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칠성음료

예전에 롯데칠성의 ROE가 하락할 것이라고 말씀드린 적이 있었는데..

결국 나타나는군요. 그것도 사업가치의 변화가 아니라 주주정책에 의한 것이라

아쉬운 부분입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완벽한 투자처가 될 수 있음에도,

주주 친화적 정책의 부재로 투자 매력도는 다소 손색이 있어 보입니다.

(그래도 가장 좋은 투자처 중 하나라는 생각에는 변함 없습니다)

경기가 회복되면 다시 실적개선이 이뤄지리라 봅니다.

- 제가 썼던 ROE 예측 방법에 대한 글을 읽으신 몇몇 분들을 위한

  사례분석이기도 합니다.^^ 모쪼록 도움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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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력한 판매망, 다양한 카테고리의 제품군 : 이곳저곳에서 보이는 초록색의 롯데칠성 음료자판기와 운송트럭. 탄산음료에서 주스에 이르는 풀라인의 제품군. 칠성사이다, 델몬트주스, 2%, 펩시콜라 등 높은지위의 브랜드 다수 보유. 고객과의 접촉지점과 접촉횟수가 가장 많은 회사. 제품수명주기가 짧고, 소액반복구매의 빈도가 높은 음료시장에서 판매력과 제품력은 경쟁우위에 가장 큰 영향력을 주는 경쟁요소.

- 상승하는 시장지위 : 음료시장 43% 점유하고 있으며, 점유율이 지속상승하고 있음. 탄산음료 부문의 경쟁사 코카콜라는 생활수준향상으로 인한 건강선호추세에 따라 점차 힘을 잃어가고 있음. 이는 선진국에서의 추세이기도 함. 코카콜라와 차별된 '깨끗함'을 내세우는 칠성사이다는 시장 지위 점진적으로 상승. 주스부문은 해태음료와 시장을 반반씩 점유. 기타음료부문에서도 강한 판매력과 자금력으로 점차 시장지위 상승 중. 건강선호추세에 따라 여러가지 기능성 음료로 시장세분화가 되고 있어 롯데칠성음료의 시장지위 상승 예상됨.

○ 그러나 코카콜라는 아니다 - 1 : 잠재력이 다르다.

- 성숙기 산업 : 롯데칠성은 IMF시기를 전후로, 총 매출액이 무려 2배 가량 증가하는 실적향상을 이뤄냈음. 그러나 그래프의 모양을 보면 알 수 있듯 전체적 성장추이는 완만한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음. 1990~1997년에 이르는 7년 동안 총매출액은 3700억원에서 6700억원으로 증가, CAGR는 9%정도이고 2003년까지의 13년 CAGR또한 9.5%정도로 낮은 성장률을 보임. (CAGR : Compound Annual Growth Rate의 약자로, 연평균성장률을 의미)

- IMF 이후의 성장배경 : 첫째, IMF로 인해 경쟁사인 해태음료가 쓰러졌으며 기타 음료업체들도 부진한 상황으로 업계 1위인 롯데칠성음료의 반사이익이 증가. 둘째, 전방 유통산업에서 할인점이란 강력한 유통망이 탄생, 대량매출의 장이 열림. 셋째, 유통산업의 발전과 함께 정부의 강력한 내수부양정책과 신용카드 활성화가 겹쳐 소비자의 소비성향이 대폭 증가. 넷째, 롯데칠성의 제품라인이 2%부족할 때 등의 히트로 한층 업그레이드.

- 현 시점에서 향후 성장성 : IMF이후의 폭발적인 실적개선은 상당히 우호적인 거시/미시환경 변화에 힘입은 바가 컸기 때문에 향후에도 이런 성장률이 유지되리라 기대하기는 어려움. 그러나 현재의 실적정체가 극심한 내수침체에 기인했다는 점, 경기부진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인 수요기반과 시장지배력 강화로 오히려 선방한 점을 감안한다면 향후 경기회복에 따라, 높진 않지만 안정적 성장이 예상됨. 우월한 판매력, 교섭력, 제품력, 자금력 등 경쟁우위의 종합적 역량을 살펴볼 때 앞으로도 예전과 같이 8~9%정도의 성장이 지속되리라 봄.

- 그러나 코카콜라는 아니다 : 코카콜라는 글로벌 시장에서 뛰는 반면, 롯데칠성은 협소한 국내시장에서만 사업을 영위하여 성장성에 한계가 있음. 매출을 늘리기 위해선 가격을 인상하거나 판매수량을 늘려야 하는데, 특히 음료수와 같이 부가가치 결합 및 증대가 어려운 제품일 경우 장기간의 매출성장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판매수량의 지속성장이 필수. 코카콜라의 경우에도 궁극적으로 판매수량 극대화를 달성키 위해 세계로 진출하였음.

장기적으로는 해외진출이 필수인데 롯데칠성에는 여의치 않아보임. 탄산음료부문의 경쟁제품에는 코카콜라, 펩시콜라, 칠성사이다의 완전대체재인 스프라이트가 있으며, 주스부문에선 자체 독립 브랜드가 없음. 해외 소비자들에 어필할 수 있는 브랜드력/판매력 열세.

결국 내수성장 둔화의 한계에 직면한 음식료업체들의 경쟁전략에서 위와 같은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음. 기존 판매망 및 자금력에서 여건이 된다면 역량에 관계없이 신규사업에 너도나도 뛰어들고 있으며, 상대방 사업영역 침투 및 무분별한 Me-Too마케팅이 매우 활발함. 결국 시장질서가 난잡해져 제품수명주기는 점차 짧아지고, 브랜드력은 축적되지 않아 고객충성도가 낮아지고 있으며, 시장이 제대로 형성되기가 어려워 지고 있음. 이는 시장(매출)의 성장잠재력을 갉아먹고 경쟁비용의 증대를 불러옴.

- 결론 : 자금력, 제품력, 판매력 및 그룹파워를 두루 갖춘 롯데칠성음료가 최종승자가 될 가능성이 제일 높지만, 위와 같은 요인들로 인해 비교적 큰 폭의 성장이 기대되지는 않음.

- 도사리고 있는 더 큰 문제 : ROE의 저하.

○ 그러나 코카콜라는 아니다 - 2 : 배당정책이 문제다.

- 결국 낮아지고 있는 ROE : ROE의 저하가 나타나고 있음. 순이익률은 만족할만한 비율이나 자기자본회전율이 급격히 하락, 전체 ROE의 하락을 주도하고 있음. [자기자본회전율 = 매출액 / 자기자본]이므로 결국 매출 대비 투하자본이 과다하기 때문에 이런 경우가 생김. 이는 다음 2가지의 경우로 나누어 생각해 볼 수 있음. 롯데칠성음료는 1번에 해당됨.

1. 매출액이 정체되거나 성장률이 자기자본 증가율보다 낮을 때.

2. 매출액이 하락할 때.

- 왜 1번인가(그리고 왜 앞으로도 1번이라고 전망하는가) : 시장지위, 판매력, 건실한 재무구조 및 자금력, 그룹파워 등을 감안하면 롯데칠성의 종합적인 경쟁우위력은 국내 상장사 중 탑 클래스에 속함. 게다가 음료시장은 수요기반이 매우 안정적이며 견고함. 이런 상황에서 롯데칠성의 매출액이 하락하거나 정체될 확률은 낮아보임. 결국 매출액 부분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자기자본 부분에 문제가 있음.

- 문제는 자의적인 비효율성 : 매출확대를 위한 투자를 했지만 그 효과가 떨어질 경우(투자실패), 투하자본 과다로 ROE는 하락하게 됨. 그러나 롯데칠성은 이런 유형이 아니라는 점이 문제임. 훌륭한 경쟁우위와 독점적 시장 위치, 대규모 설비투자가 필요치 않은 사업구조를 볼 때 설비투자위험으로 인한 ROE하락 가능성은 낮음. 시장환경, 경쟁상태 등 외부의 변수(타의)에 의해 초래될 수 있는 비효율성과는 달리 롯데칠성은 스스로 비효율성을 키우고 있음.

- 낮은 배당성향 : 롯데칠성의 배당성향은 2~3%정도로 매우 낮음. 단순한 설비경쟁에 좌우되지 않는 사업특성을 볼 때, 롯데칠성의 여유현금 규모는 과다하다 싶을 정도. 높은 시장지위를 바탕으로 한 교섭력 우위는 순이익 규모를 뛰어넘는 영업활동 현금흐름으로 나타나고 있음. 

- 쌓여만가는 현금 : 게다가 '98~'03년에 이르는 기간동안 롯데칠성의 순현금 규모는 ▲1183억원에서 3306억원으로 4490억원 가량이 늘어남. 동 기간동안 누적된 순이익(누적유보이익) 규모는 4979억원. 4979억원 중 90%가량(4490억원)이 현금으로 축적된 것인데, 이는 벌어들인 순이익이 별도의 자본지출 없이 고스란히 주주의 이익(free cash flow)으로 귀속된다는 것을 의미.

(주. 총현금 : 사업보고서 예금등명세서 참조)

- 배당을 하지 못할 근거는 전혀 없다 : 롯데칠성은 순이익규모를 뛰어넘는 현금흐름수준(설비투자 상당액을 무형자산 - 독점력 - 으로 충당할 정도) 및 누적 현금규모에서 증명되었듯이, 운전자본 소요현금이 필요치 않은 강력한 사업력을 자랑하고 있음. 배당을 하지 못할 근거가 전혀 없으며 경기불황 및 시장성장한계에 가까운 지금, 오히려 배당을 통해 적절한 몸집을 유지하여 ROE를 개선시켜야 함.

- 배당을 할 경우 : 3000억원을 배당할 경우, 8000억원에 이르는 자기자본은 5000억원 가량으로 감소. 2000억원만 배당하더라도 자기자본은 6000억원으로 감소하며 롯데칠성의 순이익 수준을 1200억원으로 가정할 경우 ROE는 20%가량으로 회복 가능. 현금회전이 빠른 사업구조, 독점적 지위, 높은 신용등급을 감안하면 레버리지 활용도 무난하며, 레버리지를 활용할 경우 연간 20%를 훨씬 상회하는 ROE유지 충분히 가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