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우포스트의 선택'은 틀리지 않았는데...

[고영업이익률 기업] 경동제약

바우포스트 그룹이 요사이 주식시장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미국 보스턴에 본사를 두고 있는 총자산 30억 달러의 이 회사는 국내 중소형 우량 제약주들을 집중적으로 매수하면서 제약업종의 큰 손으로 떠올랐다. 특히 그들의 투자방식이 시장에서 관심을 받는 이유는 장기투자의 관점에서 수익률을 극대화시켰기 때문이다.

현재 이 회사는 다섯 개의 제약주에 '집중투자'하고 있는데 특히 경동제약의 수익률이 눈에 띈다.

 

바우포스트가 경동제약에 처음 투자한 시기는 2002년 5월2일인데 이 때 11,910주를 10,500원에 매입한 것이 투자의 시작이었다. 하지만 그 후로 경동제약의 주가는 계속 떨어져 약 7,200원까지 하락했다. -30%에 달하는 평가손실이 발생했지만 주목할 점은 주가가 떨어질 때마다 바우포스트는 꾸준히 경동제약의 주식을 매입해서 평균단가를 낮췄다는 사실이다. 즉 10,500원의 매입가가 640,343주를 매입해 지분율을 10.67%로 끌어올렸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9,307원으로 오히려 낮아진 것이다.

 

그렇다면 바우포스트는 경동제약의 무엇을 보았길래 3년 가까이 보유하면서 지속적으로 주식을 매입했을까? 이번 고영업이익률형 기업은 경동제약에 대해서 다루고자 한다.

 

일반적으로 제약산업은 여타 산업에 비해 경기변동의 영향을 덜 받는 경기방어업종으로서 인식되어왔다. 하지만 분야에 따라 경기변동에 대한 민감도가 차이가 나는데 일반적으로 전문의약품(ETC)이 일반의약품(OTC)보다 경기변동의 영향을 덜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동제약은 전문의약품 분야에 집중하고 있는 시가총액 1,176억 원의 중견 제약업체다. 비록 지난 2월7일 종가기준으로 시가총액이 1,000억 원을 상회했지만 작년 11월까지 만해도 시가총액은 600억 원 수준으로 보유하고 있는 현금성 자산의 610억 원 수준에 불과했다. 하지만 2005년 들어서 한달 동안 주가가 무려 60% 이상 단기 급등하는 바람에 순식간에 시가총액 1,000억 원을 넘은 것이다. 시가총액과 맞먹는 현금성 자산과 시가배당률이 약 6%에 달할 정도로 저평가된 기업가치가 순식간에 개선된 것이다.

 

경동제약의 주요 매출품목은 다음과 같다.

일반인들이 구매하기에 상당히 낯선 품목들이 경동제약의 대부분의 매출을 차지하고 있는데 이러한 품목들이 대부분 전문의약품이기 때문에 경동제약은 약 30%의 고영업이익률을 시현할 수 있었다. 더욱이 고혈압치료제와 소화성궤양용제와 같은 지속반복성의 제품들에 집중했기 때문에 틈새시장을 성공적으로 파고들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2002년에 이어서 매출액이 500억 수준에서 정체돼 있고 영업이익 수준 또한 150억 수준에서 답보상태에 머물러 성장의 속도가 둔화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었으나 2004년 3분기 기준으로 영업이익 164억 원을 달성해 새로운 전환점을 맞은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매출액의 26%를 차지하고 있는 혈압강하제(고혈압치료제)인 디로핀지속정을 비롯한 기존 제품 매출의 꾸준한 증가와 판관비 감소로 인한 원가절감과 환율하락에 따른 원료 수입단가하락으로 인한 이익규모의 증가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동제약의 수익성 증가가 지속될 지는 의문이다. 왜냐하면 주 영업무대인 중소형 병원으로 국내 대형제약업체들이 진출함에 따라 시장경쟁이 치열해졌기 때문이다. 감소했던 판관비 지출증가도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한다.

 

양동선 sebian523@viptoz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