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G, 이제부터가 중요하다

[V차트]KT&G

김세훈 05.04/14 08:24 조회 760 누적점수: 0

사상 최대의 실적, 하지만 이제부터가 중요하다

KT&G의 4분기 매출액은 사상 최대 규모를 달성하였다. 특히 이익실적 증가율이 매출액 증가율보다 탄력을 받은 것이 인상적이다. 영업이익과 경상이익이 전년 동기대비 79.5%, 86.1%, 성장함으로써 결과적으로 당기순이익 역시 78.2% 증가하였다. 연간 실적 기준으로도 영업이익이 사상 최초로 1조원을 넘어섰다. 이는 2003년의 7,115억 원보다 43.6% 증가한 수치다.

이러한 실적 이면에는 지난 해부터 크게 이슈화 됐던 담배세 인상 관련 담배가격 인상 가능성에 따른 가수요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이 12월30일 공표되면서 올 해부터 담배 가격이 상승하였는데 2004년 4분기에 가수요가 집중되었다. 이러한 영향으로 4분기 영업이익은 전 분기의 대비 44.1%, 전년동기의 1,796억 원에 비해서는 무려 79.3%가 증가한 3,221억 원을 시현함으로써 연간 기준으로 1조원 영업이익을 달성할 수 있었다.

그러나, 영업이익 증가에도 당기순이익 증가율은 상대적으로 낮다. 그 이유는 영업외수지가 적자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영업외수지 악화 요인은 863억 상당의 법인세 추납액과 900억 상당의 사채상환손실 등 일회성 영업외비용의 증가 때문이다.

최근 담배시장의 가장 큰 특징은 고급형 담배시장 비중의 확대다. 고급형 담배는 2000년 약 40%도 채 안 되는 비중에서 지난해에는 75.3%까지 증가했다. 소비자 기호가 고급화되고 건강에 대한 관심이 커짐에 따라 Slim & Mild 제품 선호도 역시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전반적인 담배시장의 패러다임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소비자들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하여 마진이 좋은 고급형 및 저타르 제품의 비중을 늘린 KT&G의 마케팅 전략은 영업이익률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작년 KT&G의 순매출단가는 555.2원으로 2003년의 505.6원보다 9.8% 증가했다. 순매출단가는 담배를 판매했을 때 나중에 순수하게 회사로 귀속되는 이익을 말한다. 즉 유통마진과 각종 세금을 제하고 남은 금액을 말하는데 일반적으로 고가담배가 많이 팔릴수록 순매출단가는 상승하게 된다.

KT&G의 주주정책은 교과서와 같다. KT&G는 2004년에만 무려 5,010억 원을 투입하여 1,600만 주의 자사주를 매입한 바 있다. 매입수량기준으로 이 중 19%가 주가안정용으로, 81%가 소각용으로 쓰여졌는데 이는 금액면이나 이익환원율측면에서 최근 5년 동안 최대 수준이다.

이익환원율은 일반적으로 회사의 순이익을 실질적으로 주주들에게 얼마만큼 환원했는지 나타내는 지표로서 배당금 지급액뿐만 아니라 자사주 매입금액을 모두 포함한다.

2004년 KT&G는 156%의 이익환원율을 기록해 회사의 순이익을 초과하여 주주들에게 회사 이익을 환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대규모 자사주 매입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KT&G의 이익환원율이 100% 이상인 시점은 2000년, 2002년 그리고 2004년인데 이 때 공통적으로 대규모의 자사주 매입이 있었다.

KT&G는 2008년까지 2,700만 주의 자사주를 매입할 예정이다. 이 중 1,200만 주를 소각용으로, 1,500만 주는 주가안정용으로 매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각 연도마다 어떻게 자사주 매입을 할 지 세부적으로 구체화되지 않았지만 이러한 장기 로드맵을 바탕으로 시장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집행할 것으로 예상한다.

리스크 요인

2004년 1조원을 상회한 영업이익은 향후 역기저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담배세 인상으로 매출감소가 불가피한데 담배판매량이 원래 수준으로 복귀한다고 해도 이번 담배세 인상 폭이 역대 최대인 점은 여전히 부담스럽다.

국산잎담배 사용비중의 증가는 단기적으로 KT&G의 영업이익률을 악화시킬 것이다. 일반적으로 국산 잎담배 수매가격이 수입산 잎담배보다 두 배 이상 비싼 것이 보통인데 KT&G는 2005년에 국산 잎담배와 수입산 잎담배의 사용비중을 75~77:23~25, 2006년에는 60:40, 2007년에는 50:50으로 조절할 계획에 있다.

또한, CAPEX의 증가로 올해 주주이익이 감소될 전망이다. 담배는 일반적으로 Regular형과 Slim형으로 나눠지는데 Regular형의 경우 기존의 기계장치로 생산해도 별 차이가 없다. 하지만 Slim형의 경우 Slim형 제품을 위한 기계장치가 따로 필요한데 최근 담배시장 트렌드가 Slim형 제품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추세임을 감안했을 때, 대표적인 Slim형 제품인 에쎄 품목의 생산 CAPA를 늘리는 것은 불가피한 조치이다.

김세훈 shkim@viptooz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