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천리, 최고 수요처 설비투자에 '발목'

[주주이익으로 본 기업가치]

일반적으로 가치투자자들은 투자대상으로 도시가스회사들을 선호한다. 계절적인 영향을 받지만 실적추정이 용이하고 공급권역 내에 깔아놓은 파이프를 통해 도시가스를 각 수요처에 공급만 하는 단순한 사업모델이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에는 33개의 도시가스회사가 있는데 이들 회사들은 각 지역 내의 독점적인 공급권역을 갖고 있어 하나하나 매력적인 투자조건을 갖고 있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삼천리는 업종 대표주로서 단연 돋보이는데 이는 삼천리에 할당된 공급권역이 여타 도시가스회사들의 그것보다 훨씬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삼천리는 경기도 송탄, 용인, 평택 등의 대규모 신도시 지역과 안산 공단 등 수도권 공단을 주요 공급권역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성장성 측면에서 디스카운트 되는 도시가스업종 내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성장성 측면에서 프리미엄이 적용되어 온 것은 사실이다.

 

더욱이 안산공단을 주 수요처로 갖고 있어 산업용 천연가스 판매량도 여타 도시가스회사(대규모 공단을 공급권역으로 하는 지방도시가스업체 제외)들보다 월등히 높기 때문에 업종 특성상 발생하는 계절적인 영향을 어느 정도 감소시킬 수 있는 매출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다.

 

 

이러한 매력적인 공급권역과 안정적인 매출포트폴리오에도 불구하고 삼천리에 대한 할인요소가 완전히 없는 것은 아니다.

 

일반적으로 도시가스회사들은 배관을 어느 정도 깔면 더 이상 CAPEX가 발생하지 않아 현금이 내부적으로 쌓이게 된다. 현재 도시가스업종의 대부분 회사들이 성장성 측면에서 디스카운트 되는 것도 역으로 생각하면 배관을 더 이상 깔 필요가 없어 현금이 내부에 축적되고 있다고 보면 된다. 따라서 도시가스회사들의 배당성향(평균 37%)은 타 업종보다 높고 이들 회사들은 고배당주로서 시장에서 평가되고 있다.

 

 

하지만 삼천리의 주주이익을 보면 도시가스업종의 일반적인 상황과 매우 다름을 알 수 있다. 우선 CAPEX가 매년 당기순이익 규모를 압도해 온 추세가 눈에 띤다. 이러한 영향으로 삼천리는 작년 기준으로 149억 원의 주주이익을 달성했을 뿐이다.

 

향후 2~3년 동안 삼천리는 700~800억 상당의 CAPEX가 불가피하다고 한다. 이 중에서 85%는 배관투자에, 5%는 설비보수 및 유지관리에 투자될 것이라고 한다. 삼천리의 배당성향이 2003년 기준 7.4%인 것도 성장주의 관점에서 삼천리에 접근해야 함을 의미한다. 그렇다고 해도 삼천리의 성장가도에 긍정적인 측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한국지역난방공사의 고시지역이 수도권 일대에 집중돼 있기 때문에 삼천리의 성장메리트를 디스카운트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정부가 집중적으로 지역난방방식을 지원하는 것도 향후 삼천리의 기업가치에 부정적인 요인이다.

 

양동선 sebian523@hot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