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효율-고수익' 고정비 멍에 벗은 현대百

[현장스케치] 현대백화점- 내수회복이 관건

◇ 수익성 개선에 주목

 

내수 경기에 가장 크게 영향을 받는 업체를 꼽으라면 단연 백화점 업체를 꼽는다. 그만큼 소비 심리 등락에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 고정비용이 높은 백화점의 경우에는 매출이 감소하면 즉각적인 수익성 악화로 이어져 실적이 감소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기존의 고정관념을 탈피하여 수익성 개선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주목을 받는 회사가 있으니 바로 현대백화점이다.

현대백화점이 보여준 상반기 실적은 다른 유통업체와 크게 다름없이 실적이 지난해 보다 줄었다. 그러나 영업이익률은 오히려 상승하면서 현대백화점 H&S와 분리 이후 처음으로 25.5%를 기록했다.

 

현대백화점에는 무슨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현대백화점이 본사가 있는 압구정 본점을 찾아가 봤다.

 

추석이 지나 한산 한 줄 알았던 백화점 매장은 생각보다 사람이 붐볐다. 가을 정기 세일에 돌입되었기 때문이다. 1층 매장부터 화장품, 핸드백 등을 사려는 사람들이 줄을 잇고 있었고 각 층마다 세일을 이용해 명품을 사려는 이들로 북적대고 있었다.

현대백화점 매출은 3개월 연속 상승하였다. 2개월 연속 증가한 것이 2002년 11월 이후 1년9개월 만에 처음이라고 하니 3개월 연속 상승은 그 의미가 남다르다.

 

특히, 세일위주의 저가전략이 매출상승의 주요인으로 작용했던 6~7월과 달리 8월 들어 명품과 신사정장의 매출이 살아나고 있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명품과 신사정장이 고소득층과 중산층 소비심리의 가늠자 역할을 하는 대표품목이기 때문이다. 압구정본점의 경우 방문 고객수가 15% 이상 늘어난 데 힘입어 20%나 매출이 증가하였다고 한다.

 

 

매출 증가와는 별도로 수익성 개선 작업도 한창이다. 올 상반기 영업이익률이 25.5% 지난 해 11.9%에 비해 크게 상승 한 점이 이를 말해준다.

 

수익성이 크게 호전된 이유는 고효율 및 고수익 상품의 매출비중 확대에 따른 매출총이익률의 향상이 주 요인이다. 또한, 효율적인 비용 통제에 따라 판관비율의 개선이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해 2분기 49.4% 달했던 판관비율이 올 2분기에는 47.2%로 2.2% 감소하였다.

 

그 동안 많은 논란이 있었던 부실 카드매출채권에 대한 상황을 보면 지난 해에 이어 지속적인 처리과정을 보이고 있다. 올 1분기에 보이던 1년 이상의 연체채권 총계가 415억원에서 올 상반기에는 207억원으로 현저히 감소하였고, 6~12개월 사이의 중기 연체채권 또한 146억원에서 78억으로 감소하였다.

 

◇ 내수경기 회복 없이는 성장 한계

 

그러나 이와 같은 긍정적인 단면에도 불구하고, 내수경기 회복이 나타나지 않는 상황에서 구조적인 실적 회복을 논하기는 어렵다. 현대백화점은 향후 점포신축 계획이 없는 상황으로서 경기가 의미 있는 회복세를 보여주지 않는 한 실적개선 역시 한계를 나타낼 수 밖에 없다.

 

한편, 현대백화점은 무역센터 및 목동점을 운영하고 있는 비상장 계열사 한무쇼핑 지분 추가 인수를 시사하였다. 이는 2003년 현대백화점이 정지선 부회장으로부터 4.4%의 한무쇼핑 주식을 239억원(주당 177,021원)에 인수한 것의 연속선상으로 풀이된다. 당시 정몽구 회장이 상속의 일환으로 정지선 부회장에게 한무쇼핑 주식을 매도, 다시 이를 정부회장이 현대백화점에 매각한 바 있다.

 

현재 정몽구 회장과 현대백화점은 한무쇼핑에 대해 각각 37.6%, 23.8%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향후 현대백화점은 정회장 지분 37.6% 중 일부, 혹은 모두를 인수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장기적으로 현대백화점의 기업 투명성을 높인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일 수 있지만, 문제는 인수 가격이다. 인수 가격에 따라 현대백화점의 부가 이전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입점수수료 인상에 따른 매출총이익률 상승, 인건비 및 판촉비 절감을 통해 수익성 개선은인상적이지만 비용절감에 의한 실적개선은 한계가 있으며, 본격적인 성장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소비 경기 회복 혹은 점포신축에 의한 외형확장이 있어야 한다. 하반기 내수 경기 동향이 현대백화점에게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 주목해 볼 만하다.

 

김세훈shkim@viptooz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