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가족 된 현대차 타고 실적 '쑥쑥'

 에코플라스틱은 1984년에 설립되어 자동차 범퍼를 중심으로 생산해 현대차에 납품해온 자동차 부품회사다. 정세영 전 명예회장의 직계가족이 지분을 지니고 있었지만 작년 3월 현대모비스에 보유 지분을 매각하면서 현대차 그룹으로 편입되었다.

  현재차 그룹으로의 편입을 통해 에코플라스틱은 새로운 성장의 기회를 맞이했다. 아래 순이익지수 차트를 통해서 알 수 있듯이 04년 3월을 기점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으며, 04년 4분기 극적인 순이익의 증가를 볼 수 있다. 현대모비스에 인수된 이후 에코플라스틱의 극적인 턴어라운드의 원인은 크게 2가지로 풀이된다.

환골탈태1. 구조조정을 통한 수익성 확보 – 인원수급의 탄력성 & 공장 자동화

 첫째 적극적인 구조조정을 통한 수익성 확보다.

에코플라스틱은 현대모비스에 인수된 후 경영진이 전문경영인으로 교체되었으며, 600명이 넘는 전 생산직근로자는 용역업체인 ㈜대종인더스의 직원으로 편입되었다. 경영진 교체 이후 이뤄진 용역 편입은 강압적인 절차로 이뤄진 것은 아니었으며 노조와의 협의를 통해 이뤄졌다. 현재 에코플라스틱에 소속된 직원은 사무관리직 50여명이 전부다. 급여비율이 감소하고 지급수수료 비율이 늘어난 것을 보면 위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04년 사업보고서)

  이는 추후 인력수급에 있어 유연성을 확보할 수 있어 수익성 향상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자동차 산업은 완성업체의 강성 노조로 인한 파업이 일어나는 경우가 많아 부품업체들까지 공장가동을 중단하는 등 생산일정 관리에 차질이 생기는 경우가 많았지만, 유연한 인력조정으로 인하여 추후 인건비부분에서는 큰 개선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인력조정의 유연성 확보는 그 동안 미뤄진 공장 자동화를 가능하게 해준다. 인력 구조조정 전에는 생산성이 낮더라도 강한 노조의 영향력으로 인하여 공장 설비를 자동화하기가 어려웠다. 그만큼 인건비는 인건비대로 나가고, 사람 손을 통해 생산시설을 가동하다 보니 불량률이 높아 수익성이 낮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인력구조조정과 함께 도장공장에 자동화를 위하여 20억의 투자를 진행함으로써 생산성향상과 더불어 불량률이 감소하여 수익성이 점차 좋아지고 있다. 04년도의 영업이익률은 최근 5년 동안 가장 높은 3%를 회복했는데, 4분기만 살펴보면 무려 4%를 넘기면서 수익성 회복의 효과가 가시적임을 살필 수 있다.

  에코플라스틱의 주요 제품은 플라스틱 사출을 이용한 범퍼와 자동차 내외장재인데, 이때 가장 중요한 기술은 금형 기술과 도장 기술이다. 범퍼 및 기타 제품을 생산하기 위한 금형을 제작하는 것으로 형태를 만들고 자동차와 일치된 색상을 균일하게 내기 위해서는 도장기술이 필수적인데 아무래도 사람 손보다는 자동화 설비를 통한 업무진행이 훨씬 효율적일 수밖에 없다. 품질향상은 결국 에코플라스틱의 경쟁력을 강화시켜주는 계기가 되었다.

환골탈태2. 가족 “현대차 그룹” 의 힘, 피는 물보다 진하다

  두 번째로 현대차의 가족이 되면서 그룹의 물량을 더욱 많이 수주해가고 있다. 같은 조건이라면 아무래도 팔은 안으로 굽기 마련이다.

  에코플라스틱은 매출의 50%가 범퍼, 40%가 Trim류의 자동차 내외장재에 사용되는 물건이다. 04년에는 현대차의 울산공장의 범퍼의 약 63%를 차지했고, 이는 전년도보다 약 3%정도 시장점유율이 상승한 것이다. 즉 현대모비스로의 인수 이후 품질경쟁력이 향상되면서 LG화학이 차지하던 파이를 조금씩 빼앗아 오고 있는 것이다. 이는 투싼, 싼타페 등의 매출이 발생하고 있는 사실을 보면 확인할 수 있다. 또한 범퍼를 제외한 다른 trim류의 제품도 기아 광주 공장 등으로 매출이 확대되고 있어 매출의 성장성은 올해 더욱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에코플라스틱의 범퍼 - 에쿠스>

  장기적으로 이는 모듈화되고 있는 자동차 부품산업의 특성과 맞물려 현대모비스의 덕을 더욱 많이 받을 것으로 보인다. 에코플라스틱이 주 제품인 범퍼와 라디에이터는 자동차의 앞단을 구성하는 모듈인 FEM(Front End Modual)의 핵심부품으로써 모듈화를 시도할수록 부품업체가 집중화되는 경향이 있어 더욱 높은 시장점유율 확보가 가능하다. 특히 현재 50%의 지분을 소유한 INH의 경우 SL이 독점적으로 시장을 확보한 헤드램프를 생산하는데, INH와 에코플라스틱의 제품이 장기적으로는 FEM의 동반수혜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기술적 장벽뿐 아니라 확실히 밀어주는 가족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칵핏이라는 운전자의 핸들, 계기판 등이 있는 운전석 모듈에도 Main core등을 공급함으로써 장기적으로 모듈화의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높다. 이는 에코플라스틱이 아직 진행 중이지는 않지만 현대차의 신규차 생산에 따른 대응 차원에서 기계장치와 집기비품 등에 대한 투자를 올해부터 3년간에 걸쳐 약 326억을 진행하고자 하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현재 당좌자산이 678억밖에 되지 않는데 그 절반에 해당하는 설비투자를 모회사의 승인도 없이 진행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는 즉 현대, 기아차로의 부품 공급확대 및 모듈화 이후를 대비하기 위한 그룹차원의 전략적 포석이라 해석 된다.

불안정한 재무구조와 대규모의 투자가 리스크 요인

  에코플라스틱은 현대모비스로 인수되기 이전 평균 영업이익률이 1%에도 미치지 못해, 벌어들인 현금은 아주 미미한 수준이었다. 이로 인해 재무구조도 좋지 못한 편이다. 차입금은 10억 정도로 거의 없지만 현재 매입채무(700억)가 많아 부채비율이 160%에 이르고 있고, 유동비율은 94%정도 수준이다. 하지만 긍정적인 것은 현대모비스에 인수된 이후에 유동비율은 개선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 불안정한 재무구조에서 3년 동안 약 300억의 투자를 진행한다는 것은 재무 안정성을 더욱 해칠 소지도 있어 보인다. 그러나 반대로 생각하면 300억의 투자를 위한 자금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현대차 그룹에서 에코플라스틱에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마련해줘야 한다는 이야기도 된다. 이를 위해서는 적정한 가격뿐 아니라 매출성장도 보장해줘야 하며, 결국 현대차 그룹의 지원이 있어야 에코플라스틱의 투자가 헛되지 않기 때문이다. 작년도에는 약 39억의 영업이익에 마이너스의 영업현금흐름을 보였지만, 올해부터는 영업적 안정성이 높아진 만큼 안정적 현금흐름이 나와야만 한다.

에코플라스틱의 현재 시가총액은 588억(4월21일 기준)이다. 전년도의 39억의 영업이익을 고려하면 PER가 무려 15.07에 이른다. 하지만 올해의 실적이 전년도 매출액 2444억, 4분기의 영업이익률 4.1%와 동일하다고 가정하면 영업이익은 약 100억에 이른다. 물론 매출의 증가를 감안한다면 영업이익의 수준은 더욱 늘어날 것이다. 더불어 IHL의 지분법평가이익을 고려한다면 올해 순이익은 약 100억 원 수준이 될 것이다. 올해 실적을 기준으로 한다면 PER는 약 5.9정도에 이른다. 자동차 부품업체에 비해 아주 낮은 수준은 아니지만, 장기적인 성장성과 가격의 안정성을 고려한다면 매력적인 수준이다.

정석모 stonet@itooz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