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新舊사업간 '바통터치'가 관건

[애널리포트다시보기]현대證 권성률애널리스트

1. 해결되어야 할 과제

4분기 실적은 ‘일회성 비용을 반영해도 실망스러운 실적’이라고 요약될 수 있다. 삼성SDI의 육성사업(PDP, OLED, 2차전지)의 실적 기여도가 증가하여 사양사업(CRT, STN-LCD)의 이익감소분을 만회하는 큰 그림이 그려지기 전까지는 투자를 서두를 필요가 없으며, 육성사업의 향후 성과에 대한 확신을 갖기에는 아직 미흡하다고 본다.

2. CRT기대이상, 2차전지 기대 이하, PDP와 Mobile Display예상수준

CRT는 판매량 감소가 크지 않아 선전했다고 판단된다. 하지만 2차전지는 설비증설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판매량이 2백만대 감소하여 향후 2차전지 사업부의 실적 회복을 가늠하기가 어려울 지경이다. PDP는 예상수준인 31만대 수준에 근접하였으나 판매단가는 여전히 두자리수 하락율을 기록하였으며 당분간 이러한 추세는 유지될 전망이다. Mobile Display는 셋트업체의 재고조정으로 판가하락이 크게 나타난 것으로 추정된다.

3. 육성사업에서 이익 공헌도 증가가 투자의 선결 조건

삼성SDI의 가장 큰 약점은 아직까지 이익의 90%이상이 CRT와 Mobile display(STN-LCD)에 편중되어 있다라는 점이다. CRT와 STN-LCD는 현재로서는 이익에 크게 기여하고 있으나 경쟁 제품으로 인해 성장성에 중대한 결함이 있으며 급속한 실적 악화가 우려되는 제품군이다. 또한 이러한 이익의 편중은 과거 동사의 제품군이 사양산업에 치중되어 있다라는 이유로 낮은 Valuation을 받은 재판이 될 수 있다.

동사는 육성사업(PDP, 2차전지, OLED)에 투자를 강화하겠다라는 입장이지만 현재로서는 이 부분에 대해 확신하기에는 이른 시점이다.

PDP는 수량증가라는 ‘절반의 성공’을 이루었으나 판가 하락 속도가 너무 빨라 이익 공헌도가 전무하며 하반기 LCD TV와의 출혈 경쟁이 예상되어 이익 공헌도는 미미할 전망이다. 2차전지는 공급과잉이 심해 저 수익구조를 피할 수 없으며 업계 1위인 일본의 산요조차 영업이익률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더군다나 동사는 2차전지의 설비를 증설하고도 오히려 가동률은 하락하여 원가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상태이다. OLED는 현 휴대폰 외부창용 PM OLED로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된다. 휴대폰 외부창용으로 가격 경쟁력이 뛰어난 TFT-LCD의 잠식이 빠르게 일어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동사의 OLED이익률이 하락하고 있는 추세이다.

4. 상반기 내내 실적 부진 전망

① 상반기는 CRT의 계절적인 비수기이며 특히 CDT비중이 높아 부정적인 영향이 우려된다.

② Mobile Display(MD)는 일시적인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인 문제로 보인다. 삼성SDI의 주력제품인 STN-LCD와 OLED는 TFT-LCD와 직접 경쟁관계에 있는데 이 두 제품이 TFT-LCD대비 성능과 가격 경쟁력이 열위에 있어 실적 악화는 급속도로 나타날 전망이다. 그나마 TFT-LCD모듈 사업 강화로 급감하는 매출액을 만회하고 있으나 4분기 실적에서 나타났듯이 TFT-LCD모듈사업은 기존의 MD대비 수익성에 열위에 있어 이 부문에서 수익 악화를 만회하기에는 역부족이다. 또한 소형 TFT-LCD사업을 강화하고 있는 삼성전자 AM LCD사업부와 경쟁관계에 있다는 문제점이 있다.

5. Valuation 매력 크지 않아

삼성SDI의 주가는 최근 강세를 보였으나 IT업종의 순환매 성격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이번 4분기가 실적의 저점이 될 수 있다라는 점은 인정되나 이를 감안해도 05년 PER이 11.0배로 이미 높은 수준에 있어 상승여력은 크지 않다. 무엇보다도 삼성SDI가 기조적인 상승세를 보이기 위해서는 신규사업에서 확신을 심어줘야 하나 현재로서는 시기상조이다.

- 대학경제신문 : 시장에서는 "실적이 바닥을 지나고 있어 저가매수 기회다" "회복 조짐이 보이지 않아 실적회복을 말하는 것 자체가 시기상조다"라는 두 가지 의견으로 나뉘는 분위기 인데요 어느 쪽에 더 비중을 두고 계신가요? 그 이유는 무엇입니까?

▶ 권성률 애널리스트 : 후자에 비중을 두고 있습니다. 4분기 실적이 안 좋았던 이유를 살펴보아야 합니다. 현재 삼성SDI에서 수익을 내고 있는 부분은 CRT와 STN-LCD부분입니다. CRT부분은 수출부분을 고려하더라도 사양화를 막을 수 없는 사업부분이고, STN-LCD의 경우 TFT-LCD에 시장을 잠식당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따라서 삼성SDI의 수익성 악화는 일시적인 문제가 아닌 구조적인 문제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 대학경제신문 : 삼성SDI의 실적은 1분기가 저점, 2분기 회복을 예상하는 시장의 견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권애널리스트 : 물론 분기실적의 추이는 1분기 저점, 2분기 회복이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생각입니다. 삼성SDI가 시장에서 재평가를 받기 시작한 시점은 2003년 이후 입니다. 2003년 이전에는 주요 사업이 사양산업이라는 인식 때문에 높은 밸류에이션을 받지 못하였지만 신규사업의 진출로 시장에서 재평가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신규사업에서의 비전이 불확실한 현재의 상황에서는 높은 밸류에이션을 받기는 힘든 상황이며, 오히려 낮은 밸류에이션을 받던 과거로 회귀할 가능성도 있어 보입니다.

- 대학경제신문 : 현재 수익성 악화로 인해 PER수준은 높아졌으나 PBR수준은 1.1배 수준에 불과한데요 삼성SDI가 가진 역량에 비해 싼 수준이 아닌가요?

▶ 권애널리스트 :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2003년 이전 역시 PBR 1배 미만의 낮은 가격대에서 거래되었습니다. 구조적인 문제가 해결되기 전에는 PBR 1.1배에 의미를 두기는 힘들 것으로 보입니다. 즉, 현재 주력사업인 CRT, STN-LCD사업이 성장사업이라고 재정의 되거나 또는 신규사업에서의 가시적인 결과물이 나오기 전에는 PBR 1.1배 수준이 싸다라고 말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입니다.

- 대학경제신문 : 신규사업 부분(PDP, OLED, 2차전지)의 회복은 언제쯤 가능할까요?

▶ 권애널리스트 : 우선 2차전지의 경우 2006년 까지는 OP마진 3%이상을 달성하기 힘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OLED사업의 경우에도 TFT-LCD대비 경쟁력을 갖추기는 힘들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다만 PDP사업의 경우 올해 하반기 부터는 가격하락율이 2자리에서 1자리 숫자로 떨어질 것으로 보여 이익률을 다소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 대학경제신문 : 대형TV부분에서 PDP, LCD TV, 초슬림 브라운관의 접전이 예상되는 데요?

▶ 권애널리스트 : 현재 품질차이가 다소 있지만 기술의 발전으로 육안으로는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하는 단계에 이르렀습니다. 그렇다면 이제 남은 것은 가격의 문제입니다. 품질차이가 크지 않다면 절대적으로 가격적인 문제에 돌입하게 될 것입니다. 또한 시장의 선점이 중요한 의미를 가질 수 있는데요. 시장 선점부분에서 PDP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 대학경제신문 : Vixlim 브라운관의 성장성은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 권애널리스트 : 빅슬림 브라운관은 대형TV시장에 진입에 있어 타이밍이 다소 늦은 감이 있습니다. PDP와 경쟁할 수 있는 32~36인치 TV의 본격적인 양산을 위해서는 아직도 시간이 필요한 실정입니다. 시장을 어느 정도 선점하고 있는 PDP를 따라가기는 쉽지 않을 전망입니다. 처음 빅슬림 브라운관이 개발되었을 당시는 CRT의 부활론까지 나올 정도였지만 삼성SDI에서 조차도 현재는 많이 후퇴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빅슬림 브라운관은 예전에 비해 기대치가 낮아진 것은 사실이나 줄어들고 있는 CRT수요를 보충해주는 역할은 충분히 담당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 대학경제신문 : 삼성SDI와 LG필립스LCD의 매력도를 비교한다면 어떻습니까?

▶ 권애널리스트 : 주가 측면에서는 LG필립스LCD가 유리한 것으로 보입니다. LG필립스LCD의 주가는 LCD가격에 선행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현재 LCD가격은 2분기 이후 회복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데요. 이러한 측면에서 주가의 탄력도나 상승여력에 있어 LG필립스LCD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이건규(bluemoon@viptooz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