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리경영의 귀감 '존슨 앤 존슨'

[글로벌 가치주]

                      

 

 

존슨 앤 존슨은 윤리경영의 대명사로 손꼽히는 글로벌 기업이다. 대규모 손실이 불가피함에도 불구하고 고객과 지역사회와의 신뢰를 위해 윤리경영을 실천했기 때문이다.

 

1982년 시카고에서 일어난 타이레놀 사건은 존슨 앤 존슨의 윤리경영의 극치를 보여준다. 타이레놀 사건은 존슨 앤 존슨의 대표적인 유명 진통해열제인 타이레놀을 복용한 8명이 사망한 사건이다. 이 때 존슨 앤 존슨은 사건발생 즉시 '고객에 대한 책임'을 강조하면서 시카고뿐만 아니라 미국 전 지역의 제품을 전량 회수하는 한편 무려 1억 달러라는 광고비를 들여 '원인규명이 될 때까지 타이레놀을 복용하지 말라'는 일반기업들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광고를 내보냈다.

 

나중에서야 이 사건은 타이레놀 자체의 결함 때문에 발생한 것이 아니라 한 정신병자에 의한 독극물 투입 때문에 일어난 것으로 밝혀졌고 이후 소비자들은 존슨 앤 존슨을 더욱 신뢰하게 됐으며 타이레놀은 더욱 강력한 브랜드가 된 계기가 됐다.

 

존슨 앤 존슨은 비위생적인 환경 속에서 외과수술이 행해지는 게 보편화 된 1885년에 로버트 W 존슨이 그의 두 형제인 제임스 W 존슨과 에드워드 M 존슨과 파트너쉽을 이루면서 시작되었다. 14명의 직원과 함께 벽지공장이었던 건물에서 출발한 이 회사는 현재 109,100명의 직원들이 175개의 국가에서 제품을 팔고 있는 거대기업으로 성장했다.

 

존슨 앤 존슨이 초창기에 진출한 시장은 외과의사용 가운이었다. 이 가운은 그 당시 대단한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위생을 요하는 소독과정에서 반드시 필요한 가운이었기 때문에 존슨 앤 존슨은 대량생산 체제를 갖춰 외과의사뿐만 아닌 미국 전역에 있는 내과의사와 약사들에게도 공급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존슨 앤 존슨은 1888년에는 소독에 관한 위생처리에 대한 책까지 편찬함으로써 단순히 제품만 공급하는 제조업체가 아닌 인간을 생각하는 철학을 갖는 기업으로서 면모를 갖추기 시작했다.

 

존슨 앤 존슨의 세계시장 진출은 1919년 캐나다에 사무소를 설립함으로써 시작됐다. 이후 1924년에는 북미대륙이 아닌 영국에 최초로 해외사무소를 설립했으며 그 후 차례대로 1931년 호주, 1956년 스웨덴, 1961년 일본, 1973년 그리스, 1981년 한국, 1985년 이집트로 시장을 확장해 나갔다.

 

1920년은 존슨 앤 존슨에게 아주 뜻깊은 해다. 이 때부터 본격적인 제품다각화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소독용 밴드를 시작하여 존슨 앤 존슨 베이비 크림 등이 이 시기에 나왔다. 이 때 설립자인 로버트 W 존슨의 아들인 같은 이름의 로버트 W 존슨이 회장에 오르자 그는 본격적으로 기업조직을 변화시키기 시작했다. 우선 본사의 권한을 대폭 축소시키고 증가하는 해외법인들에게 독립적인 권한을 대폭 이양한 것이다.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1943년에 그는 사업을 함에 있어서 기업이 지켜야 할 사회적인 책임을 강조한 “원칙”을 문서화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기업의 첫 번째 책임은 우리의 제품과 서비스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에 대한 것이다. 두 번째 책임은 기업의 종업원들에 대한 것이다. 세 번째는 지역사회에 대한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 책임은 우리 주주들에 대한 것이다."

 

1943년에 문서화된 이 '원칙'은 로버트 W 존슨과 그의 후임자들이 반드시 준수하는 절대적인 원칙이 됐다. 그들은 기업의 첫 번째, 두 번째, 세 번째 책임을 지키면 주주들에 대한 책임은 자연스럽게 완수할 수 있는 것으로 생각했다. 이러한 원칙에 입각했기 때문에 1982년 타이레놀 사건 때에도 존슨 앤 존슨은 소비자와 지역사회에 대한 책임을 완수하기 위해 신속한 조치를 취할 수 있었던 것이다.

 

존슨 앤 존슨의 사업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뉘었다. 소비재 부문, 의약품 부문, 의료기계와 진단시약 부문이 그것이다.

 

소비재 부문은 특히 아기용품, 스킨케어, 여성건강 부문뿐만 아니라 영양식품 부문까지 다양하게 포함하고 있다.

 

 

 

의약품 부문은 항균, 피임약, 피부병, 종양, 비뇨기학 등에 관계된 약품을 포함하고 있다. 의료기계와 진단시약 부문은 주로 병원과 연구실 등 전문적인 분야와 관련된 제품을 포함하고 있는데 심장병과 순환계 장애 및 척추 관련 제품 등을 다루고 있다.

 

 

2003년 소비재 부문의 매출액은 74억 달러를 시현했는데 이는 2002년에 비해 13.2%가 증가한 수치다. 미국 국내에서의 매출이 40억 달러(2002년 대비 10.1% 증가)인 반면 해외시장에서의 매출은 34억 달러(2002년 대비 17% 증가)를 달성했다. 이 중 8.6%는 영업의 성과에 의해서 그리고 나머지 8.4%는 환율변동의 영향 때문으로 분석됐다.

 

소비재 부문의 매출 대부분은 스킨케어와 아기용품과 영양식품 등 존슨 앤 존슨의 강력한 브랜드를 갖춘 프랜차이즈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나타났는데 세부적으로 들어가보면 스킨케어의 경우 2002년에 비해 14.4%가 증가한 18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해외시장에서 인지도가 높은 뉴트러지나(NEUTROGENA) 브랜드의 꾸준한 매출 때문으로 나타났다.

 

아기용품의 경우 전년에 비해 12.8%가 증가한 13억 달러를 달성했다. 이는 새로 출시한 존슨스 소프트와시와 존슨스 소프트로션 등 신제품의 매출 때문으로 나타났다. 영양식품의 경우 전년에 비해 13.6%가 증가한 20억 달러를 기록했는데 이는 강력한 브랜드 제품인 타이레놀과 스플렌다의 꾸준한 매출 때문으로 풀이된다.

 

의약품 부문의 대부분의 매출은 1961년에 인수한 얀센에서 개발한 DURAGESIC이라는 고질적인 고통을 완화시키는 데 탁월한 제품의 영향이 컸다. 전년에 비해 35.6%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하지만 항상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왜냐하면 2005년에 특허가 만료되면서 제네릭 약품들과의 경쟁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존슨 앤 존슨도 이를 인식하고 조치를 강구 중이다. 전반적으로 의약품 부문의 매출은 미국 국내에서 11.3% 증가한 반면 해외시장에서는 19.4%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해외시장 매출의 대부분(13.4%)이 긍정적인 환율영향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의료기계와 진단시약 부문은 작년에 149억 달러의 매출을 달성했다. 이는 영업의 성과에 의해 12.8%, 환율의 영향으로 5.7%가 증가해 전체적으로 전년에 18.5%가 증가한 수치다. 미국시장에서 15.9% 매출이 증가한 반면 해외시장에서는 21.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사업부문의 성장은 1996년에 합병한 코디스(Cordis)와 1998년에 새로 인수한 데퓨(DePuy)가 주도했다. 즉 코디스는 심장병과 순환계 질환 관련 분야의 선도기업인데 전년에 비해 무려 65%가 증가한 27억 달러의 매출을 달성했다. 반면 데퓨는 정형외과 분야를 이끌고 있는 선도기업으로서 전년에 비해 18.6%가 증가한 30억 달러의 매출을 달성했다.

 

 

 

 

각 사업부문의 영업이익률은 다음과 같다. 소비재 부문은 영업권과 재산권 상각과 같은 추가적인 비용을 다 떨굼에 따라 영업이익률은 0.6%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재 부문의 영업이익률은 18.7% 정도다. 의약품 부문의 영업이익률은 30.2%를 차지하는데 고가품목인 PROCRIT/EPREX의 매출감소와 신제품에 대한 프로모션 비용증가의 영향으로 전년에 비해 3.5% 소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기계와 진단시약 부문의 영업이익률은 22.6%로 나타났다. 이는 2002년에 비해 2.8% 개선된 수치다.

 

 

존슨 앤 존슨은 세계적인 글로벌 기업이지만 아직까지 매출의 약 60%가 미국 국내에서 발생하고 있고 약 23.8% 정도가 유럽에서 발생하고 있다. 즉 의료기계와 진단시약(고가제품)의 사업부문 비중이 높은 까닭에 아무래도 후진국보다는 선진국 위주의 해외시장에서 매출이 집중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5 년동안 미국시장과 해외시장의 연간 성장율은 각각 14.4%와 8.7%로 나타났다.

 

윤리경영의 대명사 존슨 앤 존슨의 성장은 많은 기업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본다. 기업은 회사를 운영하면서 많은 위기를 겪게 된다. 문제는 그 위기를 어떻게 기회로 전환시키느냐일 것이다. 존슨 앤 존슨은 회사 내부의 원칙에 따라 그대로 행동했고 이러한 원칙에 입각한 행동은 궁극적으로 회사와 소비자 그리고 지역사회 모두에게 바람직한 방향으로 전환됐다.

 

양동선 sebian523@viptooz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