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화'적중 영업익 年22% 고성장

[고영업이익률 기업] KT&G

KT&G는 국영기업이었던 '한국담배인삼공사'가 민영화되면서 새로 바뀐 회사명이다. 그 때 그 이름이 그대로 영문화돼 'Korea Tobacco & Ginseng'으로 해석될 법도 하지만 정식명칭은 'Korea Tomorrow & Global'이란 점이 이채롭다.

KT&G가 CI까지 색다르게 변화시키면서 담배회사의 이미지를 숨기는 것은 담배회사의 광고에 대한 법의 규제도 있지만 민영화 회사로서 새롭고 신선한 이미지를 부각시킬 필요가 있기 때문이었다.

KT&G의 매출은 2004년 1분기까지 크게 총매출액과 순매출액의 두 가지로 나타났다. 총매출액은 KT&G의 실질적인 매출로 안 잡히는 담배소비세까지 합산해서 산출한 항목으로 2004년 1분기 이전까지는 총매출액과 순매출액의 두 가지 항목 모두 재무제표에 반영됐다. 하지만 2004년 반기부터는 담배소비세 등을 제외한 순매출액을 회사의 매출액으로 인식하기로 했다. 따라서 이번 반기부터 매출액은 순매출 항목 하나만 나타난다.

위 표는 1997년 이후부터 KT&G의 매출액(순매출액으로 표현)과 영업이익률의 추이를 나타낸 것이다. 매출액은 1997년 14,821억 원을 시현했지만 작년에는 21,789억 원으로 연평균 6.63%의 증가율을 나타냈다. 반면 영업이익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동기간 동안 영업이익이 2,141억 원에서 7,115억 원으로 연평균 22.16%의 증가세를 나타냈기 때문이다. 영업이익 증가율이 매출액 증가율을 압도함에 따라 KT&G의 영업이익률도 동기간 동안 14.45%에서 32.65%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KT&G 영업이익의 놀라운 증가세는 다음과 같은 연유에 기인한다.

첫째, 1,800원 이상의 고가제품들로 성공적인 제품포트폴리오를 구성했다.

일반적으로 1,800원 이상을 고급형 제품으로 분류하는데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가격대별 판매비중을 보면 1,800원 급 이상이 65.9%로 나타났고 1,500원 급의 경우는 26.8%로 나타났다. 특히 1,800원 급의 경우 전년 동기의 매출비중 54.3% 보다 11.6%p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고급형 제품의 카테고리에서 KT&G의 경쟁력은 여전히 유효한 것으로 나타났다.

둘째, 고가제품 판매비중의 증가는 궁극적으로 순매출단가의 상승을 가져왔다.

일반적으로 소비자 판매가격 2,000원의 담배 경우 담배소비세를 비롯한 교육세와 국민건강진흥기금보조금, 국민환경기금보조금, 잎담배경작안정화기금으로 929원의 세금이 부과된다. 그리고 여기에다 추가로 부가가치세가 부과되는데 부가가치세는 소비자가격의 10%인 소매인 마진을 제외한 1,800원을 기준으로 산출된다. 1,800원에는 이미 10%의 부가가치세가 포함돼 있기 때문에 이를 나누어 보면 1,636원과 164원으로 나타난다. 164원이 부가가치세인데 처음의 929원과 164원을 합한 1,093원이 총 세금 합계로 볼 수 있다. 따라서 10%의 소매인 마진을 제외한 1,800원에서 1,093원을 차감한 707원이 2,000원 담배의 순매출단가라고 볼 수 있다. 당연히 고가제품 판매비중의 증가는 순매출단가 상승을 가져온다.

이러한 추세는 그래프에 잘 나타나있다. 2000년 상반기 기준 순매출단가는 341원에 불과했지만 올 상반기 기준으로 544원까지 상승했다.

셋째, 원재료비 중 국산 잎담배 비중의 감소로 원가절감의 가시적인 효과를 들 수 있다.

일반적으로 KT&G의 원재료비는 전제 매출원가의 80%, 매출액 대비 41%에 달하는데 그 중 잎담배사용액이 전체 원재료비의 약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잎담배는 보통 국내산과 수입산으로 나뉠 수 있는데 국내산이 수입산보다 보통 30%이상 비싸다. 2003년 기준으로 매입액 비중이 각각 63대37로 나타났는데 KT&G는 2008년까지 비중을 50대50으로 맞출 계획이라고 한다. 왜냐하면 수입산 잎담배사용액 비중이 1%씩 증가할 때마다 연간 30억 원이 절감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점진적인 수입산 잎담배사용액 비중의 증가는 궁극적으로 매출원가율을 하락시켜 KT&G의 영업이익 극대화에 일조했다.

KT&G는 대표적인 국내 내수우량주다. 그리고 대표적인 배당종목으로서 투자매력이 높다. 하지만 KT&G에 대한 투자 리스크가 없는 것은 아니다.

교환사채 상환에 대한 수급리스크가 대표적이라 할 수 있다. KT&G는 이에 대해 2007년~2008년까지 전체주식의 24%를 매입 소각하겠다고 발표했다. 투자자들이 느끼는 불안감을 원천봉쇄하고 일관된 주주정책으로 투자자들에게 신뢰를 주겠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KT&G에 대한 투자리스크는 세금과 관련된 정부정책의 불확실성과 흡연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의 반감이라고 볼 수 있다.

KT&G가 이러한 난관을 어떻게 헤쳐나가고 기업가치를 상승시킬지 두고 볼 일이다.

양동선 sebian523@hot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