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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로 먹고살지만 '덩치'와는 별개

05.03/05
최준철
테드 터너가 1980년 6월에 CNN을 설립했을 때 다들 그를 조롱했다. 테드 터너의 아이디어는 24시간 뉴스만을 방송하는 케이블 방송국이었다. 그런데 공중파에서도 간간이 그리고 정해진 시간에 뉴스를 방송하고 있는 마당에 한 채널에서 하루 종일 뉴스만 방송한다는 것이 당시로서는 받아들여지긴 힘든 개념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엉뚱하다고 여겨졌던 테드 터너의 아이디어는 걸프전 중계로 빛을 발했을 뿐 아니라 CNBC 등 다양한 전문 케이블 방송국 형태의 길을 열어줬다.

우리나라에서도 케이블 방송 시대가 열리면서 뉴스에 특화된 케이블 방송국들이 등장했다. 한국의 CNN이라 할 수 있는 종합뉴스채널 YTN과 증권전문 인터넷방송국으로 시작해 경제전문방송으로 거듭한 한국경제TV가 대표적이다. 두 회사는 미디어로서의 공익성을 추구하면서도 코스닥 등록업체로서의 수익성을 추구해야 하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가지고 있다. 뉴스라는 카테고리 내에서 만물박사와 전문가라는 다른 길에서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는 두 기업을 만나보자.


◇ 24시간 뉴스만 내보낸다


항간에 우리나라에서 가장 공정한 미디어는 YTN이라는 얘기가 있다. 이유인즉슨 24시간 내내 뉴스를 내보내야 하다 보니 누구 편을 들어가며 뉴스를 가려 방송할 형편이 안 되기 때문이란다.

이렇듯 YTN의 사업 모델은 24시간 뉴스를 방송하고 중간 중간 광고를 삽입해 파는 전형적인 미디어 기업의 그것이다. 하지만 2000년 4월 서울타워를 750억원에 인수한 후 매출 구조에 변화가 생겼다. 2004년 3분기 누적 기준으로 방송 관련 매출은 392억원, 서울타워 매출은 78억원을 기록했다. 서울타워는 방송사들에 송신탑을 빌려주고 받는 임대 수입과 서울타워 내 부대시설 운영으로 매출이 발생한다. 서울타워를 살 때 장부가 이상을 지불해 상각해야 할 영업권이 장부상에 236억원 남아 있다는 것도 특이점이다.

2003년 9월 TNS미디어코리아 조사 결과 오피니언 리더들이 생각하는 한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채널로 KBS에 이어 YTN이 2위를 했을 정도로 높은 인지도와 영향력을 자랑하지만 경영 성적표는 초라하기 그지없다. 감자를 하기 전 수권자본금이 2,100억원이나 되지만 2001년, 2002년에는 적자를 기록했고 2003년에도 겨우 20억원의 흑자를 냈다. 순자산이 1,135억인데 현금보유액은 100억원이 채 되지 않는다. 자산의 대부분은 자회사 지분과 서울타워 등 유형자산에 묶여 있다. 매일매일 소비되는 제품(컨텐츠와 광고)을 바탕으로 현금흐름을 창출하고 추가 투자가 필요 없어 이익이 차곡차곡 당좌자산으로 쌓이는 미디어 비즈니스의 강점이 YTN에는 적용되지 않는 듯 하다.


◇ 나라의 경제를 얘기한다


1999년 와우티브이라는 이름으로 설립되었을 때만 해도 다수의 KBS 직원들이 주주로 있는 벤처 인터넷방송국에 불과했다.

획기적 전기는 2000년 케이블TV 본 방송을 하면서부터였다. 초기 사업 모델은 캐치온 같은 유료 케이블 방송이었다. 하지만 유료에 대한 반응이 시원치 않자 2001년 4월에 무료로 채널을 전환하면서 광고 매출을 주수익원으로 삼았다. 이때만해도 MBN이 경제종합방송을 표방하고 있어 와우티브이는 증권 쪽에 특화해 시청률을 올려갔고 일정 시청률을 확보하자 경제종합방송으로 성격을 바꾸고 한국경제TV로 사명을 변경했다.

한국경제TV의 캐치프레이즈는 버는 재미 보는 기쁨이다. 말 그대로 시청자에게 돈 버는 방법을 알려주되 재미있게 전달하겠다는 뜻인데 한국경제TV는 이 원칙에 매우 충실했다. MBN이 고고한 자세를 유지하며 YTN과 같은 뉴스 포맷을 유지한 반면 한국경제TV는 체면은 좀 접어두고 철저히 재미와 실제적 목적을 추구했다. 국민주식고충처리반, 천재 고변호사의 증권고시 패스하기, 한밤의 증시포장마차 등은 가치투자자가 보기엔 코드가 맞지 않는 부분이 있지만 시청자의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사실이다.

버는 재미는 시청자만 누린 게 아니라 한국경제TV도 충분히 누리고 있다. 2001년부터 소폭의 흑자를 내기 시작하더니 2002년 20억원, 2003년 36억원으로 순이익이 늘어날 뿐 아니라 매출액도 년간 20%씩 성장하고 있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자산의 질도 우수하다. 2004년 3분기 기준으로 자산총계 302억원 중 252억원이 당좌자산이다. 초기 투자가 일단락 된 2001년부터는 이익이 현금으로 이어지는 미디어 기업 특유의 장점이 작동되었다고 할 수 있다.


◇ 효율성에서 한국경제TV가 앞서

케이블TV를 주주들에게 돈을 벌어주는 좋은 사업으로 연결시키기 위해서는 두 가지 요건이 필요하다.

첫 번째는 광고 수주를 위해 시청자의 눈을 사로잡는 좋은 컨텐츠 제작 능력이다. 특히 뉴스나 증권정보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가치가 급속히 떨어지고 외주 제작이 힘들기 때문에 자체적으로 만들어야 한다. 이때 중요한 점이 정확성, 공정성, 효율성 등이다. 여기서 정확성은 YTN가 앞서지만 효율성에서는 한국경제TV가 앞선다.

YTN은 모든 뉴스를 수집해야 하고 신문과 달리 영상을 필요로 하므로 각 출입처에 상주할 많은 수의 취재 기자와 카메라 기자가 필요하다. 반면 한국경제TV는 경제에 초점을 맞추므로 출입처 수가 적고 외부에서 찍어오는 뉴스가 차지하는 비중보다는 스튜디오 비중이 높아 저렴한 비용으로 컨텐츠 제작이 가능하다. 직원 수를 보면 차이가 명확하다. YTN의 직원 수는 589명인데 반해 한국경제TV의 직원 수는 185명에 불과하다. YTN 매출액이 한국경제TV의 두 배가 넘지만 이익규모는 오히려 한국경제TV 쪽이 큰 것도 이런 구조에서 비롯된다. 그것도 YTN 매출액 중 100억원은 서울타워에서 나오는 부분이다.

영업이익률과 ROE를 비교해보면 아래 V차트에서처럼 절대수치가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블록버스터든 저예산영화든 크기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많이 남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관점에서는 한국경제TV가 우세승이다.





두 번째는 기획 능력이다. 여기서 얘기하는 기획 능력은 신사업 추진까지를 포함해 컨텐츠와 브랜드를 수익으로 연결시키는 힘을 말한다. 케이블TV가 공중파 방송보다 우월한 점은 규제에서 빗겨나 있어 기획력만 있으면 다양한 비즈니스 전개가 가능하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두 기업 모두 구매력이 있는 대상을 시청자로 가지고 있어 광고 수주에 크게 무리가 없긴 하지만 케이블TV의 자율도 역시 YTN 보다는 한국경제TV가 잘 살리고 있다고 평가된다.

YTN은 아직 연합통신의 자회사로 출발한 공기업 성격이 짙어 이미 정해진 길을 가는 데만 익숙하다. 서울타워와 같은 자산 인수, YTN Star, 코메디TV와 같은 케이블TV 인수 및 진출, 위성DMB 진출 등이 그 예들이다. 프로그램 제작 및 편성에 있어서도 뉴스 이외의 시도를 잘 하지 않는다. 하지만 한국경제TV는 아무것도 없는 맨주먹으로 시작한 탓에 방송을 통해 매출을 늘릴 수 있는 시도를 다양하게 한다. 대표 아파트 대상 제정, 주말 프로그램인 메디컬센터 등을 통해 광고 수입 외의 협찬 수입을 늘려가며 매출 포트폴리오를 다양화 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물론 언론이 그래서 되겠느냐는 핀잔을 받을 수는 있겠지만 주식회사의 본분을 이행하는 것 또한 언론의 역할만큼이나 중요한 일임을 경인방송의 방송 중단 사태를 통해 알 수 있다.


최근 위성DMB 테마를 타고 YTN의 주가가 연일 급등해 시가총액 1,400억원을 넘었다. 국내 유일의 24시간 뉴스 채널로의 위상이나 언론으로서의 역할은 분명 인정한다. 하지만 YTN을 주식회사로 봤을 때 고정자산에 집중된 불균형한 자산 구조와 적자를 간신히 면하는 정도의 사업 가치가 1,400억원을 상회한다는 것은 테마에 따른 시장의 흥분 외에는 달리 설명할 방법이 없는 듯 하다. 수익가치와 자산가치 그리고 효율성 등 여러 가지를 고려해봤을 때 현 주가에서 YTN과 한국경제TV만을 놓고 본다면 시가총액 410억원의 한국경제TV가 상대적으로 더 안전한 투자처일 것이다.

최준철 wallstreet@viptooz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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