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시장, 작은 출입문

[중국이야기] 건설업

◇중국의 건설시장 현황

 

중국 경제의 고속 성장과 더불어 건설투자 부문도 매년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기본 건설투자, 개조 건설투자, 주택 건설투자로 구분되는 중국 건설투자는 기본 건설투자의 경우 1999년부터 2003까지 매년 7-8%포인트의 성장을 보이고 있으며, 개조 건설투자도 점차 투자금액의 증가폭이 커지고 있다. 특히, 주택 건설투자의 경우 매년 20%포인트 이상의 높은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현재 중국의 건설 투자액은 상당히 높은 수준으로 중국이 개발 단계에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앞으로도 중국 건설시장의 성장 가능성은 무한하다 할 수 있다.

 

중국은 경제 발전의 주축이 되어왔던 동부연안지역과 중부지역 그리고 서부지역으로 구분된다.

 

경제발전 기간 동안 지역간의 격차는 점차 심화되어 왔으며, 특히 서부지역은 중국 전체 면적의 60%정도를 차지하고 있으면서도 경제 개발 과정에서 지나치게 소외되어 왔다. 서부지역은 2000년 들어서면서 동부지역에 비해 건설투자가 빠르게 증가하고는 있으나 투자 규모는 매우 작다. 기본 건설투자가 두 자리수 성장을 해왔음에도 중국 전체 건설투자 규모의 20% 정도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러한 불균형적인 지역 발전을 완화하고자 중국 정부는 '서부 대개발 사업'을 추진 중에 있다. 서부대개발은 현재 1단계사업 추진 중에 있으며, 중국 정부는 초창기 사업이 서부 대개발 프로젝트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판단 이미 750억 달러(86조 2천억)를 주요 프로젝트에 투입한 상태다.

 

또한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베이징시는 올림픽 개최와 관련하여 건설 투자 계획을 총 540억 달러 규모가 될 것으로 발표했다. 올림픽 유치로 인해 2007년까지 GDP 성장률은 연간 0.2～0.3% 증가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이며 이는 중국경제 활성화 및 건설경기의 지속화에 기여할 것이다.

 

◇중국 건설 업체의 급부상

 

국내에는 중국 건설기술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상하이 푸동의 고층빌딩에서 볼 수 있듯 그 실력은 만만찮다. 지난 해에는 차이나컨스트럭션아메리카(CCA)가 미국 경제의 심장부라는 뉴욕에서 1억9000만 달러 규모의 건설공사 수주에 성공하였다. CCA는 중국국영건설엔지니어링(China State Construction Engineering Corp.)의 자회사로 앞으로 220개 객실을 가진 메리어트호텔을 포함해 복합주거단지를 짓게 된다. 또 국영기업인 상하이건설그룹도 뉴욕 플러슁 지역에서 1억 1000만달러 건설공사를 따내는 등 선진국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하고 있다.

 

중국은 이미 나이지리아 철도사업, 이란 지하철공사, 버마와 말레이시아 발전사업, 수단의 송유관 건설 등 굵직굵직한 프로젝트를 진행 중에 있다. 중국국제계약협회(Chinca)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건설업체들은 국외에서 176억달러 물량을 수주했다. 이는 2002년과 비교해 17.4% 늘어난 수치다.
 
이처럼 중국 건설업체가 급성장할 수 있었던 요인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약 20년 동안 중국 내 건설붐이 불면서 충분한 시공경험을 쌓았다는 점이다.

 

상하이의 경우 아직까지도 도시 전체가 건설공사장에 비유될 정도다. 또 홍콩에서의 대형 프로젝트 입찰을 대거 중국이 따내면서 건설 발전 초석을 다질 수 있었고 외국계 기업들이 상하이, 베이징 등으로 진출하면서 기술이전도 상당히 이뤄졌다.

 

둘째는 저렴한 인건비다.

 

기술력이 비슷하다면 아무래도 인건비가 싼 쪽이 유리하다. 앞서 언급된 뉴욕 프로젝트도 미국, 유럽의 5개 경쟁업체와 맞붙었지만, 입찰가를 가장 낮게 제출하면서 낙찰에 성공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전체적인 수주액은 늘어나고 있지만, 고부가가치 높은 건설 사업에는 약점을 들어내고 있어 수익성 제고에는 많은 어려움을 가지고 있다. 중국 노동자 임금도 빠르게 높아지 고 있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중국의 배타적 건설제도

 

중국은 외국 투자공사나 현지업체가 수행하지 못하는 공사 이외에는 외국 업체의 공공공사 진출을 사실상 막고 있는 실정으로 국내 업체의 경우 투자 개발형 사업 즉 아파트, 오피스빌딩 등 부동산관련 건설사업에만 진출해 있다.

 

중국에서 외국업체가 공사를 도급 받으려면 외국기업 공사도급 자격증을 취득해야 하는데 그 범위는 투자 조건부 방식으로 외국기업이 시공자 금융방식으로 진출하는 공사, 현지업체가 시공하지 못하는 특수공정인 경우에 한해 기술이전이나 특수장비 제공조건으로 참여하는 경우, 투자공사 중 현지업체가 단독으로 수행할 수 없는 특수프로젝트에 합작으로 진출하는 경우뿐이다.

 

입찰관행도 현지기업간 내부적인 담합으로 외국 기업들은 사실상 공사 참여기회가 없는 상태이고 우리기업이 진출 가능한 고급기술 관련 전문분야는 자금력과 기술력이 우수한 미국, 일본, 유럽 등 선진 기업들과 힘겨운 경쟁을 하고 있다.

 

중국 현지에 진출해 있는 국내 업체들의 경우, 폐쇄적인 중국 건설 정책으로 인해 사실상 공공공사 부문에는 진출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며, 2008년 올림픽과 관련된 사업의 수주를 위해서는 중국 업체들과의 합작을 통해서만 가능한 실정이다.

 

이처럼 중국건설시장이 급부상하고 있으나 국내 기업은 효과적인 진출방안을 마련치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특히 96∼97년 사이 일부 국내 기업이 체계적인 준비 없이 성급하게 개발사업을 중심으로 진출했으나 실질적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국내 건설사들은 지난 96년에  6억7천831억달러, 97년 18억1천308억달러 규모의 계약실적을 달성했으나 2002년에는 1천330만달러 수준으로 하락했다.

 

따라서 중국건설시장에 대한 진출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보다 치밀한 전략적 대응방안이 필요한 상황이다.

 

김세훈 shkim@viptooz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