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기물처리 쌍두마차 '성장성 vs 안정성'

[더비매치] 인선이엔티 vs 코엔텍

◇쓰레기 처리는 아무나하나

 

피터 린치는 남들이 하기 싫어하는 업체에 과감히 투자하라 했다. 남들이 하기 싫어하는 일을 하는 업체들은 영업의 안정성이 높아 꾸준한 이익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피터 린치가 한국에서 관련된 업체를 뽑는다면 대표적인 3D업종인 환경처리 업체들이 뽑힐 것이다. 환경폐기물 처리 업체들이 가진 매력은 크게 3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대규모 업체 중심으로 산업구조가 재편되고 있다. 이마트가 재래시장을 빼앗아가듯 그동안 영세규모의 업체들의 시장을 대규모 업체들이 빼앗아 가고 있다. 환경법 등 관련법률이 강화됨에 따라 폐기물 처리기준을 만족할 수 있는 기술수준과 설비투자 등에서 대형업체들이 앞서 있기 때문이다. 장기적으로 대형 쓰레기 처리업체들만은 지속적인 성장세가 예상된다.

 

둘째 폐기물처리 산업은 진입장벽이 높아 경쟁이 약화되고 있다. 쓰레기 처리산업은 정부의 직접적인 영향력아래 있는 허가제산업이기 때문에 1차적인 진입장벽이 존재한다. 그리고 쓰레기 처리를 위한 시설마련을 위해서 공장 근처에 처리장을 만들어야 하는데, 이를 위한 주민들의 반대가 많은 것과 신규투자비용도 만만치 않다는 것이 2차적인 진입장벽 요인이다. 장기적으로 진입장벽은 대형쓰레기처리업체의 견실한 이익구조에 든든한 방어막이 될 것이다.

셋째 쓰레기처리산업은 장기적으로 성장하는 산업이다. 한국의 영토는 좁고 인구밀도가 높아 특히 쓰레기 처리는 중요한 문제가 될 수 밖에 없다. 90년대에 늘어나는 쓰레기를 감당할 수 없어 종량제를 실시한 것도 쓰레기처리 문제에 대한 심각성을 보여주는 사례다. 쓰레기 처리는 우선 종량제와 같은 방식으로 발생을 억제시키고, 이후에는 재사용이 가능한 것은 바로 재사용하고 이후에도 안되면 재활용, 소각, 매립의 순서로 이뤄진다. 따라서 쓰레기의 효율적인 처리를 위해서 단순한 매립이 아닌 중간처리와 관련한 산업이 성장할 수 밖에 없다.

 

현재 거래소와 코스닥에는 인선이엔티와 코엔텍이라는 대형 쓰레기 업체가 있다.

◇마이더스의 손 - 인선이엔티

 

인선이엔티는 재건축, 재개발 등에서 발생한 건설폐기물을 수집 운반하여 중간처리하고, 순환골재를 생산하여 재활용하는 업체이다. 구체적으로 인선이엔티의 비즈니스 모델은 아래와 같다.

 

 

건설현장에서 나온 건설폐기물들을 직접 수거하여 일산에 있는 처리공장으로 옮기면, 건설폐기물속에 있는 이물질들을 분리, 선별하고 파쇄시키고 입형개선을 통해 불필요한 것들은 가까운 김포에 있는 매립장에 묻는다. 재활용이 가능한 물질들은 순환골재를 생산하여 돈을 받고 파는 것이 수익모델이다. 더불어 2004년에는 광양매립장이 본격적인 영업에 들어가 생활폐기물을 비롯한 각종 쓰레기를 매립하며 돈을 벌고 있다. 이러한 인선이엔티의 강점은 크게 3가지다.

 

첫째 건설폐기물 처리에 있어 환경부와 건설부 모두가 유일하게 인정한 신기술을 보유하여 정부기관의 발주 시에 가산점을 받아 낙찰률이 높다. 인선이엔티가 가진 폐기물을 수거하여 쓰레기를 최소로 줄이고, 순환골재를 생산하는 기술이 있어 쓰레기 처리에 있어 높은 가산점을 받을 수 밖에 없다.

둘째로 정부와 관공서를 중심으로 지금껏 안정적인 거래선을 확보한 것은 향후에도 이익의 안정성을 보장해줄 수 있다. 정부기관의 경우 한번 튼 거래선을 거의 바꾸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할 때 정부와의 긴밀한 관계는 향후에도 민간기업과의 관계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셋째로 위 그림에서 보듯 이익창출을 하는 비즈니스 모델이 가장 큰 투자매력이다. 인선이엔티는 건설폐기물 공장에서 이물질을 우선적으로 분리시키고, 폐기물을 분쇄, 입형을 개선시키는 과정을 통해 재활용이 불가능한 폐기물은 김포매립지에 매립하고, 재활용이 가능한 것은 자체공장을 이용하여 순환골재를 생산해낸다. 이때 폐기물을 수집, 운반해오고 폐기물을 1단계로 처리하는 과정에서 일정수준을 이익을 창출할 수 있다. 더불어 돈을 받고 받아온 쓰레기를 다시 재활용이 가능한 골재로 생산하여 팔아서 덤으로 이익을 챙길 수 있다. 인선이엔티가 마이더스의 손을 가진 셈이다.

인선이엔티의 비즈니스 모델에서는 건설폐기물 처리량이 늘어날수록 순환골재 생산량은 늘어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이렇게 순환골재를 생산하는 것은 판매를 하여 이익을 취할 수 있는 것뿐 아니라, 쓰레기 폐기물감소로 매립비를 줄일 수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를 낼 수 있다. 특히 순환골재 부분은 향후 천연골재가 부족해져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는 현실을 고려하면 추가적인 가격인상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관급공사에 순환골재 의무사용법률이 통과되어 향후 성장성도 높다.

 

결국 인선이엔티의 가장 큰 투자매력은 이익의 안정성 뿐 아니라 장기적인 성장성이 어느 정도 보장되어 있다는 점이다. 성장은 쓰레기 처리의 증가에 따른 양적 성장과 가격상승으로 인한 질적 성장 두 가지 방식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소각처리의 지역독점 - 코엔텍

 

 

코엔텍은 1993년도에 울산지역의 산업폐기물을 처리하기 위하여 현대중공업을 중심으로 여러 회사들이 공동으로 출자하여 설립했다. 설립 이후 97년 매립사업, 99년 소각처리, 02년 스팀판매사업을 하며 연관산업으로 규모를 조금씩 키우고 있다. 산업폐기물이 많은 울산에 있는 회사들이 공동출자하여 확실한 지배주주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울산의 산업폐기물시장의 60%이상을 점유하며 막강한 지역독점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 강점이다.

 

코엔텍은 재활용이 불가능한 사업장폐기물을 용역업체에 맡겨 공장으로 싣고 와서, 소각처리가 가능한 폐기물은 소각시키고 소각이 불가능한 폐기물은 모두 매립시키는 구조다. 인선이엔티와 차이점이 있다면 인선이엔티는 주로 건설폐기물을 처리하여 재활용이 가능한 폐기물을 처리하고, 코엔텍은 재활용이 불가능한 폐기물을 처리한다는 점이다. 코엔텍의 투자매력은 크게 3가지다.

첫째 안정적인 비즈니스 모델이다. 쓰레기 매립처리 부분이 60%이상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며 안정적인 캐시카우의 역할을 수행하며, 대규모의 현금이 투여되는 소각처리부분에 투자를 할 수 있었다. 아직까지 소각처리부분은 높은 감가상각비와 낮은 처리량으로 인해 전년도까지 적자에 시달렸지만 소각처리부분은 장기적인 성장이 가능하여 빠른 시일에 처리량이 증가하면서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이다. 앞서 지적했듯이 한국은 인구밀도가 높고 국토가 좁다. 또한 지역이기주의가 강해 추가적인 매립지를 확보하는 것이 어려워 소각처리하는 쓰레기의 비율이 점차적으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소각처리가 많아질수록 부가적인 스팀판매도 높아져 이익구조가 더욱 견실해진다.

 

둘째 높은 진입장벽이다. 매립지의 확보는 지역이기주의로 어려워졌고, 소각시설은 엄청난 자금이 투입된다. 왜냐하면 소각의 경우에는 환경기준치가 보다 엄격해져 환경유해물이 발생되면 안되기 때문에 완전한 장치를 만들기 위해서는 엄청난 자금이 투입될 수 밖에 없다.

셋째 소각부분이 장기적으로 성장할 수밖에 없다. 몇 해전에 언론을 강타한 '다이옥신'과 같은 사건을 기억한다면 환경법은 점차 강화될 수 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법률을 만족시킬 수 있는 소각시설을 갖춘 업체는 대형업체다. 현재 영세업체가 있는 소각시장은 장기적으로 대형업체위주로 재편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성장성은 인선이엔티가 안전마진은 코엔텍이 앞서

인선이엔티와 코엔텍은 지역독점적인 업체들로 장기적으로 환경법의 강화로 수혜가 예상된다. 다만 두 기업은 성장성에서 많은 차이를 지닐 것으로 보인다. 현재 성장성은 인선이엔티가 한발 앞서 있다. 두 기업이 주요 성장동력으로 키우는 순환골재와 소각처리사업의 성장성에서 순환골재가 더욱 앞서 있기 때문이다.

 

물론 코엔텍이 영세업체의 영역으로 넓혀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일정수준의 성장은 가능하다. 시설투자비에 있어서도 소각시설은 순환골재 생산보다 대규모의 현금이 투자된다. 현재 코엔텍의 공장가동률은 80%를 넘어섰는데 추가 처리를 위해서는 대규모의 시설투자를 해야 한다는 점은 인선이엔티보다 약점요인이다. 인선이엔티는 장기적으로 용인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 남부지역으로의 진출도 고려 중이다.

 

그러나 현재의 안전마진에서는 코엔텍이 앞서 있다. 인선이엔티는 위와 같은 성장성에 웃돈이 얹어져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물론 장기적인 성장성이 마련되어 있기 때문에 시장의 평가가 틀렸다고 이야기할 수 없다. 허나 코엔텍은 올해와 내년에 예상되는 이익증가를 고려한다면 낮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는 편이다. 올해 상장으로 인해 재무개선이 이뤄져 이자비용이 줄어들 것이고 단가상승으로 인한 안정적인 가격인상을 고려해도 인선이엔티의 약 40%가격에 거래되고 있는 저평가라 이야기할 수 있다.

당신은 성장성과 안정성 중 어느 것을 선택할 것인가?

 

정석모 stonet@itooz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