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세대의 블로그 세상

블로그 1천만 시대, 대안언론-마케팅 수단으로 각광

대학생 C군은 매일 아침 눈을 뜨면 컴퓨터를 켠다.

 

밤새 자신의 블로그인 '쿨한 나의 △△'을 찾은 이웃들이 남겨놓은 글을 읽어보기 위해서다. 댓글이 와 있는지, 방명록에 안부 글은 떠 있는지 체크한다. 그리고 즐겨 찾아가는 친구들의 블로그를 쭈욱 돌아본다. 새로 올라온 이야기 중 눈에 띄는 제목을 보면 다시 들어간다. 그 글을 읽다 보면 또 다른 블로그와 연결되고, 꼬리를 물듯 블로그 세상을 탐험한다. 하루일과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서도 블로그에 다시 들어간다. 간혹 있는 MT때는 물론 평소 이용하는 구내 식당에서도 디지털 카메라로 사진을 찍는다. 블로그에 올릴 사진을 찍기 위해서다.

 

이 처럼 C씨의 하루는 블로그로 시작되고 블로그로 마감된다.

 

우리나라 대학생 70% 이상이 C씨처럼 블로그를 이용한다고 한다. 김영문 계명대학교 경영정보학과 교수가 대학생 300명을 대상으로 블로그 이용실태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73.7%가 현재 블로그를 운영 중이라고 답했다.

 

현재 운영중인 블로그 개수에 대해서는 1개라고 답한 응답자가 66.1%로 가장 많았고 2개를 운영하는 학생도 26.2%에 달했다. 또 3개 이상을 운영하고 있다는 응답자도 7.7%로 적지 않았다.

 

◇ 국내 상륙 4년만에 블로그 1000만 시대

 

블로그는 2000년 국내에 상륙한지 4년만에 개인 홈페이지를 제치고 대중적 트랜드로 자리잡았다. 현재 종합포털, 종합일간지, 블로그 포털 등 사이트 가입을 통해 블로그를 만들 수 있는 곳이 20군데가 넘는다. 전체 블로그 수는 1000만개가 넘는다. 그야말로 블로그 세상이다.

 

블로그의 인기 비결은 누구나 손쉽게 만들 수 있다는 용이성이다. 블로그가 등장하기 전에 개인이 웹사이트를 구축·운영 하려면 HTML 언어와 나모 웹에디터 등 전문적인 웹에디터 프로그램을 알아야 했다. 그러나 블로그가 등장하면서 웹에디터 프로그램을 알지 못해도 누구나 손쉽게 인터넷 상에 자신의 공간을 만들 수 있게 됐다.

 

블로그는 ‘자료를 시간순으로 배열하면 실용적일 것 같다’는 생각을 한 데이브 와이너라는 미국 제작업체 CEO의 손에서 1997년 빛을 봤다. 블로그(Blog)는 ‘웹(Web)’과 ‘로그’(Log:항해일지)의 합성어인 ‘웹로그(Weblog)’의 줄임말이다. ‘일지’라는 말이 암시하듯, 개인적인 기록이다.

 

◇ 대안언론으로 각광, 美 백악관 출입기자단 벽 허물기도

 

기술적·상업적 제약 없이 누구나 자신의 생각을 인터넷에 올려 다른 사람과 공유할 수 있어 대안언론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특히 개인들이 언론사의 뉴스를 단순히 수용하는 수동적 뉴스 소비자에서 벗어나 자신의 의견을 직접적으로 표현하고 이를 인터넷에 연결된 수많은 사람들에게 전할 수 있는 능동적 소비자가 되는 길을 열었다고 평가받고 있다.

 

다른 블로그로 옮겨 다니면서 마음에 드는 컨텐츠를 옮겨올 수 있는 `펌` 기능이 있어 정보를 확산시킬 수 있다. 따라서 개인의 지식과 경험을 많은 사람과 공유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나 확인되지 않은 사실이 마치 진실처럼 왜곡돼 유포되는 단점도 있다.

 

이러한 단점에도 불구하고 블로그의 영향력은 나날이 확대, 미국에서는 취재의 자유 영역에서 기성 언론과의 경계가 허물어졌다. 작년 대선 후보 TV토론회와 공화ㆍ민주당 전당대회에선 블로거 전용 취재석이 마련됐다. 최근에는 블로거 개럿 그래프가 “언론의 정의를 확장한 사건”이란 평가 속에 백악관 출입기자단의 벽을 뚫었다.

 

우리나라에서도 블로그의 힘이 나날이 확산되고 있다. 주요 언론사들이 앞다투어 블로그를 만들고 있다. 최근에는 공중파 방송과 메이저 신문사의 기자들이 블로그에 남긴 글이 문제가 돼 해당 방송사와 신문사가 곤혹을 치루기도 했다.

 

보도에 대한 내부 검증 장치나 사회적 책임이 없는 ‘1인 매체’가 기성 언론을 흔들고 있다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블로그는 특유의 전파성과 용이성을 등에 엎고 급성장을 계속 하고 있다.

 

◇ 마케팅 수단으로도 각광

 

블로그에 사람이 몰리면서 이를 활용한 마케팅도 활발해 지고 있다. 블로그는 같은 생각을 갖고 자발적으로 의견을 개진하는 네티즌들과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어, 타깃 마케팅을 펼칠 수 있다

 

블로그가 마케팅에 최초로 이용된 곳은 연예계. 스타 배우들이 직접 작성한 글이나 미공개 사진 등이 블로그나 미니홈피를 통해 공개되면서 네티즌들 사이에 서 자연스럽게 인기 몰이를 하게 된다.

 

신상품이나 브랜드 홍보에도 블로그가 활용된다. 제품을 출시할 때 , 블로그를 통해 제품을 알려나가고 각종 이벤트도 동시에 진행하는 방식이다. 기업 입장에선 비용이 상대적으로 적게 들 뿐 아니라, 소비자들도 상업적이라는 느낌을 덜 받게 된다.

 

일부 기업들은 이러한 블로그의 장점을 이용하기 위해 자사 홈페이지를 통 해 직원들이나 고객들이 직접 블로그를 만들도록 유도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