肉가공'사료->판매'라인업 꾸준한 성장성

[주주이익으로 본 기업가치] 선진

배합사료는 축산물과 같은 육류를 생산하기 위한 1차 생산재 산업이다. 각종 원자재를 분쇄하고 혼합하여 만들기 때문에 비교적 간단한 공정이라고 볼 수 있으나 고도의 전문노하우가 필요하다고 한다.

일반 소비자들과 직접적인 접점이 없는 관계로 산업에 대한 인지도는 그리 높은 편은 아니지만 국민식생활에 반드시 필요한 산업이라 볼 수 있다. 다이어트의 이유로 아무리 채식의 중요성을 강조한다고 하지만 일반 생활에 있어서 육류소비는 필수이기 때문이다.

생활수준이 향상될수록 일반적으로 육류소비는 증가한다. 우리나라 경우에는 정부주도의 축산진흥정책으로 1970년부터 크게 성장했지만 1990년대 들어서는 오히려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왜냐하면 이 시기부터 배합사료와 축산물 수입이 자유화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국이나 일본 등 선진국과 비교했을 때 육류 소비량이 크게 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향후 배합사료 산업의 성장성이 어느 정도 유지될 전망이다.

선진은 시가총액 680억 원의 배합사료 및 축산물 제조업체다. 작년 11월에는 미국 유력 금융전문지인 포브스가 선정하는 “200개의 월드베스트 중소기업”에 선정될 정도로 회사경쟁력을 인정받았다. 회사 전체 매출의 70%가 배합사료 부문에서 발생하지만 작년 10월에는 식육 부문의 자사 돼지고기 브랜드인 “크린포크”가 농림부 주최 축산물 브랜드 경진대회에서 대상을 받기도 했다.

선진의 사업부문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사료부문, 식육부문, 육가공부문이 그것이다.

작년 3분기 기준으로 전체 매출액 중 사료부문이 61.2%, 식육부문이 34.1%, 육가공부문이 4.7% 차지했다. 이러한 사업구조는 선진의 경쟁력을 극대화 해준다. 왜냐하면 여타 경쟁업체들이 일반 계약농가의 원료돈을 대부분 사용하는 데 반해 선진은 배합사료 공급, 양돈, 식육유통에 이르기까지 사업부문의 수직적 계열화를 구축해 관련 농장의 돼지를 약 70%까지 사용함으로써 육질의 양질화를 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단순히 회원농가와 계약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 이전의 유통단계까지 수직계열화한 선진의 사업구조는 관련업계의 향후 신모델로 평가 받고 있다.

국내 배합사료 업체들은 원재료인 옥수수, 소맥, 대두박 대부분을 미국, 중국, 남미 등지에서 수입하기 때문에 국내외 환율변동에 매우 민감하다. 선진 역시 전체 매출액 중 약 70% 가까이 배합사료 부문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환리스크 관리가 불가피하다. 하지만 선진은 체계적인 환리스크 관리가 없다. 15년 환관리 경력을 갖고 있는 구매팀 임원의 판단으로 환리스크를 대비한다고 한다. 비록 아직까지 환율 때문에 크나큰 손실을 본 적은 없다고 하지만 체계적인 리스크 관리가 아쉽다.

환율 때문에 배합사료업체들의 수익성이 크게 달라지는데 일반적으로 지금 원재료를 구입하면 5개월 후의 환율로 달러결제를 한다고 한다. 따라서 지금보다 향후 환율이 계속 떨어지면 수익성이 개선된다고 볼 수 있다. 참고로 배합사료 역시 소재식품업이기 때문에 원재료 구매 시 사료협회를 통해 일괄적으로 공동구매 해 바잉파워를 극대화한다고 한다.

선진의 식육사업은 1992년 9월 시작했다. “돼지고기는 돼지고기다워야 한다”는 철학을 갖고 있는 이범권 대표이사의 말대로 식육사업은 선진이 집중하고 있는 사업부문이다. 비록 중소 규모의 회사들이 난립하여 경쟁하고 있지만 선진은 이미 이들 돼지고기와의 차별화를 위해 청정브랜드 돈육인 “크린포크”를 업계 처음으로 백화점에 내놓기도 했다. 이 당시 돼지고기를 백화점에 파는 것 자체가 상상도 못할 일이었지만 오히려 품질과 위생면에 신뢰감을 준 계기가 됐다고 한다.

선진의 육가공 사업은 지난 1987년에 공장을 설립하고 이듬해 서울올림픽을 계기로 오픈한 맥도널드 1호점에 햄버기 패티를 납품하기 시작하면서 경쟁력을 인정받았다. 2002년 5월에 맥도널드 납품을 중단했는데 이후 버거킹을 비롯해 TGI 프라이데이, 씨즐러 등 대형 패밀리레스토랑에 냉동식재료를 공급하게 되면서 납품처를 확장했다.

선진은 현금성 자산이 시가총액 대비 약 64%에 달할 정도로 현금을 많이 보유하고 있다. 현재 440억 상당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데 주로 계열사들 보증에 사용된다고 한다. 왜냐하면 선진이 보증해주면 계열사들이 저금리로 자금조달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선진의 계열사 중 눈에 띄는 계열사가 바로 엠젠바이오다. 동물복제업체로 알려진 이 회사는 선진이 25.6%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 선진의 주가급등도 줄기세포주 테마로 형성된 시장의 뜨거운 관심과 무관하지 않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