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어'맨의 30년 고민 결실

[현장스케치] 듀오백

"딱딱한 나무 의자에 앉아 고생하는 우리나라 학생들을 떠올리고 의자 만들기에 매달렸습니다."

인천광역시 가좌동, 지난 해 남동공단에서 이 곳으로 본사와 공장을 이전하면서 4개 납품업체가 같이 들어와 한지붕에서 같이 일하고 있다. 이들 업체는 듀오백과 납품 계약을 맺은 후 거의 독점적으로 듀오백 코리아의 부품만 생산하고 있다.

제품기획부터 애프터서비스까지 전 과정에 걸쳐 납품 업체들과 긴밀한 협의 채널을 가동하고 있어 시너지 효과를 톡톡히 낸다고 강조한다. 실제로 부품 업체와 "동거" 이후 영업이익률이 20%를 훌쩍 뛰어 넘으면서 3% 이상의 영업이익률 상승 효과가 나타나기도 했다.

1987년 해정산업으로 출발한 듀오백코리아는 지난 1997년 등받이를 두개로 분리한다는 "듀오백 이론"이 적용된 인체공학 의자 '듀오백'을 출시하면서 인지도를 얻기 시작했다. 국내 의자 업계에선 보기 드물게 임상실험을 거쳐 탄생한 듀오백은 지난해 한 민간 조사기관이 실시한 브랜드 인지도 조사에서는 60%가 넘는 점유율을 기록할 정도로 선두 위치를 확보하고 있다.

이 제품의 인기 상승에 힘입어 듀오백코리아는 1999년부터 지난해까지 연평균 46.6%에 달하는 매출 신장세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 증가율은 무려 70.3%에 달할 정도다.

이런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 2세경영자인 정관용 대표는 올 해를 제2의 창업을 주창하고 있다. 주된 내용으로는  특허권의 완전 인수로 본격적인 수출 드라이브 정책을 펼친다는 것이다.

듀오백코리아는 지난 95년 독일 그랄사와 듀오백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 국내 '듀오백 의자'의 독점 생산 및 판매를 하고 있다. 최근 원특허권자인 독일의 그랄(Grahl)사로부터 듀오백의 세계 특허권을 완전히 이양받았다.이로써 로열티 비용 부담을 없애고 생산원가는 물론 수출단가까지 절감하게 됐다.

해외 시장 진출도 훨씬 용이해졌다. 듀오백코리아는 이미 일본 니센사와 계약을 맺고 오는 7월부터 듀오백을 일본 전역에서 통신 판매하기로 했다.중국을 비롯한 동남아 시장 공략도 연내에 가시화한다는 계획이다.

듀오백코리아의 또 다른 자신감은 신제품 개발을 통해 한층 다양해진 제품구성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현재의 매출구성은  '의자'라는 단일제품에 머물러 있다. 단일 상품의 매출 집중을 완화하기 위해 지난해 학생용 책걸상 세트인 '듀오스쿨'을 선두로 한국형 좌식의자, 메모리폼 소재 건강 베개 등을 선보였다. 올해에도 회전식 좌식의자와 여성전용 듀오백을 출시할 예정이다.

이밖에 듀오스쿨의 경우 수천억원대에 이르는 국내 국·공립 학교 조달시장에 진출한다는 방침 아래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학생용 책·걸상인 '듀오스쿨'이 사무용 의자 조달청 조달품목 등록에 이어 오는 올 해 추가로 교구용 의자 조달 품목으로 등록되어  올해부터 관급, 교구용 의자 매출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판매처로는 전국 27개의 총판과 약 1500여개의 대리점을 통해 매출의 약 57%를 판매하고 있으며 이외 홈쇼핑 및 할인점 30%, 특판 11%, 조달 2%로 판매되고 있다. 아직까지 총판, 대리점의 매출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지만 지난 2000년 이후 다양한 유통경로를 확보해 점차 특판 및 조달의 매출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2,000여 판매망을 중심으로 애프터서비스(AS)에 강점을 보이고 있으며 2003년 한국경영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듀오백 코리아 대표 정관용씨는 30대 초반의 나이로 일찌감치 2세 경영을 이끌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남들보다 유리한 조건에서 시작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2세 경영인으로서 심적 부담은 오히려 더합니다."라고 최근 지휘봉을 맡게 되면서 느껴온 소회를이렇게 표현했다.

정 사장은 이미 5년전 기획실 차장으로 회사에 들어와 의자조립과 납품영업 등 현장에서 직접 뛰며 이른바 '경영자 수업'을 착실히 받아 왔다. 정 대표는 코스닥 등록도 직접 추진했다. 듀오백 코리아가 추구하는 '인체공학적 가구'라는 가치를 사람들에게 보다 널리 알리기 위해선 기업 형태에 있어 공신력이 필요해서였다.  "기업가치가 일시적으로 시장수급에 의해 좌우되기도 하지만 꾸준하게 기업가치가 상승곡선을 그리는 그런 회사를 만들고 싶다"라고 소감을 표명한다.

지금까지의 듀오백 코리아는 성장세는 과히 놀랄만하다.  향후 추가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사무용 의자 시장 진입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무용 가구 시장에는 퍼시스, 한국 O/A 등 만만치 않는 경쟁사들이 기다리고 있다. 이미 교육용 브랜드인 퍼시스의'팀스'와 '듀오스쿨'가 경쟁 중에 있다. 과연 듀오백 코리아가 퍼시스의 높은 산을 넘어 성장의 폐달을 계속 밝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김세훈 shkim@viptooz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