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기전, 휴대폰 고급화가 高성장 원동력

[현장스케치]

김세훈 05.02/02 08:18 조회 2763 누적점수: 0

우리나라 10~20대의 휴대폰 교체주기는 평균 16개월로 1년이 조금 넘는 수준이다. 휴대폰을 교체하는 이유는 '분실 및 고장' 47%에 이어 '신형기기를 구입하기 위해서'가 32%로 두번째로 높았다. 휴대폰 단말기 구입가격은 388,000원으로 대체로 고가의 최신기종 단말기를 소유하고 있었으며, 구입 선택기준으로는 디자인 40.0%, 품질 19.2% 순으로 품질▪기능보다는 디자인 등 외형적 요소를 우선시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조사 결과는 휴대폰을 전화만을 위한 도구라기 보다는 가지고 다니는 소형 컴퓨터나 액세서리로 인식하는 경향이 짙다고 볼 수 있다.

세계 휴대폰 시장은 보급율 상승으로 신규수요 보다는 교체수요가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또한, 많은 전문가들은 2005년 세계 예상 판매대수는 6억 3천만대로 2004년 대비 9%의 성장이 예상하고 있다. 특히, 카메라 폰의 교체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여 2005년에는 전체 휴대폰 비중에서 카메라 폰이 차지하는 비중이 40%(2억 5천만대)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핸드폰의 보급율 상승과 카메라 폰으로의 교체 수요가 증가하면 휴대폰 제조업체뿐만 아니라 부품을 납품하는 부품 업체의 실적도 좋아지기 마련이다. 삼성전자의 휴대폰 매출이 커짐에 따라 2000년 이후 매년 30%씩 고성장하고 있는 기업이 있으니 바로 태양기전이다.

태양기전은 대구광역시 달서구 성서공단에 위치한 조그만 회사이다. 도착한 시간이 때마침 점심시간이라 회사 담당자와 얼큰한 순대국을 먹으면서 여러 얘기를 나눌 수 있었다. 태양기전은 삼성전자에 휴대폰 윈도우를 납품하는 회사다. 휴대폰 윈도우란 휴대폰에 내장된 화면장치를 보호하고 다양한 시각적 효과를 표현하는 부품이다. 최근 휴대폰에 동영상 서비스가 강화되면서 휴대폰 윈도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태양기전은 외형은 작지만 세계 2위의 휴대폰 공급업체인 삼성전자 휴대폰의 66%에 윈도우를 공급한다. 2001년 127억원에 불과했던 매출은 2004년 600억원으로 성장했다. 순이익도 100억원이 넘는다.

태양기전은 원재료 수입/재단부터 마지막 검사단계까지 전 공정을 제어하는 기술력을 보유해 원가가 낮다. 자체 공정을 보유하면 고객의 요구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어 유리하다. 다품종 대량생산 설비를 갖춰 적시 납기 능력도 뛰어나다. 또한, 제조공정에 중에 가장 부가가치가 높은 인쇄-증착-인라인탈막 등의 높은 기술도 보유하고 있다.

2004년 3분기까지 년환산 기준으로 태양기전의 영업이익률은 23%, ROE는 36%에 달한다. 제조업 평균을 훨씬 상회하고 휴대폰 부품업체 중에서도 돋보이는 수치다. 2005년 이후로 원가경쟁력은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그동안 전량 수입에 의존했던 하드코팅 시트의 기술, 생산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회사 관계자는 ‘하드 코팅 시트를 자체 개발하면 원재료비를 20~30% 절감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생산량도 크게 증가할 전망이다. 일반 휴대폰에는 대당 윈도우가 한 개씩 탑재되는데 비해 요즘 인기가 높은 카라메 폰에는 대당 윈도우가 세 개씩 탑재되기 때문이다. 윈도 수요가 그만큼 확대된다는 뜻이다.

◇ 삼성전자 의존도가 높은 점은 할인요소

태양기전 매출의 95% 이상은 삼성전자 단일 매출이다. 삼성전자는 디자인, 기술력의 노출을 극도로 꺼리기 때문에 디자인부터 함께하는 윈도우 업체가 경쟁사와 거래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는다. 단일거래선 의존도가 높으면 거래선의 업황에 따라 실적이 좌우되는 부작용이 뒤따른다.

또한, 수요업체의 압력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다. 삼성전자는 부품업체에 대해 지속적인 단가 인하 압력을 가한다. 실제로 태양기전은 2004년에 기존 제품에 대해 단가를 인하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공급가 인하를 유도하기 위해 여러 공급업체를 경쟁시킨다. 태양기전이 삼성전자의 단가 인하 압력을 이겨내고 현재의 높은 영업이익률을 유지 할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