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전자상거래 왕국?

[디지털] 옥션 누적거래 1조 돌파

전자상거래 업체인 옥션이 누적 거래금액에서 '조' 단위를 경신해 관련 업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오프라인 업계의 불황에도 불구 온라인 시장은 파란불이다.

지난 23일 옥션은 전자상거래 분야에서 기념비적인 기록을 세웠다. 온라인 유통업계에서는 최초로 누적 거래금액 1조원을 넘어선 것. 지난 2000년 유료화를 시작한 이래 불과 4년11개월 만이다.

오프라인 백화점 업체들은 '조' 단위의 매출을 올리는 데 15년이 걸렸고, TV 홈쇼핑도 6년만에 이같은 규모를 달성했다. 옥션의 이 같은 결과는 전자상거래 시장의 잠재력을 한 눈에 보여줬다.

옥션은 서비스 첫 해인 2000년 1827억원의 거래실적을 올린 데 이어 2001년 3885억원, 2002년 4429억원으로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왔다. 또한 지난해 7098억원의 거래금액을 달성한 것에 이어 올해 대망의 1조원 시대를 열게 됐다.

올 들어서 국내 유통산업의 침체 분위기에서도 옥션의 거래금액은 1분기 2480억원, 2분기 2775억원, 3분기 2862억원으로 지속적인 증가를 보여왔다.

옥션처럼 최근 전자상거래 업체들의 성과가 두드러지고 있다. 한국전자상거래 및 통신판매협회에 따르면 매출 기준 상위 15개 회원사의 올 3분기 전체 매출이 1조219억원(취급고 기준)으로 작년 동기 대비 26.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분기에 비해서도 1.51% 증가했다.

옥션, 인터파크는 작년 동기 대비 70% 이상 매출이 늘었으며 롯데닷컴, 신세계닷컴 등도 30%에 가까운 신장률을 기록했다. 전자상거래 인구는 이미 지난해 1000만명을 넘어섰으며 98년부터 지난해까지 연평균 성장률이 201.8%에 달할 정도로 전자상거래 시장의 신장세는 눈부시다.

이 같은 전자상거래 열풍은 최근 할인마트까지 가세했다. 신세계 이마트는 지난달 인터넷쇼핑몰 이마트몰(www.emart.co.kr)을 개편, 취급 품목을 1만여개에서 2만여개로 대폭 확대하고 24시간 전국 배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LG홈쇼핑의 LG이숍의 경우도 현재 전국 78개 LG슈퍼마켓 매장을 지역 거점으로 하는 인터넷 슈퍼마켓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당일 주문 당일 배송이며 최대 3시간 이내면 신선상품을 배달해 준다. CJ홈쇼핑의 CJ몰도 지난 3월 농협 하나로클럽과 제휴해 `CJ몰 슈퍼마켓'을 열었다.

이처럼 전자상거래가 높은 인기를 끌고 있는 원인에 대해 한국전자상거래 및 통신판매협회는 "내수 부진, 신용카드 수수료 인상 등의 악재에도 불구하고 저렴한 가격과 구매의 편리성 등에 힘입은 결과"라고 분석했다.

관련 전문가들은 온라인 쇼핑몰의 급신장의 원인에 대해 유통과정의 투명성으로 인해 가격 거품이 적고, 발품을 팔지 않아 시간이 절약된다는 점 등을 꼽고 있다. 가격과 물건을 여러 군데에서 동시에 비교할 수 있다는 점 등도 쇼핑의 매력으로 꼽힌다. 여기에 어느 나라에도 뒤지지 않는 초고속 인터넷 인프라 등 주변 환경도 한 몫 했다고 설명한다.

물론 온라인 전자상거래가 확산되면서 불법 상품의 유통 채널로 악용되는 등 부작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들린다. 얼굴을 보지 않아도 거래를 할 수 있는 특성 때문에 사기를 당할 우려도 있고 '짝퉁' 등 불법 상품이 일부 법망에 걸리지 않게 유통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자상거래는 미래의 유통망인 만큼 그 열기는 계속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정영화 기자(hollyjeong@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