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주 지속성장 여부가 잣대

[고영업이익률형기업] 국순당

대학교 시절 술은 소주만이 전부인 줄 알았던 필자는 언제부턴가 호리호리한 병에 담긴 누룽지 빛깔의 액체를 많은 사람들이 마시고 있는 걸 발견하게 됐다. 쌉싸름한 맛은 기존의 소주와는 다른 한약의 향이 묻어있었다.

술이지만 몸에는 좋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중에서야 이 술이 백세주란 걸 알게 됐고 이 술을 제조하는 국순당이란 기업을 알게 됐다. 이번 고영업이익률형 기업 코너에서는 백세주라는 베스트셀러를 제조하는 국순당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한다.

국순당은 국내 전통주의 대중화와 부활을 기치로 1992년에 본격적으로 전통주 시장에 진출했다. 물론 그 이전에는 ‘한국미생물공업연구소’란 이름으로 설립된 전신회사에서 20여 년 동안 전통주 제조에 관한 전통누룩 및 조효소제 기술을 연구해 이 방면에 관한 기술을 축적했다. 현재 국내에서는 국순당을 비롯해 약 100여 개 업체(민속명인 등 포함)에서 150여 종의 전통주를 생산하고 있다.

국순당은 작년 연간 기준으로 1,312억 원의 매출액에 378억 원 상당의 영업이익을 시현해 28.8%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국순당은 1999년에 30% 상당의 영업이익률에 도달한 후 작년까지 영업이익률이 25%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는 대표적인 고영업이익률형 기업이다.

이렇게 국순당이 괄목할 만한 영업이익률을 시현한 데에는 백세주라는 걸출한 브랜드 품목이 있기 때문이다.

"국순당=백세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왜냐하면 국순당은 백세주 하나로 성장했기 때문이다.

작년 매출현황을 보면 극명하게 나타난다. 백세주 관련 매출액은 약 1,238억 원이 발생했는데 이는 작년 전체 매출액 1,311억 원의 94.4%다. 2001년의 91.4%, 2002년의 92.9%로서 백세주가 차지하는 매출비중은 해마다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이는 양날의 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백세주 하나가 소비자들의 입맛을 완벽히 점령한 브랜드 품목이라면 경영의 집중이 가능해 광고비 등 판관비의 관리가 용이하다. 문제는 백세주가 갖는 프랜차이즈 가치가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을 때다. 이런 상황에는 단일품목 리스크를 헤지할 방법이 없다.

현재 전통주 시장은 경쟁업체들의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경쟁이 치열하다. 2001년에 전통주 시장에 진입한 ㈜진로와 두산의 존재는 시장의 크기를 키워줬다는 점에서 사업초기에는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지만 여전히 잠복된 리스크 요인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국순당의 강력한 경쟁업체는 배상면 주가다. 산사춘이라는 강력한 브랜드 제품을 공격적인 광고집행과 마케팅으로 시장점유율을 키워가고 있다. 작년 기준으로 국순당의 시장점유율은 74% 정도 나타났는데 이는 전년의 76%에서 2% 감소한 수치다. 또한 이번 1분기에는 68%까지 떨어졌는데 잠식된 시장점유율의 대부분을 배상면 주가가 흡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배상면 주가의 경우 2002년에는 14%의 시장점유율을 나타내다가 2003년 16%, 그리고 이번 1분기에는 22% 수준까지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