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배 올랐지만 아직 '2%'부족

[업종저평가주]동원F&B

[업종저평가주] 동원F&B
 

 

동원F&B는 2000년 11월1일 모기업인 동원산업의 식품사업부문이 분할되면서 신설된 회사다. 당시 모기업인 동원산업은 크게 해양사업과 식품사업의 두 가지 사업부문을 갖고 있었는데 분할되기 전까지만 해도 식품사업부문에서는 2,352억원, 해양사업부문에서는 1,116억원의 매출이 발생하고 있었다.

 

동원산업이 분할하게 된 이유는 간단하다. 해양사업과 식품사업이라는 이질적인 사업부문을 분리하면서 각각의 사업을 특화하여 비용절감 및 영업활성화를 통해 조기수익구조를 정착시키자는 것이었다. 그럼으로써 궁극적으로 사업부문별 세계 최고의 전문회사가 되기 위한 토대를 마련하자는 것이 주 목적이었다. 이렇게 해서 그 해 11월23일 식품사업부문의 자산과 부채를 일괄 승계하여 분할한 후 재 상장된 회사가 바로 동원F&B이다.

 

11월23일 동원F&B는 9,990원에 상장되어 이날 8,500원으로 하한가 마감했다. 주당순가치가 45,167원임에 비추어 볼 때 상장가격인 9,900원은 극도로 할인된 감이 없지 않았다. 그렇다면 동원F&B의 디스카운트 요인은 무엇이었을까?

모기업인 동원산업 때부터 양날의 칼로 인식되어 온 참치 통조림에 대한 매출집중이 디스카운트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동원참치의 브랜드는 막강하지만 동시에 참치의 국제원어가 변동에 따른 가격변동성과 환율의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 더욱이 식품사업부문만 독립되어 나간 법인에서 참치만 갖고 과연 지속적인 성장을 구가할 수 있을지 향후 미래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이 당시 상장가격을 극도로 할인 시켰던 것이다.

 

하지만 주가는 이후 2000년 12월26일에 사상 최저치인 3,870원에 도달한 후 현재 2004년 02월19일의 50,800원까지 견조한 주가움직임을 보이면서 무려 10배 이상이나 올랐다. 시장이 늦게나마 당사의 기업가치를 깨달은 경우라 하겠다.

 

◇저평가 족쇄를 절단할 수 있었던 상승의 원동력

 

(1)제품 구조조정

지난 3년동안 주가가 상승할 수 있었던 이유는 기존의 할인요소로 작용했던 참치통조림에 대한 매출의 집중성을 완화하는 반면 지속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했기 때문이다. 분할이후 수익성이 낮은 부탄가스와 건전지 등의 도매물류사업에서 철수하여 수익성 위주의 제품구조조정을 단행했고 참치캔의 주원료인 국제참치원어(skipjack어종, 4~7.5lb기준)를 저가일 때 대량으로 구매해 놓고 재고로 비축하여 매출비중이 높은 참치제품에 대한 마진율을 극대화하였다.

 

(2)사업부 구조조정

 

이 뿐만이 아니다. 제품에 대한 구조조정은 물론 사업부에 대한 구조조정도 강행하였다. 횟감공급사업부는 종합식품업체로의 성격과 거리가 있는 것으로 판단하여 자회사인 동원식품으로 이전하였고 규모가 작아 경쟁업체에 비해 경쟁력이 없다고 판단된 단체급식사업부는 분리하여 63빌딩의 식품사업부와 합병한 후 동원홈푸드라는 자회사를 신설하기도 하는 등 경쟁력과 수익성있는 사업부의 구성을 위해 무수익사업부들을 적극적으로 떨구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3)상품/제품매출 비중 조절

 

일반적으로 종합식품회사는 매출 품목 중 상품매출의 비중이 큰 편이다. 다양한 제품과 품목을 보유하고 있는 식품업체의 특성상 제품의 출시, 확장, 회수 등에 대한 결정을 시장상황에 따라 신속히 수행하기 위해서는 아무래도 자체 생산보다는 외주제작(outsourcing)이 훨씬 유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외주제작의 단점은 명확하다. 외주제작을 담당하는 업체에게 일정한도의 마진을 부담해줘야 한다는 점이다.

 

비슷한 매출액 규모와 사업구조를 가지고 있는 오뚜기의 경우 관계회사인 오뚜기 라면이나 오뚜기 제유가 생산한 제품을 단순히 판매하는 유통망의 역할만 한다. 일정규모의 마진을 그들에게 제공해야 하기 때문에 오뚜기의 영업이익률은 2.08%~4.49% 수준에 지나지 않는다. 오뚜기보다 상황은 낫지만 대상 역시 마찬가지다. 주로 대상식품이 생산한 제품을 유통시키는데 영업이익률은 약 6% 정도이다.

 

◇동원F&B의 사업부문

 

(1) 식품사업부문

동원F&B는 1982년 국내 처음으로 참치캔을 생산한 이후 수산물 가공식품을 비롯하여 냉장/냉동식품, 육가공, 김치, 음료, 샘물 등 5백여종의 다양한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즉, 냉동유통에서부터 상온유통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제품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있다.

냉동유통되는 대표적인 제품은 만두류나 가스류 튀김류 등이 있고 냉장유통되는 대표적인 제품은 김치류, 육가공류, 어묵, 맛살류 그리고 상온유통되는 대표적인 제품은 참치, 죽, 수산캔 김/미역 등이 있다.
 
동원F&B의 매출액과 이익추이를 살펴보면 매우 흥미로운 추세를 발견할 수 있다. 1분기와 3분기에 매출액과 이익이 집중해 왔다는 사실이다. 이는 설날과 추석이 있는 연휴기간이 몰려있는 1분기와 3분기에 참치제품을 비롯한 각종 선물세트 매출이 집중되는 탓이라고 할 수 있다.

 

동원F&B의 주력제품은 참치캔이다. 따라서 참치캔의 원재료가 되는 참치원어(Skipjack)의 국제가격이 중요한 이익결정변수가 된다. 참치원어의 국내도입가격은 참치원어의 국제가격, 어획량, 국내선사가격에 의해 결정된다. 이 중 가장 주요한 것이 방콕수산물거래소에서 거래되는 국제가격이다.

 

통제 불가능한 외생변수인 참치원어가격의 상승에 동원F&B가 취할 수 있는 전략은 참치캔의 가격인상과 비용절감이다. 동원F&B는 지난 3월 8일 참치캔을 8.8% 인상하는 등 주요 품목에 대해 가격인상을 단행했다. 과거 참치캔의 가격인상 추이를 보면, 참치원어가격의 상승에 대응하기 위해 참치캔 가격을 인상한 후 참치원어가격이 하락하더라도 참치캔가격은 유지하게 된다.

 

양반김은 “동원양~반김”이란 CF로 소비자들에게 친숙할 만큼 높은 브랜드 파워를 가지고 있다. 동원F&B의 제품매출 비중 중 3%를 차지하고 있는데 시장점유율이 33.5% 정도로 국내 시장 1위를 유지하고 있다. 더욱이 이 양반김은 1994년 처음 일본시장에 진출해 ‘진로소주’ ’신라면’과 함께 일본에서 가장 인기 있는 한국의 3대 식품 브랜드로 꼽히고 있다고 한다. 수출 연간매출이 약 400만 달러에 달한다.

 

또한 동원F&B는 1995년 3월 OEM을 통해 김치판매를 하기 시작한 이래 1996년부터는 충북 진천에서 일일 30톤 생산능력을 지닌 건평 1,000평의 김치 생산 공장을 보유하여 자체적으로 제품을 생산 판매하고 있다. 현재 2개 업체에서 OEM 방식으로 제품을 받아 주로 단체급식업체에 공급하고 있고 포장김치와의 생산비율은 7:3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양반김치’는 1997년 일본 수출을 시작한 이래 연간 3백만 달러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국내보다 일본시장에서 더 인기가 있는 점이 특이하다.

 

(2)해외사업부문

 

동원F&B는 참치캔, 김, 김치, 게맛살, 음료제품 등을 해외에 수출하고 있다. 창원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는 게맛살 제품은 덴마크, 프랑스, 벨기에 등 유럽지역에 수출되고 있고 지분을 100% 가지고 있는 중국 청도동원식품에서 생산하는 게맛살 제품은 러시아, 스페인 홍콩 등지에서 호평을 받고 있으며 애완동물용 캔 제품도 일본에 수출하고 있다.

 

냉동식품은 주로 생선까스류로서 미국 교포시장을 타겟으로 삼아 수출하고 있다. 일본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김은 대만으로도 수출되고 있으며 꽁치, 골뱅이 통조림은 미국, 유럽시장에 수출하고 있다.

 

(3)프랜차이즈 사업부문

 

일반 소비자들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가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가정의 주부식인 쌀, 김치, 샘물 전문점인 '일품나라' 프랜차이즈 사업을 1999년 말 개시하여 현재 300여개의 가맹점을 확보함으로써 타업체에 비해 주문 및 배송에 대한 강점을 가지고 있다. 또한 이러한 일품나라의 가맹점 운영을 바탕으로 2002년에는 커피전문점 "Café Elpaso" 사업을 개시하여 현재 22개의 점포를 확보했다.

 

동원F&B의 프랜차이즈 사업에 대한 행보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최근에는 서울/수도권을 중심으로 78개의 점포를 갖고 있는 샌드위치와 에스프레소 커피 프랜차이즈 브랜드인 샌드프레소 영업권을 인수함으로써 'Café Elpaso'의 22개의 점포를 포함하여 당사의 외식점포는 100개로 늘어났다.

 

이는 주력제품군인 가공식품과 시너지를 내는 방향으로 외식사업을 강화하려는 향후 성장전략이라고 볼 수 있다. 또한 고속도로 휴게소를 타겟으로 하는 우동/돈까스 체인점인 '그랑누들' 점포를 지속적으로 늘릴 계획을 가지고 있다.

 

(4)건강기능식품 사업부문

 

동원F&B는 미국에서 지난 13년간 건강보조식품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고, 홍콩, 일본, 싱가포르 등 아시아 7개국을 비롯한 세계 30여 개국에 5,300여 개의 프랜차이즈 점포를 운영하고 있는 美 건강보조식품회사 GNC International INC.와 건강기능식품 국내 독점 Distribution 계약을 체결하고 2003년 국내 건강기능 식품시장에 본격 진출하였다.

 

현재 갤러리아백화점 압구정점등 총 17개의 직영점 및 가맹점을 두고 있고, 건강식품사업조직을 신설하여 GNC한국공식 홈페이지 및 점포관리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는 단계이나, 향후에는 직영점 뿐만 아니라 가맹점도 적극 유치하여 현재 약 1조원 규모로 추정되는 국내 건강기능식품 시장을 적극 공략할 예정이다.

 

이같은 적극적인 행보에도 불구하고 동원F&B는 음식료업체의 평균 밸류에이션에 비해 낮게 거래되고 있다. 음식료업체 대표기업 농심, CJ, 풀무원에 비해 브랜드파워와 유통업체와의 가격교섭력(Bargaining Power)이 상대적으로 약하고 이익의 변동성이 크다는 점이 주요 디스카운트 요인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건규(bluemoon@viptooz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