 있습니다. 예전의 영화를 다시 찾을 수 있을 것인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유일전자는 삼성전자의 복수 납품정책에 의해 경쟁업체들이 등장함에 따라 독점력이 떨어지면서,  단가 하락 압력에 굴복하고 영업이익률이 엄청나게 하락하고 말았습니다.  삼성전자는 휴대폰 사업에서의 영업이익률 유지를 위해 작년과 올해 지속적인 단가 하락을 이루어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의 가전사업부에 납품하던 리모콘 업체들( 삼진, 에스제이윈텍 등)은 이제  중국으로 사업장을 이전하여 단가싸움을 벌이고 있습니다.  가전제품 케이스를 만들던 세화도 역시 낮아진 납품단가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정보기기, 전자제품 들은 신기술이나 새로운 방식의 제품의 등장으로 기술수명이 무척이나 단명하는 것 같습니다. 게다가 어느 정도 수익성이 있다고 하면, 금방 복제품이 나오고,  영업망을 갖추고 있는 대기업에게 종속되어 마진을 위협받아 존폐의 기로에 서기 쉽습니다. 기술적인 진입장벽을 갖춘 업체들도  첫해 재미를 보고 나면, 제조원가명세서를 파악한 대기업에게  역공을 당해 평범한 기업으로 전락하게 됩니다.  

컴퓨터 가격은 이제 몇 십만원이면 살 수 있는 제품이 나옵니다. 과거 조립 PC 가격이 70만원이었는데, 이제는 델 컴퓨터가 무차별적인 저가 공세를 펼쳐, 용산 조립 PC 가격으로 시장을 교란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삼보컴퓨터가 과연 살아날 수 있을까 걱정되는 순간입니다.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과연 세코닉스, 코아로직, 엠텍비젼 같은 최고의 기술주들이 과연 최고의 몸 값을 유지할 수 있을지, 이러한 기업의 주가 하락을 과연 역행투자의 신호탄으로 보는 사람들은 과연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인지?

최고의 몸 값을 가진 이러한 기술주의 대명사인 기업들이 왜 기업을 공개하는지 이유를 알게되면 기술주의 투자는 어렵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새로운 제품개발과 대량생산을 통한 마진을 확보하기 위해 자본이 필요하고, 

짧은 기술수명으로 영구적인 수익성 확보가 어렵다는 것을 알기에 가장 좋은 시기에 기업공개를 하여 보상을 받고자하는 경영주와 투자자들이 매도시기만을 저울질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되면  기술주 들에 대한 투자는 좀 더 신중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