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크레디텍 주식담당자와 전화 통화.

오늘 오후 동양크레디텍(056340) 주식담당자와 전화 통화를 했습니다. 지난 번에 이어 두 번째 전화통화지만 떨리는 건 첫 번째와 마찬가지더군요. 조금 당당하게 말했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듭니다.
-------------------------------------------------------------------

나 : 3분기 실적이 2분기 실적보다 많이 안 좋다. 이익하락의 원인은 OLED 사업관련 발생 금액을 전부 비용으로 처리 그리고 해외법인의 하계 휴가로 인한 지분법 이익 감소 때문이라고 전자공시에 나와 있다. 이 두 가지 이유 외에 다른 악재에는 별다른 피해가 없었는지 묻고 싶다.
 
주식담당자 : 네. 말씀하시죠.

1. 환율변동이 회사에 미친 영향(환율변동에 둔한가? 아니면 민감한가?)

나 : 재무제표에서 환위험 관리대책을 살펴보니 「한국수출보험공사에 선물환 방식의 환변동보험 계약을 체결한 상태임」라고 적혀져 있다. 그런데 보장환율이 1190원대 안팎이다. 현재 환율이 1110원 안팎인데, 손실은 없는가?

주담 : 제무제표에 나와 있는 것처럼 수출보험공사와 환변동보험계약을 체결한 상태이기 때문에 환율이 많이 떨어졌다 하더라도 수출보험공사가 손실을 입을 뿐 회사는 손실을 보지 않는다. 현재 환율이 보장환율 1190원대 보다 낮은 1110원대이기 때문에 회사는 외화손실이 아니라 오히려 외화이익을 보고 있다.

나 : 그렇다면 환율이 1000원 밑으로 떨어져도 회사는 손실을 보지 않는다는 건가?

주담 : 그건 아니다. 환율이 1000원 밑으로 떨어진다면 회사 매출액이 많이 감소하게 된다. 아무튼 수출보험 공사와의 계약 헤지효과로 현재 환율로 인한 손실은 없다.

보장환율에 대한 의문 : 주식 담당하시는 분과 전화통화를 하고 난 후 '수출보험공사는 올해 환율손실을 각오하고 중소업체들과 계약을 했나?' 라는 의문이 들더군요.

위에 나와있다시피 한국수출보험공사는 동양크레디텍과 보장환율 1190원대에서 계약을 했습니다. 이 말은 환율이 1190원 밑으로 내려간다면 이로 인하여 발생되는 환율손실을 수출공사 자신들이 떠 안고 중소업체들은 반대로 환율이익을 본다는 말입니다.

달러 약세가 올해만 있었던 것이 아니고 작년부터 계속된 것인데 수출보험공사는 보장환율을 왜 이렇게 높게 잡고 계약을 했을까요?

자신은 비록 손해를 보더라도 남에게는 이익을 줘야겠다고 생각하고 행동하는 천사들일까요? 그건 아니라고 보는데......

제가 잘못 생각하고 있다면 이 부분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해주시기 바랍니다.

2. 원자재 가격의 가파른 상승에 손해를 보았는가?

나 : 원자재 값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고 한다. 원자재 가격의 상승이 3분기 실적이 좋지 않은 영향을 끼쳤는가?

주담 : 원자재 가격 상승 분만큼 제품가격을 올릴 수 있기 때문에 손실을 보지는 않았다.

나 : 헉! 그 말은 회사가 가격결정력을 갖고 있다는 말인가?

주담 : 그렇다.

나 : 조금 이해하기 힘들다. 보통 원자재 가격이 오른다면 대기업들은 납품업체들에게 원자재 상승비용을 떠맡기는 데 어떻게 납품업체가 가격결정력을 가질 수 있는가?

주담 : 삼성SDI와 LG필립스와의 계약상 그렇게 할 수 있도록 계약되어 있다.

나 : (흠... 정말 그런건가? 그렇다면 정말 대단한 걸......) 원자재 가격 상승 분만큼 제품가격을 100% 올릴 수 있다는 말인가?

주담 : 그렇다.

의문 : 우리나라 대기업 납품업체가 가격결정력을 가질 수 있다는 말은 처음 들어 봤습니다. 정말 그럴 수가 있나요? 대기업들도 이제 납품업체를 도와주는 건가요? 흠....

3. 고부가가치 제품에 대해

나 : 동양크레디텍에서 만들고 있는 제품이나 상품 중에 고부가가치 제품 또는 상품이라고 부를만한 게 있는가?

주담 : 신규사업인 OLED에서 고부가가치 제품이 나올 거라고 생각하고 있다.

나 : 현재 만들고 있는 제품에서는 없다는 말인가?

주담 : 꼭 그렇지는 않다. EAR과 Galvalume이 원가대비 많은 이윤을 남기고 있다.

나 : 얼마나 남기고 있나?

주담 : 말하기가 조금 곤란한데......

나 : 회사 기밀인가요?

주담 : 그건 아니지만....... EAR은 원가대비 40∼50% 이윤이 남고 Galvalume은 30%정도 이윤이 남는다.

나 : (헉! 대단하다!)

생각 : 주식 담당자분의 말씀이 사실이라면 동양크레디텍 주주분들은 제무제표를 보실 때 EAR과 Galvalume의 매출을 꼼꼼히 살펴보시고 두 제품의 비중이 점점 높아지길 기도해야 겠습니다.

원가대비 30%이상의 이윤을 남길 수 있는 제품을 만드는 회사가 과연 몇 이나 될까요?

4. 원자재 매출 비중이 높은 이유
 
나 : 원자재 매출 비중이 40% 안팎이다. 원자재 비중이 이렇게 높은 이유와 어느 회사로 수출하고 있는가?

주담 : 원자재는 본사에서 해외법인으로 수출하고 있다.

5. 매출채권회전율이 낮은 이유

나 : 매출채권 회전율이 3회를 겨우 넘길 정도로 너무 낮다. 제무제표 내 「경영상의 주요계약」을 살펴보면, 본사(대금 청구한 대금 청구한 날로부터60 일 이내 어음 결제)를 뺀 해외법인은 대금 청구한 날로부터1개월 이내 현금 결제다.

그렇다면 매출채권 회전율이 최소 5회는 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회전율이 이렇게 낮은 이유가 무엇인가?

주담 : 본사는 원자재를 해외법인에 수출하고 해외법인은 가공하여 최종거래처인 삼성SDI와 LG필립스에 제품을 보낸다. 그리고 해외법인은 최종거래처로부터 채권을 받아 현금으로 교환한 후 본사로 보낸다. 본사 기준으로 채권이 4개월 뒤에 현금으로 교환되어 온다.

나 : 현재 매출채권 회전율은 너무 낮다고 생각한다. 회사는 이 회전율이 적정한 수준이라고 생각하고 있는가?

주담 : L/C(맞나?)를 통해 채권회수기간을 더 빨리 할 수는 있지만, 그렇게 하려면 비용이 꽤 들기 때문에 현재 회전율이 적정한 수준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생각 :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매출채권 회전율은 높으면 높을수록 좋은 게 아닌가? 그런데 회사는 왜 현재 수준이 적당하고 생각하고 있는 걸까?

삼성전자처럼 한 달마다 채권이 현금으로 회수될 수는 없는 건가? 중소업체에게는 무리인 건가?

6. 상반기 실적보다 하반기 실적이 저조한 이유

나 : 작년 실적과 올해 3분기 실적을 살펴보면, 상반기 실적에 비해 하반기 실적이 저조하다. 보통 하반기는 CRT제품의 비수기인가?

주담 : 아니다. 작년 하반기 실적 부진은 일시적인 현상이다. 그리고 금년 3분기 실적 저조 원인인 OLED 비용(2억5천만원)과 지분법 평가이익을 모두 이익으로 따지면, 2분기 보다 실적이 더 좋은 셈이다. 마지막으로 보통 CRT제품의 비수기는 연초인데 올해는 이상하게 1분기 실적이 좋았다.
-------------------------------------------------------------------

나 : 많은 질문사항에 답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주담 : 혹시 지금 어디서 전화 통화하시는 건가요?

나 : ?? 집에서 전화하고 있는데요?

주담 : 혹시 학교 숙제 때문에 전화하신 건 아닌가요?

나 : 아니요. 작년에 동양크레디텍을 매수하여 현재 수익률은 마이너스입니다. 하지만 동양크레디텍 ROE가 25%가 넘기 때문에 이에 만족하고 계속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만 줄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주담 : 네.

-----------------------------------------------------------------

이렇게 해서 주식담당자와의 전화통화는 끝이 났습니다. 정말 친절하게 답변해 주시더군요.

성함을 여쭤보지 못해 죄송하지만, 정말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