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든든한 그룹물량+고배당' 매력

[신고가-신저가를 찾아서] LG 건설

LG건설이 지난 4월 중순의 고가 21,700원을 훌쩍 뛰어 넘어 23,100원(2004년 10월 4일 기준)을 기록하며 52주 신고가와 사상 최고가를 동시에 갈아치웠다. 불과 5개월 여 만에 신고가를 갱신한 것이다. 건설 경기가 사상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일궈낸 일이라 그 의미가 남다르다. 과연 LG건설에게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최근 LG건설 주가의 급격한 상승에는 여러 이유가 있다.

 

첫째, 대규모로 추진되고 있는 LG필립스LCD의 그룹 공사가 LG건설 실적을 든든히 받쳐주고 있다.

 

LG필립스LCD 파주 공장의 예상투자액은 향후 10년간 200억$ (약 24조원) 가량이다. 이중 30%가 LG건설의 매출로 인식된다고 하면 약 7조원 이상의 매출이 파주공장에서만 발생하며, 이는 기존 매출액 대비 2년치 물량에 해당된다. 현재 진행중인 P7 공사에 한정될 경우는 2004년4월~2005년12월 총 20 개월에 1.5조원 발생한다. 한 달에 750억원, 분기로는 2,250억원 1년에 9,000억원 가량의 매출이 발생하는 것이다.

 

둘째, 풍부한 수주물량을 가지고 있다.

 

LG건설의 상반기 신규수주는 2조 2,27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2% 증가(지난 해 대규모 해외수주 제외)하였다. 건설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양호한 수준의 수주를 달성할 수 있었던 것은 건축부문과 주택부문의 수주가 크게 증가하였기 때문이다. 주택경기가 전반적으로 침체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주택수주는 31% 증가하였다. 건축부문은 LG필립스 LCD의 파주공장 발주에 힘입어 55% 증가하였다. 공사잔고 증가는 지속적인 실적호전이 가능함을 의미한다.

 

셋째, 풍부한 수주잔고가 실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LG건설의 8월까지의 매출액은 2조 4,500억원으로 추정되는 등 실적호전 추세가 지속되고 있다. 특히 LG필립스LCD 파주공장의 P6공구 잔여공사 762억이 하반기의 실적에 반영되고 있으며, P7공구 공장 건설(1.3조원)의 35%(4,600억원)가 04년 하반기 실적에 반영됨과 더불어 내년 7월말까지 나머지 도급액인 8,400억원이 매출에 계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공기단축공법으로 시공되는 만큼 매출액에 반영되는 기간도 짧아 05년에도 실적 호전추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민자 SOC 공사도 활발하게 시행되고 있어 실적 증가에 일조를 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의정부 경전철, 서울-문산간 고속도로 등 총 4,100억원의 민자 SOC공사가 착공 되고 있다.

 

넷째, 고배당에 대한 기대이다.

 

실적 증가세와 더불어 LG투자증권 지분 매각, 제주 엘리시안 골프장 회원권 분양, 천안 논산 민자 SOC 지분매각 등 총 2,300 억원의 현금이 유입이 예정되어 있다. 이와 같은 현금의 증가는 최근 건설업체들의 차입금이 늘어나는 것과 대조적으로 차입금은 크게 줄어 들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풍부한 현금 유동성과 양호한 실적으로 올 해 고배당이 예상된다. 2003년 액면가 대비 25%의 현금배당금을 지급했고 작년 배당성향을 감안하면 2004년에는 지난 해 수준 이상의 현금 배당이 예상된다. LG건설의 배당 정책은 98년 이후부터 배당성향을 지속적으로 높여 왔기 때문에 2004년에도 일관된 고배당 정책은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이유가 LG건설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갈아 치울 만큼의 이슈가 되기에는 부족한 감이 없지 않다.

 

지금의 주가를 설명하기에는 건설경기 침체의 골이 너무 깊고, 불확실성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건설업종의 선행지표라고 할 수 있는 건설 수주액 및 건축허가면적은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먼저 건설수주액은 2004년 1월 이후 전년 동월 대비 매월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으며, 특히 2004년 6월에는 전년 동월 대비 큰 폭(36.9%)의 감소세를 보여주었다.

 

건축허가면적 역시 2003년 8월 이후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는 모습이다. 단지 2004년 2월과 2004년 5월에만 전년 동월 대비 각각 2.7%와 6.6%의 증가세를 시현하였을 뿐, 거의 매월 큰 폭의 감소세를 시현하였다.

 

특히 2004년 6월에는 전년 동월 대비 큰 폭(55.7%)의 감소세를 시현하였다. 최근 정부의 건설 관련 규제 완화로 그나마 건설 경기 악화가 완화되고 있지만 전반적인 건설경기 부양에는 미흡한 것으로 판단된다.

 

건설 경기는 둔화는 업체간 과당 경쟁으로 이어지며 건설사들의 수익성 저하를 가져온다. LG건설 상반기 실적은 살펴보면 매출액은 증가하였지만 영업이익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원가율 상승이 주된 이유다. 정부의 건설 경기 부양에도 불구하고 얼어붙은 건설 경기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다면 수익성 회복은 다소 늦춰질 수 있을 것이다.

 

그 밖에도 LG건설의 해외 사업 부문의 수익성에 관한 의문이다.

 

LG건설의 해외 부문의 원가율은 2001~2003년 동안 각각 100.0%, 104.0%, 98%에 달해 수익성이 매우 낮다. 비록, 매출 비중은 2000년 15%에서 올 상반기 12%까지 축소 되었지만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은 아니다.

 

LG건설이 그룹물량을 바탕으로 한 풍부한 수주잔고, 실적 호전이 예상되고, 실적 호전에 따른 배당의 증대 기대감으로 신고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LG건설의 사상 최고가가 이어지기 위해서는 국내 건설 경기의 회복이 가시화 되어야 할 것이다. 건설 경기 호조가 담보되지 않은 최고가 행진이 지속될 지 지켜볼 일이다.  

 

김세훈 shkim@viptooz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