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G,고가제품-신설비가동 이익률 '껑충'

KT&G는 2002년 10월에 민영화되면서 민간기업으로 탄생한 국내 최대 담배제조업체다.

 

민영화되기 전 KT&G는 정부기업이란 이름 아래서 1990년 대 중반까지 국내 담배시장점유율이 무려 90% 이상인 완벽한 독점의 단맛을 누려왔다. 하지만 1988년부터 국내 담배시장이 완전히 개방되면서 모든 상황이 바뀌었다. 국내 시장환경 조사를 마치고 적응을 끝낸 외국업체들의 공격적인 영업이 진행되면서 KT&G의 시장점유율 하락 역시 본격적으로 시작됐기 때문이다.

 

 

2000년 시장점유율 90% 대를 끝으로 2001년, 2002년, 2003년 시장점유율은 각각 84%, 78.8%, 76.7%로 떨어졌다. 이러한 시장점유율의 하락은 큰 우려로 인식됐다. 왜냐하면 KT&G가 1999년 10월8일 상장되면서부터 주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했기 때문이다. 2002년 상장일 종가가 36,800원인 것과 비교했을 때 2002년 KT&G의 평균 주가 수준은 16,000원 대였다.

 

더욱이 코미디언 故 이주일 씨의 폐암사망으로 촉발된 금연운동의 확산은 국내 담배산업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을 가져와 KT&G 역시 이같은 흐름을 거스를 수 없었다. 하지만 외국산 담배업체의 시장공략에도 불구하고 KT&G의 시장점유율은 최근 2년 동안 76~78% 수준에서 안정적으로 유지되면서 KT&G를 바라보는 시각이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다.

 

안정적인 시장점유율 유지는 저타르 및 고급형 담배에 주력한 KT&G의 연구개발 성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는 아이러니하게도 웰빙트렌드의 확산으로 몸에 해로운 독한 담배보다는 순한 저타르 담배를 원하는 소비자들의 욕구를 정확히 파악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KT&G의 주요 브랜드 품목에는 'ESSE' 제품군을 비롯하여 'RAISON' 'The One' 'TIME' 등이 있는데 중요한 점은 이들 제품들의 판매가격이 1,800원대 이상의 고가제품들이란 점이다. 이들 제품들이 KT&G의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늘어남에 따라 (2002년 44.3% -> 2004년 3분기 68.2%) KT&G의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

 

일반적으로 KT&G의 수익성 개선여부는 순매출단가 개념으로 접근한다. 순매출단가란 한마디로 담배를 판매하고 난 후 모든 세금을 제하고 순수하게 회사에 귀속되는 이익을 말한다. KT&G의 순매출단가는 2002년의 426.5원에서 최근 3분기에는 555.8원으로 큰 폭 증가했다. 이러한 펀더멘털의 개선으로 KT&G의 주가는 2002년의 16,000원 대에서 현재 31,000원 대로 크게 상승했다.

 

그렇다면 주주이익 관점에서 KT&G의 펀더멘털 변화는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특히 주목되는 점은 2001년과 2002년이다. 당기순이익의 소폭 증가(4.1% 증가)에도 불구하고 이 기간동안 주가는 16,000원 대에서 횡보했다. 이는 주주이익의 감소에 기인한다. 당시 주주이익은 2,831억에서 1,883억으로 크게 감소했다.

 

이는 2002년의 영주공장 설립으로 CAPEX가 동 기간동안 1,236억에서 2,384억으로 100% 가까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신식 설비의 영주공장의 설립으로 KT&G의 생산성과 효율이 급격히 향상돼 2003년에는 주주이익이 3,910억으로 크게 증가했다. 주주이익의 급격한 상승은 결과적으로 주가상승을 가져온다.

 

물론 KT&G에게 리스크가 없는 것은 아니다. 두 차례 예정된 세금인상관련 리스크는 무엇보다 크다. KT&G의 주주이익 상승추세는 계속 될지 그리고 세금인상관련 리스크는 어떻게 헤지할 것인지 경영진의 현명한 판단에 관심이 모아진다.

 

양동선 sebian523@viptooz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