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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 비가격경쟁력 향상에 나설 때

04.08/11
이건규

[BM알아야 주식보인다]-조선업

 

배가 인류의 문명사에 등장한 것은 과연 언제일까?

처음으로 선명(船名)이 인류역사에 나타난 것은 「노아의 방주」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아르고 선」이다. 하지만 두 선박 모두 신화와 실재의 구분이 애매해 정확한 연대를 알 수 없다. 토막의 나무조각을 배의 시초로 본다면 배는 인류의 역사만큼이나 오래되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이어서 나무토막이나 갈대, 대나무 등을 묶어서 뗏목을 만들게 되고, 다시 쟁기를 이용하여 통나무를 파서 만든 통나무배나 구부러진 나무 가지를 골격으로 하여 가죽을 입힌 가죽배로 발전되었을 것으로 추정되며, 이러한 단계를 거치고서야 비로서 목재를 조립하여 만든 구조선이 나타나게 되었다.


조선업의 역사

 

'사람이나 화물을 적재하고 물에서 항행하는 구조물'로 정의되는 배는 부양성, 적재성, 이동성의 세가지 특성을 갖고 있다.

일반적으로 Ship은 대형선을, Boat는 소형선을 말하며 Vessel은 대형선과 소형선 모두를 포함하는 것으로 불려지고 있다. 조선업은 이같은 여러 종류의 선체를 건조하고 여기에 기관, 의장품을 조립하여 고정시켜서 완성된 선박을 생산하는 산업이다.

 

선박건조의 역사는 인류의 역사만큼이나 오래 되었으며, 철강업과 기계공업의 발전에 힘입어 발전한 종합공업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한반도는 신라의 장보고 대사, 고려의 최무선 도감, 조선의 이순신 장군같은 해상영웅들을 배출했다. 원나라와 연합하여 일본에 원정할 때 만든 튼튼한 고려식 군선, 임진왜란 때 종횡무진 활약한 거북선 등 훌륭한 배들 또한 일찌감치 우리 역사에 등장했다. 그런 유구한 전통이 오늘날 되살아나서 현재 우리나라는 세계 조선시장에서 건조량과 수주율에서 1, 2위를 달리는 조선강국의 위치를 점하게 되었다.

 


조선업의 경쟁력 요인

 

한 산업의 국제 경쟁력은 ‘국내 및 국외의 시장에서 외국 상품과 경쟁할 수 있는 경쟁적 우위도’를 의미한다.

조선산업의 경쟁력은 크게 가격 경쟁과 비 가격 경쟁력으로 구분된다. 특히 우리나라의 조선 산업은 대일 경쟁력에 따라 결정되며 이는 엔화가치의 변화가 큰 요인을 차지하고 있다. 가격 경쟁력은 수주단가를 의미하는데 일반적으로 총 원가를 구성하는 요소에는 제조원가와 노동생산성 그리고 일반관리비 및 판매비, 자본비용을 들 수 있다.

 

가격경쟁력이 수주에 있어서 결정적인 역할을 하지만 반드시 낮은 건조비용에 의한 가격경쟁력만이 수주에서 유리한 조건이 되지는 않는다. 즉, 선주들은 일본이나 서구 조선국에 비해 인건비가 낮고 가격경쟁력이 있는 나라에 매력을 느낄 수도 있지만, 반면에 가격이 낮더라도 그 나라의 기술, 품질, 납기, 애프터 서비스, 지불 조건 등을 우선시 여기는 경우도 있다. 이와 같이 가격과 비 가격 경쟁요인 모두를 포함한 것이 국제 경쟁력이다.

 

건조비용(재료비, 인건비) 이외에도 그 나라의 조선지원정책, 건조설비능력, 기술력, 노동력, 개발력, 납기, 생산성, 관련산업, 신용도, 영업력, 금융지원조건, 화물, 물가상승률, 임금상승률 등 수많은 요인들이 합쳐져 비로소 국제 경쟁력의 실체를 형성하게 되는 것이다.

 

조선업은 환율에 극히 민감하다. 조선사가 소재와 부품을 구매할 때는 65% 정도를 원화로, 나머지 35%를 달러로 결재하지만 매출로 잡히는 배 값은 선주로부터 달러로 받기 때문이다.

원화를 쓰고 달러화를 벌어들이니, 환율이 오르면(다시 말해 원화가치가 떨어지면) 지출은 줄고 수입은 늘게 된다. 실제로 현대 중공업의 경우 환율이 1달러 당 50원만 올라도 한 해 경상이익이 무려 1,200억 원이나 증가한다. 때문에 1997/98년도의 경제위기로 인한 원화 가치의 하락은 비용 면에 있어 결정적인 경쟁우위를 가져왔다.  물론 이로 인해 일부 기자재 등의 수입품목에 있어서는 비용이 상승하는 결과를 초래했지만 전반적으로 국내산 부품이나 임금에 있어 비용이 절감하는 효과가 있었고, 특히 동일한 시기에 엔고를 겪고 있던 일본과의 경쟁에 있어 막대한 이익을 볼 수 있었다.

 

그러나 환율은 조정 불가능한 변수라는데 문제가 있다. 즉, 지금은 원화의 가치 하락으로 이익을 볼 수 있을지 모르나 이것이 기업 내부의 노력이나 개선에 의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따라서 확고한 경쟁 우위의 확보를 위해서는 비 가격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과거 일본의 조선업이 계속된 엔고의 시대에서도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었던 이유가 비 가격경쟁력에서의 우위였다는 사실은 우리에게 많은 점을 시사해 준다.

 

 

생산 공정

 

선박 한척을 건조하기 위해서는 대체적으로 설계기간 7~8개월을 포함하여 1.5년 정도가 소요된다. 건조계획은 인도일 부터 역으로 계산하여 설계와 자재의 구매기간 등을 고려하고 착공(Work Commence), 기공 (Keel Laying), 진수(Launching), 인도(Delivery)일자를 정해 기본선표를 결정한다.

 

한국 조선산업의 생산 공정에 있어 가장 주목되는 점은 프로덕트 믹스(Product-Mix) 생산 방식이다. 엄청난 크기의 선박을 조선소의 제한된 부지 안에서 많이, 그리고 빨리 만들어내려면 공간을 최대한으로 활용해 생산효율을 극대화해야 한다. 이 대목에서 국내 조선사들은 독보적인 역량을 보여준다.

 

배를 만드는 첫 공정은 강재 절단(steel cutting)이다. 철판을 도면에 따라 다양한 크기로 잘라 소 조립 공장에서 하나하나 이어 붙이고, 이를 대 조립 공장으로 보내 더 큰 철 구조물로 만드는데, 여기에서 높이가 16m까지 되는 블록으로 만들어진다. 배 한 척은 대개 300개 안팎의 형태로 잘라 블록(1개당 40t 정도) 단위로 만든다. 이렇게 해서 각 블럭이 도크에서 한척의 선박모양을 갖추게 되며 도크에 첫번째 블럭을 배치하는 것을 기공(Keel Laying)이라 한다. 도크속에서 블럭을 탑재하고 용접하여 선체가 완성되면 도크속에 바닷물을 넣어 배를 띄우고 바다로 나가게 되는데 이것이 진수 (Launching)이다.

 

완성된 블록들은 바다와 인접한 도크에서 용접해 탑재, 선박 모양을 갖춰 가는데, 배가 완성되면 도크 문을 열어 진수시킨다. 과거에는 도크에서 대부분의 조립공정이 이뤄졌기 때문에 배가 도크 안에 머무는 시간이 길었다. 공간이 한정된 도크에 배가 오래 머무르면 생산성은 그만큼 낮아진다. 최단 시간내에 도크 작업을 마치고 배를 진수시킨 후 다음 선박의 블록을 도크 안으로 가져와 작업해야 정체현상을 막을 수 있다. 다시 말해 도크의 회전율을 높이는 게 관건인 것이다. 그래서 요즘은 도크 탑재기간을 최소화하기 위해 도크 근처의 옥외 조립장(yard)에서 완제품 블록을 다시 2~3개씩 결합한다. 도크에서는 크레인으로 마치 레고 조립하듯 이것을 갖다 얹은 뒤 용접한다. 이렇게 야드 작업 비중을 늘린 결과 도크 작업시간이 절반 정도로 줄어 회전율이 높아졌다.


 

기자재 및 설비에 강점

 

배 한 대를 만드는 데는 수만 장의 철판이 필요하며 선박 자재비 가운데 강재(鋼材) 값이 30%를 차지한다. 때문에 철강업계가 위축돼 강재 공급이 원활하지 못하거나 값이 뛰면 배값을 미리 정해놓고 배를 만드는 조선사들은 자재비 상승으로 타격을 받게 된다. 이 점에서 한국 조선업계는 큰 이점을 갖고 있다. 포항제철이라는 세계 유수의 철강회사로부터 저렴한 가격에 품질 좋은 선박용 강재를 안정적으로 공급 받을 수 있으며 입지상 서로 인접해 있기 때문에 물류비용의 절감효과도 함께 얻을 수 있다.

 

선박 자재비의 20%를 차지하는 엔진 부문에서도 세계 1, 2위의 생산능력을 가진 엔진 메이커가 조선사들을 받쳐주고 있어 적기 공급이 가능하기 때문에 제조 여건이 좋은 편이다.  이런 배경 때문에 일반 상선의 기자재 국산화율은 90%에 가깝다고 한다. 하지만 24시간 구동되는 펌프, 레이더 장치 같은 내구성 장비는 선주들이 신뢰도가 높은 특정 외국회사 제품을 선호하기 때문에 수입해 쓰고 있다. 이런 내구성 장비는 국내 기계소재산업의 기반이 약해 국산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반면 일본은 이 부문에서 95%수준의 국산화율을 보임으로서 비교우위의 강점을 지닌다.

 


지속적인 경쟁우위 확보노력 필요

 

조선업은 세계 경제 가운데 원료의 물동량과 산업 경기에 매우 많은 영향을 받는 만큼, 시설 투자와 연구 개발에 있어서 상당한 위험요소가 뒤따른다. 이 때문에, 70년대에 전통적 조선 강국이었던, 유럽의 굴지의 조선사들이 유가 폭등으로 말미암아 줄줄이 도산하거나 업종을 변경하였으며, 엄청난 고용창출 효과만큼이나 수많은 실직자들이 거리로 내몰리었다.

 

우리 조선산업의 미래도  EU나 미국의 끊임없는 반덤핑 제소와 규제, 그리고 저임을 바탕으로 한 중국의 저가공세로 인해 미래를 보장할수 없는 상태이다. 

따라서, 설비 효율 향상 및 선종 특화, 고부가 가치선의 비중 확대, 생산 자동화 확대, 전략적 제휴 등을 통한 끊임없는 경쟁력 향상과 연대를 통해 지속적인 경쟁 우위를 확보하는 것이 생존의 필수조건이다.

 

이건규 bluemoon@viptooz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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