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국약품, '신제품 리스크'로 저평가 발목

[고영업이익률 기업] 기침약 시장안착이 관건

고3 수험생 시절에 우연히 봤던 ‘토비콤’ 이란 광고가 유난히 기억에 남는다. 수험생이다보니 아무래도 시력감퇴에 효과가 있다는 광고가 강하게 어필했기 때문이리라. 더욱이 그 때 그 광고를 선전했던 모델들이 교복을 입은 고등학생과 어머니라서인지 유독 그 제품을 선명하게 기억할 수 있었다. 이번 고영업이익률형기업에서는 토비콤을 제조/판매하는 안국약품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자.

안국약품의 주요품목 매출현황을 보면 우리에게 친숙한 토비콤은 전체 매출의 약 7%가 채 안 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대신 가래제거용으로 판매하고 있는 푸로스판과 소화제인 애니탈의 비중이 전체 매출의 약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2000년 5월 전문의약품으로서 출시된 푸로스판은 2000년에는 매출비중이 7.04%였으나 2001년 1분기에는 약 24%로 급상승하더니 2001년 한해 매출비중이 26.78%, 2002년에는 39.57%의 매출비중을 기록했다. 푸로스판은 약 500억 원 규모의 국내 진해거담제 시장에서 출시된 유일한 전문의약품으로서 다국적 제약회사와의 경쟁을 피해 틈새시장을 노려 성공적으로 런칭된 제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안국약품의 성장을 견인하고 있는 애니탈은 2001년만 해도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87%에 지나지 않았으나 2002년에는 22.89%로 치솟았다. 2004년 1분기 현재는 19.32%를 차지하고 있다.

애니탈 매출이 2002년 들어서 폭발적으로 증가하게 된 이유는 그 이전까지 만해도 일반의약품으로 취급되다가 2002년 들어서 전문의약품으로 분류되었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에는 애니탈 외에는 전문의약품으로 분류된 소화제는 거의 없는 상태이다.

안국약품의 매출 중 특이한 점은 토비콤의 정제 하나당 가격이 2002년 112원에서 2003년에 314원으로 상승한 후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토비콤을 대신할 시력개선제인 토비콤-S를 판매하면서 발생한 원재료 상승을 전가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한다. 이러한 단가상승에도 불구하고 최근 3년 동안 매출비중이 7% 내외에서 꾸준히 유지되고 있다는 점은 판매량 감소를 단가상승으로 어느 정도 커버했다고 판단된다.

안국약품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지난 1999년 이후 꾸준히 상승했다. 현재 안국약품의 주력품목인 푸로스판, 애니탈, 애니펜 등의 품목이 도입된 지 불과 2~3년이 채 안 된 점을 감안하면 놀라운 성과라 하겠다.

하지만 2003년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에 비해 각각 3.41%와 9.30% 감소했다. 이는 신규발매 제품인 이뮤코텔(방광암 치료제)와 에미타솔(비강분문형 항구토제)이 예상외로 고전했던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일반적으로 제약회사의 기업가치는 신약 개발능력과 신제품의 성공적인 시장정착 여부에 의해 평가된다. 

하지만 안국약품의 푸로스판의 경우 특허만료가 2006년까지이기 때문에 그 이후에는 일종의 카피제품인 제너릭 의약품의 출시가 불가피하다.

이는 안국약품의 외형을 이끌어 온 한 축의 가격독점력 훼손이 불가피함을 의미한다. 이에 대비하기 위해 안국약품은 올해 2월에 기침억제 효과를 가진 진해조성물에 대한 특허를 취득했다. 2006년 푸로스판의 특허만료가 되는 시점에 맞춰 제품으로 출시할 예정이라고 하는데 이 제품의 성공적인 시장정착 여부는 아직 미지수다.

 안국약품의 시가총액은 8월9일 종가기준으로 206억 원이다. 1분기 기준으로 보유하고 있는 현금성 자산이 177억 원이란 점에 비춰보면 어느정도 안국약품의 기업가치 대비 저평가되었음을 시사한다고 보여진다.

순이익이 꾸준히 증가한 측면도 있지만(2000년 30억2003년 82억, 연평균 39.8% 증가) 매년 배당금을 상향하는데도 배당성향은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는 점이 눈에 띤다.

이러한 제반상황을 고려해볼 때 안국약품의 주가는 저평가된 것으로 보여지지만 향후 출시될 신제품의 성공적인 시장정착 여부에 대한 불투명성은 커다란 리스크로 작용할 전망이다.

양동선 sebian523@viptooz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