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립 피셔 투자 철학 (1)

과거로부터의 경험

피셔는 자신의 투자 방법인 소수 종목의 장기 투자가 과거의 경험과 일반 상식에서 비롯되었다고 말을 합니다. 미국에서 대공황 이전의 시기에는 경기 싸이클에 베팅을 해서 수익을 올리는 것이 가장 우수한 방법이라고 믿어졌었고 실제로 많은 투자가들이 그러한 방법으로 수익을 얻곤 했습니다. 이러한 방법은 침체장에서 매수하여 활황장에 매도하라는 말도 대표되는데 현재 우리나라에서도 매우 유효한 방법이아닌가 생각됩니다. 국내의 경우 싸이클도 매우 짧아서 기회도 많아 보입니다.

 

하지만 미국에서 대공황 이후에는 새로 도입된 정책으로 인해 경기 싸이클도 많이 둔화되어서 그러한 방법보다는 소수의 우수한 회사에 투자를 하여 경기 싸이클과 관계 없이 장기 보유하는 것이 가장 높은 수익률을 가져다 주는 방법이 되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대공황 이전에도 이러한 방법이 더 효과적이었다고 합니다. 소수의 회사에 장기 보유를 할 경우 어떤 특정 시점에 특정 가격에 매입을 하는 것이 별로 중요하지 않죠.

 

저는 늘 현재 국내의 상황이 미국의 대공황 전 1900년대 초와 유사하다고 생각합니다. 과거 15~20년 간의 국내 주식 시장은 거의 움직임이 없었죠. 따라서 미국의 대공황 전과 유사하게 침체장에서 매수하여 활황장에 매도를 하였으면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었죠. 하지만 피셔의 말대로 소수의 우수한 회사에 장기투자를 했으면 더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었을 겁니다. 1980년대 중반 SK텔레콤, 삼성전자, 롯데칠성, 롯데제과, 농심, 태평양 등에 투자를 해서 현재까지 보유하고 있으면 약40배에서 100배 이상의 수익률을 올릴 수 있었죠. 참고로 미국의 델컴퓨터는 1990년대 10년간 1000배가 올라갔습니다.

 

워런 버펫의 주장

버펫이 월터 슐라스(월터 슐라스는 잘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버펫과 함께 벤자민 그레이엄 회사에 같이 근무를 했었고 아직까지도 그레이엄 스타일로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현재 70대 후반인데 50년간의 투자 수익률이 매우 높고 직원은 아들과 단 두명 뿐이죠)와 토론을 했던 일화가 있는데 슐라스는 아직도 많은 수의 저평가 된 회사에 투자를 하는 Cigar-butt 투자를 하고 있는데 버펫은 이러한 분산 투자는 무지에 대한 보호라고 합니다. 회사의 가치를 판단할 능력이 없으면 인덱스 펀드에 투자를 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고 회사의 가치를 판단할 능력이 있는 사람은 20개의 주식도 너무 많다고 합니다. 찰스 멍거는 심지어 미국의 연기금도 현재의 투자방법 보다는 2~3개의 우수한 회사에 장기 투자하는 것이 옳바른 방법이라고 합니다.

 

큰 재산을 모은 사람들은 (대부분 기업의 창업자이고 버펫 등 소수만 예외이죠) 한두개의 소수의 기업을 장기 보유하여 큰 부자가 되었고 몇 십개의 회사를 보유하여 거부가 된 사람은 없죠. 마찬가지로 주식 투자도 매우 소수의 회사를 장기 보유하여야만 거부가 될 수 있는 것입니다. 소수의 우량 회사에 장기 투자를 하는 것은 버펫, 멍거, 피셔가 가장 우수한 주식 투자 방법이라고 말을 하는 것이고 또 부자가 된 사람들의 예를 보더라도 알 수 있는 방법입니다.

 

좋은 회사는 어떻게 찾나?

하지만 문제는 어떤 방법으로 이러한 회사를 찾느냐 하는 것입니다. 어떤 회사가 좋은 회사인지에 대해 피셔는 많은 페이지를 할애하고 있으나 어떻게 그러한 회사를 찾는지에 대해서는 단 세 페이지만을 할애하고 있습니다. 그의 아들 케니스 피셔는 포브스 잡지의 칼럼니스트인데 가장 중요한 대목이 너무 짧게 기술되어 있어서 독자들이 중요성을 모를지도 모르나 매우 중요한 대목이라고 말을 하고 있죠.

 

피셔는 영어로 scuttlebutt이라는 용어를 사용했는데 아무리 사전을 뒤져 봐도 적절한 번역을 할 수 없어서 용어를 그대로 사용하기로 하겠습니다. 물론 회사를 알기 위해서는 그 회사의 최고 경영자를 만나는 것이 좋을 수는 있으나 최고 경영자는 실제 보다 낙관적으로 자기 회사를 보는 경향이 있고 또 아무나 만나기도 어렵죠. Scuttlebutt이란 방법은 관심이 있는 회사를 알기 위해 그 회사의 임직원, 고객, 납품회사, 경쟁회사, 관련 업계를 잘 아는 사람 등 다각도로 만나서 질문을 하고 설명 및 견해를 듣는 것인데 제대로 된 질문을 하면 많은 것을 알 수 있다고 합니다. 동종 업계의 4~5 회사를 만나보면 그 업계의 강자를 쉽게 알 수 있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초보자들의 경우

참고로 워런 버펫은 현재 투자 검토를 하기 위해 그 회사를 방문하는 것을 전혀 하지 않고 있습니다. 증권 회사 애널리스트들이 기업 방문을 하는 것과 매우 대조적이죠. 애널리스트들이 기업 IR 담당자를 만나서 얻는 정보의 가치가 높아 보이지도 않고요. 버펫은 회사의 annual report 등 많은 자료를 읽기만 할 뿐인데 작년에 중국의 Petro China (현재는 회사 이름이 변경된 것 같습니다) 주식을 매입할 때도 annual report 만을 읽었다고 본인이 올 해 주총에서 말을 했습니다.

 

하지만 젊었을 때는 읽는 것 이외에도 기업 방문을 하거나 다른 사람들한테 많이 물어 보곤 했다고 합니다. 젊었을 때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에 투자하여 큰 수익을 올렸는데 이 때 이 회사는 큰 문제가 있었습니다. 이 때 버펫이 어떤 스테이크 식당에 가서 하루 종일 카운터 뒤에서 사람들이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카드를 사용하는지 직접 보았다는 일화는 유명하죠. 아마 버펫이 지금 자료만 보고 투자를 할 수 있는 것은 이미 본인이 관심 있는 분야에 대해서는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에 현재의 상황에 대한 자료만 보면 파악을 할 수 있기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이는 멍거가 한 말인데 버펫과 멍거는 이미 내공이 많이 쌓여서 독서만으로 검토가 가능하지만 저희 같은 초짜는 피셔의 방법(scuttlebutt), 즉 발품을 많이 팔아야 하겠죠.

 

제가 바라는 것은 이 싸이트에서 서로 종목 추천도 하고 우수한 회사인 것처럼 보이는 경우 정보를 많이 교환하면 다른 어떤 곳에서도 얻을 수 없는 회사의 정보도 많이 얻을 수 있고 이러한 피셔의 방법을 인터넷을 활용하여 효과적으로 할 수 있고 따라서 투자를 잘 할 수 있지 않나 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