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부패의 바다 한가운데서
진실을 외치는 외로운 목소리 같다”
-폴 크루그먼-
1994년 “아시아에 경제의 기적은 없다”라고 발표(포린 어패어스 1994년 11월 12월호)해 세계의 관심을 한 몸에 받은 크루그먼, 3년 뒤 아시아 경제가 몰락의 길을 걷게 되면서 그의 경제 예측력은 세계적으로 인정 받게 되었다.
최연소 노벨 경제학상 수상 후보로 거론될 만큼 저명한 경제학자로 현재는 뉴스위크지에서 고정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이 칼럼에서 독설이라 평할만큼 부시 행정부에 대해 신랄한 비판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에 대해 그는 “우리의 운명을 좌우하는 지도자들이 거짓말을 하기 때문에 비판하지 않을 수 없다. 나의 몸 속에는 경륜있는 언론인들에게서는 찾아 볼 수 없는 잔혹한 피가 흐르고 있는 것 같다. 나는 부패의 바다 한 가운데서 진실을 외치는 외로운 목소리 같다.이러다가 관타나모(쿠바) 군사기지에 있는 감옥에서 일생을 마감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고 말했다.
그는 1953년 뉴욕에서 태어나 존F.케네디 고등학교를 거쳐 74년 예일 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한다. 그는 역사학에도 큰 관심을 갖고 있었기에 경제학은 졸업을 위한 최소학점만을 이수하고 역사학 강의를 듣곤 했다고 한다. 그리고 3년 만에 MIT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는다. 이후 예일 대에서의 첫 교수직을 거쳐 MIT, 스탠포드를 거쳐 현재는 프린스턴대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82년 그는 레이건 대통령 당시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였으며 이후 클린턴이 당선된 후 경제자문을 해 주면서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 위원장 후보로 거론되었으나 당시 클린턴의 경제부문 정권인수위원장인 로버트 라이시 전 노동부장관을 지적 게으름뱅이라고 비난하는 등 직설적인 성격 탓에 지명되지 못하였다.
87년 그는 MIT 교수직을 그만두고 국립경제연구소에서 1년 동안 연구생활을 한다. 여기에서 11명의 우수한 경제학자들과 어울리게 되는데 이들과의 토론은 그에게 학문적 자극제가 되었던 것 같다. 이 이후로 그는 수많은 논문과 책들을 발표하였으며 이때의 연구 업적으로 미국 경제학회가 경제학계에 기여한 공로로 40세 미만의 경제학자에게 수여하는 존 베이츠 클라크 메달을 수상하게 된다.
폴 크루그만은 뉴스위크지에서 역 로빈후드 경제학 즉 두니보르(Robin Hood를 거꾸로 한 것 ; Dooh Nibor) 경제학이라는 말을 선보인다. 이것은 부시 대통령의 경제정책을 비판하는 말로서 부자들의 돈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는 것이 아니라 가난한 사람들의 돈을 빼앗아 부자들을 지원한다는 의미로 요 근래 많은 미국인들에 의해 회자되고 있다. 이것은 즉 현재 부시 대통령이 추진하고 있는 감세 정책이 부자들의 배만 불려주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감세정책으로 재정이 악화되면서 사회복지정책의 비중이 줄어들게 되고 결국 중산층이하의 사람들만이 큰 타격을 받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사회복지지원 감소의 영향권 밖에 있는 부유층은 감세혜택만을 고스란히 받게 되기 때문에 결국엔 가난한 사람들의 돈을 빼앗아 부자들의 배를 불려준다는 것이다.
또한 부시 행정부는 이라크 전쟁, 경기 부양, 북핵문제 등 이러한 모든 것들을 직접적으로 해결하려 하지 않고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위에서 언급한 그들의 경기부양정책 역시 부자들을 위한 정책이며 이를 위장하기 위해 이라크 전쟁을 감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2000년부터 2003년까지의 칼럼을 묶어 책으로 내기도 하였는데 이 시기의 칼럼은 부시가 당선되기 전부터 당선된 후 까지의 것으로 그 간의 변화하는 미국의 정세에 대해 담고 있다. 이 칼럼의 내용은 한마디로 부시 죽이기로 표현될 만큼 신랄하다.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기 전에서부터 이후 까지도 수많은 비난을 받아왔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지속 할 수 있었던 것은 “어쩌다 미국이 이 지경이 되었나”를 설명해 줄 사람이 필요했기 때문이라고 그는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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