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성산업, '매출원가=0' 특이한 수익구조

[고영업이익률 기업]

누군가 당신에게 국내 회사들은 주로 어떤 사업을 하고 있는지 물어보면 어떻게 답변할 것인가? 아마 당신은 음식료업을 비롯해 은행업, 건설업, 증권업, 전기전자업, 운송업 등 주위에서 흔히 접하는 업종들을 얘기할 것이 분명하다. 왜냐하면 이러한 사업들은 주식시장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업종들이라 부담 없이 답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설적인 펀드매니저인 피터 린치는 누가 봐도 고리타분한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을 선호한다고 말한 바 있다. 고리타분하기 때문에 시장의 관심을 받을 가능성이 적고 따라서 저평가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국내에도 그런 기업이 있을까? 오늘 소개할 해성산업에 대해 알아보자.

해성산업의 주요 사업부문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뉘어진다. 시설관리용역사업과 부동산 임대사업이 그것이다. 부동산 임대사업을 하면서 추가적으로 관리사업과 주차사업을 함께 영위하고 있다.

시설관리용역사업은 사업시설에 대하여 임대관리와 건물운용 및 관리를 일괄계약하여 관리하는 형태로 주요 경쟁업체로는 삼성 에버랜드와 LG유통의 LG MRO, 삼성생명과 현대산업개발에서 각각 분사한 SAMS와 I Service 등이 있다. 이 분야를 보면 대기업들이 유독 많이 진출한 것을 알 수 있는데 최근에 와서 대기업들이 각각 소유하고 있는 자사건물의 효율적인 운영관리를 위해 별도의 법인(분사형태)을 설립하여 이 분야로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사업부문은 자가 소유의 빌딩에서 매출이 발생하는 게 일반적인데 해성산업 역시 주요 사업소인 해성빌딩, 해성2빌딩, 성수빌딩가 대주주 소유의 빌딩으로 되어 있다.

부동산임대사업은 사업의 특성 상 자가 소유의 건물에서 수입이 발생하는 구조를 갖고 있다. 즉 해성산업 소유의 해남빌딩, 송남빌딩, 테크노 센터, 부산송남빌딩 및 동해 식품공장에서 임대수입을 비롯해 추가적으로 관리수입과 주차수입이 발생하고 있다. 이 사업부문은 특히 임대단가 및 공실률의 영향을 크게 받는데 예전 IMF 외환위기 때 기업들의 조직축소로 임대수요가 감소하고 공실률이 크게 증가하면서 어려운 상황을 보냈으나 2001년 들어서 벤처기업의 열풍으로 상황이 호전됐다.

 

해성산업 역시 순이익이 2001년 3분기부터 증가하기 시작해 2002년 하반기에 정점을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는 매 분기 40억 수준의 안정적인 수익이 발생하고 있다.

해성산업은 2003년 기준으로 22.1%의 영업이익률을 달성했고 2004년 3분기 기준으로 26.3%의 영업이익률을 시현 중이다. 이러한 고영업이익률을 시현하는 데에는 업종 특성 상 매출원가 개념이 없기 때문이다. 시설용역관리수입, 임대수입, 주차수입 등으로 발생한 매출액이 그대로 매출총이익으로 잡힌다. 판관비의 주요 항목 중 인건비와 청소비, 용역비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광고선전비가 전혀 없는 점도 눈에 띈다.

 

최근 3분기 기준으로 해성산업의 매출현황을 보면 시설관리용역수입 36.9%, 임대수입 35.7%, 관리수입 19.2%, 주차수입 8.2%를 차지하고 있다.

물론 리스크 요인이 없는 것은 아니다. 단씨일가의 지분율이 무려 69.9%에 달해 유동물량이 적고 내수경기상황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아 향후 성장성에 대해서 크게 고심하고 있기 때문이다.

양동선 sebian523@viptooz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