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CEO'의 브랜드 차별화 전략

[언더그라운드 가치주] 삼성테스코 홈플러스

한 업종에서 독보적인 일등업체가 존재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등업체에 투자한다는 것은 많은 리스크가 따를 수 있다. 일등업체의 전략에 따라 그 뒤의 업체들이 자신만의 전략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울며 겨자먹기로 휘둘릴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가능성은 이등, 삼등업체들의 기업가치에 할인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국내 할인점업계에서 독보적인 일등업체는 단연 신세계 이마트다. 하지만 이등업체인 삼성테스코가 나름대로의 전략과 차별화로 신세계를 추격하는 모습이 예사롭지가 않다. 이번 언더그라운드 가치주에서는 삼성테스코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한다.

삼성테스코는 하이퍼마켓의 운영을 목적으로 영국 최대 유통기업인 테스코와 삼성물산이 합작투자계약에 의해 1999년 4월20일에 설립됐으며 두 회사의 지분율은 테스코가 89%, 삼성물산이 11%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11월18일에 오픈한 순천점을 포함해 현재 31개의 매장을 홈플러스란 상호로 운영하고 있다.

삼성테스코의 홈플러스는 유통업 후발업체다. 처음 시작할 때부터 이마트에 이은 이등업체가 아니었다. 하지만 설립 후 6년 동안 삼성테스코의 연평균 외형성장률은 무려 79.3%에 달한다. 이는 업계 1위인 신세계의 26.5% 성장률보다 월등히 앞선 수치다.

 

이러한 폭발적인 성장률을 바탕으로 삼성테스코는 설립 3년 만에 1조원 매출 돌파라는 유통업체 최단기간 기록을 세우며 까르푸를 밀어내고 매출기준 업계 3위 자리에 올랐다. 2002에는 할인점 업계 2위, 제계 매출순위 80위 기업으로 뛰어오르는 데 성공했다.
삼성테스코의 빠른 성장과 성공의 이유는 무엇일까?

1. CEO 파워

이승한 사장은 홈플러스의 탄생과 성장을 지휘한 산 증인이다. 지난 1997년 12월 삼성물산 유통부문 대표이사로 선임된 후부터 지금까지 회사를 이끌어 오고 있다.

그에게는 경영예술가, '글로컬(글로벌+로컬의 합성어) CEO' 등 많은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예술경영이란 자신의 작품에 완벽을 기하는 예술가의 열정과 혼을 경영에 접목시키자는 개념이다. 글로컬 CEO는 국내 토종기업들이 장악한 할인점 시장에서 유일한 외국계 기업으로 성공한 그의 경영술에 대한 찬사를 나타낸 것이다.

할인점에 '가치점'(Value Store) 개념을 도입한 것도 이승한 대표이사다. 이는 2000년 8월 안산점에 처음으로 도입된 개념인데 '할인점은 단순히 싸기만 하면 된다'는 선입견을 깬 사례다.

 

안산점을 시작으로 할인점 안에 놀이방, 은행, 자동차정비소에서 문화센터沮?백화점 수준의 시설을 갖추면서 홈플러스가 본격적으로 수도권 공략을 하게 된 것이다. 남들이 원스톱 쇼핑을 외칠 때 홈플러스는 원스톱 라이프 서비스를 시작하여 한발 앞서 간 것이다.

2. 업계 최초로 도입한 공급사 재고관리 시스템

이는 유통업체가 재고를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제품 공급업체들이 직접 재고를 관리해 공급물량을 제안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즉 홈플러스가 판매 및 재고 자료 등을 제공하고 공급업체는 이 자료를 바탕으로 일별로 판매될 수량을 예측하여 제품을 공급하는 것이다. 홈플러스는 이 시스템을 작년부터 도입하여 재고일수와 결품률을 줄이고 있다. 단순히 담당자의 판단에 의존하던 기존의 발주시스템을 지양하고 과학적인 데이터에 근거한 효율적인 재고관리가 가능하게 된 것이다.

3. 이마트와의 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하는 브랜드 충성도를 강조하여 브랜드 차별화 전략 적극 구사

현재 이마트의 70개 점포에 비하면 홈플러스의 31개 점포는 양적인 경쟁력에 비췄을 때 당연히 열세다. 더욱이 이러한 상황은 브랜드 인지도 확장기회의 상실이란 측면에서 볼 때 여러 가지로 이마트와 게임이 안 된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한 번 매장을 찾은 고객들이 다시 그 매장을 찾는 충성도가 이마트보다 높다는 사실은 분명히 홈플러스의 경쟁력이다. 홈플러스는 이러한 상황을 적극 활용하여 차별화 하겠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매장의 고급화와 편의성의 강화다. 대리석을 연상시키는 고급스런 바닥재, 자연의 이미지를 그대로 담은 화장실 등을 통해 매장의 품격을 유지했고 현재 시행 중인 '홈플러스 훼미리카드'를 통해 고객 관련 DB를 구축하여 고객별로 적극적으로 타겟마케팅을 실시한다는 것이다.

삼성테스코는 2007년 할인점 업계 1위 등극의 목표를 갖고 있다. 그 때까지 전국에 73개의 점포망을 갖추고 매출 10조원을 달성해 할인점 업계 1위로 올라서겠다는 것이다.(신세계 이마트가 2007년까지 100개의 점포를 출점할 계획에 비해 홈플러스의 매장 수가 적은 것에 주목하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업계 1위의 목표는 현재 단일 매장당 매출규모가 가장 큰 홈플러스의 자신감을 나타낸 것이다)

 

할인점뿐만 아니라 슈퍼슈퍼마켓(SSM)을 올해 10개 출점하여(현재까지 3호점이 출점했다) 홈플러스와의 시너지 효과를 노릴 계획이다.

할인점 후발업체로 출발하여 2위까지 등극한 삼성테스코 홈플러스가 과연 신세계 이마트를 제칠 수 있을 지 국내 할인점 경쟁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해질 전망이다.

양동선 sebian523@viptooz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