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PDP 동반악화 '2중고'

[신고가 신저가를 찾아서] 삼성SDI

삼성SDI 주가가 연일 내려 앉으며 52주 최저가를 갱신하고 있다. 2004년 17만원대 주가가 11월 3일 현재 9만9천에 머물고 있다. 고점 대비 무려 72%가 하락하였다. 무엇이 세계적인 디스플레이 회사인 삼성SDI 주가를 이토록 처참하게 만든 것일까?

 

최근 주가 하락의 결정적 원인은 2분기 대비 3분기 실적이 매우 저조하게 나왔기 때문이다. 삼성SDI의 3분기 실적은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2분기 대비 각각 6.6%와 26.2% 감소한 것으로 집계되었다. 매출액은 시장 기대에 소폭 미달하는 수준이지만 영업이익은 기대에 크게 못 미치는 결과로 평가된다.

 

부문별로 살펴보면 CRT 부문을 제외한 전 사업부의 영업실적이 저조했다. 영업이익 기여도가 50%를 상회하는 모바일 디스플레이 부문이 출하량 감소와 판가 하락이라는 2중고를 겪었고, PDP는 출하량은 증가했지만 판가 급락으로 수익성은 크게 악화되었다. 그나마 위안이 되는 부문은 CRT 부문인데 중국 및 동남아 시장에서의 판매호조로 매출액이 5.4% 증가했으며 수익성도 개선되어 삼성SDI의 실적 버팀목 역할을 했다.

 

문제는 향후 실적인데, 이 부문에 대해서 의견이 분분하나 성장둔화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사업부별로 살펴보면,

 

모바일디스플레이 부문

 

휴대폰 디스플레이 시장의 트렌드 변화에 따른 주력제품(STNLCD)의 성장 둔화, TFT-LCD 모듈 사업의 난항, 그리고 휴대폰 형태 변화에 따른 OLED의 부진으로 실적 개선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PDP 부문

 

출하량은 증가할 전망이나 판매단가 하락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매출액은 성장하지만 영업이익은 적자전환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CRT 부문

 

TV 시장이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어 수요 증가는 이어질 전망이다.

 

이러한 예상과는 다르게 삼성 SDI의 향후 실적은 소폭이나마 개선 될 것이라는 의견도 끊이지 않고 있다. 우선, 신제품에 대한 기대감이다. 내년 1분기부터 양산이 시작되는 Vixslim(Slim형 CRT)은 화질, 디자인, 가격 측면에서 보급형 디지털 TV로 여전히 매력이 크다고 판단하고 있다. 또한, OLED 부문도 3분기 65K Full Color 양산에 이어 4분기 혹은 내년 1분기에 260K Full Color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어서 향후 모바일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성장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또한, TFT-LCD 모듈 사업 부문에서 신규 고객 확보 가능성과 PDP 모듈 가격의 하락세 둔화 전망이다. TFT-LCD 모듈은 90% 내외가 삼성전자에 들어가는데, 그간 영위해온 STN-LCD 모듈 사업에서의 신뢰를 바탕으로 해외 주요 고객을 추가 확보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SDI는 2003년 초에 TFT-LCD 가격하락에 따른 영업이익 감소로 주가가 63,000원까지 하락하였던 적이 있다. PER 기준으로 4.6배 수준이었다. 이후, 원가율 회복으로 영업이익이 증가하며 주가 수준을 17만대 올려 놓았다.

 

최근 4분기 실적 기준으로, 삼성SDI 주식의 PER 5.3배, PBR 1.1배, EV/EBITDA 4.4배 수준이다. 삼성SDI의 과거 평균 valuation과 비교하였을 때, PER 및 PBR 기준 저평가 되어있으나 EV/EBITDA 기준으로는 고평가 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삼성 SDI가 이익율 확대를 위하여 다수의 생산 시설을 해외로 이전하였다는 점을 고려할 때, EV/EBITDA 및 PBR에 의한 valuation은 적합하지 못하다고 판단된다.

 

현재 PER 기준만으로도 삼성SDI의 과거 10년 평균인 9.0배의 절반 수준에 머물고 있다. 수익 악화가 일시적 현상에 기인된 것이라면 주가의 회복력은 빨라질 수도 있을 것이다. 만약, 실적 악화기조가 오래 지속된다면 삼성SDI의 주주는 인고의 시간을 보내야만 할 것이다. 삼성SDI의 4분기 이후 실적이 어떻게 나올지 사뭇 궁금해진다.

김세훈 shkim@viptooz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