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캐피탈, '큰손'업고 내실경영

리스산업 개요

◇리스(lease)란?

특정한 경제자원의 사용권을 일정 기간동안 리스회사가 리스이용자에게 이전하고, 이용자는 그 대가로 사용료를 리스회사에게 정기적으로 분할 지급하기로 약정하는 계약을 말한다. 임대차계약과 금융이 결합돼 있어 흔히 "물적금융(物的金融)"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다시 말하면 물건을 매개로 한 금융의 형태인 것이다.

◇금융리스와 운용리스 비교

"리스회계처리준칙"과 "법인세법시행규칙"에 따르면 금융리스와 운용리스의 차이는 리스자산의 소유에 따른 위험과 효익이 실질적으로 리스이용자와 리스회사 중 어느 쪽으로 이전되는 가에 따라서 구분이 된다.

즉 위험과 효익이 리스이용자에게 이전되면 금융리스로 분류하고 그렇지 않으면 운용리스로 분류될 수 있다. 쉽게 말해 금융리스는 금융에 가까운 성격을 지니고 있고 운용리스는 임대차에 가까운 성격을 지니고 있다.

이는 리스기간 종료후의 처리와 리스물건의 범용성과도 관계가 있다. 통상 금융리스의 대상물건은 범용성이 없는 형태의 물건이 되고 이에 따라 리스사에서는 잔존가치에 대한 처리가 곤란하므로 통상 리스기간 종료 후에는 리스이용자가 매입하는 형태를 띠며 중도해지 자체가 불가능하다. 운용리스는 중고시장이 형성되어 있는 범용성 있는 물건이 주로 대상이 되므로 리스기간 종료 후에는 리스이용자는 리스회사에 반환하는 형태를 띠면서 중도해지불가조건도 명시되어 있지 않다.

리스이용자의 회계처리에 있어서도 큰 차이를 보이는 데 금융리스는 리스이용자의 자산으로서 처리되어 그 자산의 감가상각처리를 해야 하는 반면에 운용리스는 리스이용자의 회계장부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고 리스회사의 자산으로서만 처리된다.

◇한국 리스산업의 역사

국내의 리스산업은 비교적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다. 1972년 외자도입 창구의 다변화와 기계산업 및 중소기업의 금융지원을 위한 새로운 금융방법으로서 도입됐다. 20여년간 우리나라 경제의 고도성장과 그 궤를 같이 하면서 연평균 60%의 높은 성장율을 지속하였고, 95년에는 연간 14조의 리스계약을 통하여 국내 총 설비투자의 31%를 점유하는 등 실로 높은 성장을 이룩하였다.

하지만 1997년 하반기 이후 업계의 경쟁심화와 외환위기 등으로 인해 리스사들은 유동성 위기를 맞이 하였으며, 98년 4월 정부는 대외신인도의 하락방지를 위해 금융산업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리스사에 대한 구조조정을 단행하면서 전체리스시장의 규모는 급락하기에 이르렀다.

2000년도를 기점으로 다시 리스시장은 재형성되고 있으며, 기존 리스사들을 중심으로 경영정상화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한국캐피탈

◇자금조달 및 운용

자금조달

한국 캐피탈의 자금 조달에서 자기자본이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히 높다. 국제결제은행(BIS)준 자기자본비율은 49.95%에 달한다. 한국캐피탈이 외형을 키워 레버리지를 높이는 것이 아닌, 내실 있는 경영을 추구한다는 점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큰 폭의 흑자로 인한 이익잉여금의 증가로 자기자본의 비중이 커져왔다.

대주주인 군인공제회로부터의 자금 조달의 경우 장기차입금 746억원, 사채 315억원으로 1,061억원이 조달됐다. 여기서 장기차입금은 이자율 0.5%의 낮은 금리를 적용 받고 있으며 사채의 경우 9.8%의 금리를 적용 받고 있다. 군인공제회와 한국캐피탈은 파트너쉽의 관계를 유지, 좋 투자대상이 생겼을 경우 군인공제회로부터 자금을 차입하여 군인공제회는 비교적 높은 금리를 얻고 한국캐피탈은 스프레드(차익)를 챙기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실제로 군인공제회로부터 조달된 자금 사채 426억원은 신보캐피탈 채권인수과정에서 조달한 자금이다.

리스업의 핵심은 자금 동원력이다. 자금동원이 되지 않는 다면 영업은 위축될 수 밖에 없고 결국 계속해서 외형이 작아지는 악순환으로 연결된다. 따라서 아직 영업을 유지하고 있는 리스업체들은 은행계열사인 경우가 많이 있는데 신한리스를 제외하고는 제대로 운영되는 곳은 많지 않은 실정이다. 한국캐피탈의 경우 자체신용으로 자금을 조달할 능력이 있었으며, 여유치 않을 경우 군인공제회로부터 자금을 끌어 올 수 있는 여지가 있다.

자금운용

자금운용의 경우 할부금융에 가까운 금융리스채권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운용리스의 경우 2%에 불과하였다. 즉, 전체적인 포트폴리오가 중소기업, 그 중에 제조업, 그리고 그 중에서 비교적 담보가치가 높은 산업기계류 매입에 필요한 대출에 가장 큰 포커스가 맞춰져 있다.

동종업계의 부실채권 인수(신보캐피탈 등)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데 이는 투자대출채권 계정으로 잡히고 있다. 투자대출채권 부분은 상당부분 대손충당금이 쌓여있는 부실채권을 싼 값에 인수하여 대금회수를 함으로써 수익성이 상당히 높은 분야 중의 하나이다.

아직 비중은 작지만, 수익 다변화를 위해 인수합병(M&A), 프로젝트 파이낸싱(Project Financing), 유동화채권매입, CRC 등의 신규개척분야에도 활발히 나서고 있다. 이는 금융권에 영역파괴가 현상이 일어나면서 대형은행이 금융시장의 대부분을 잠식해 나가고 있어 이를 극복하기 위하여 새로운 수익원에 대한 필요성이 점증하였기 때문이다.

◇자회사 '한국렌탈' 보유

한국렌탈은 계측기기, 사무자동화기기 등의 장. 단기대여 및 판매와 차량, 중기 등의 할부판매 및 연불판매업(외상판매) 등을 사업목적으로 하고 있다. 지난해 영업이익 56억원, 당기순이익 107억원을 기록해 한국캐피탈의 지분법 평가이익에도 큰 기여를 하였다. 자회사인 한국렌탈 역시 사업이 본 궤도에 오른 것으로 판단된다.

한국캐피탈은 경남리스금융과의 합병으로 규모의 경제 및 합병 시너지 효과를 얻었고, 한국렌탈의 자회사 편입으로 렌탈 등 단기 임대 서비스업과 장기 리스금융의 영업을 상호 보완하게 되었다.

◇주주권익 제고

한국캐피탈은 소액주주 권익을 제고하기 위해 올해 주당 600원씩 현금배당을 실시한다. 최대주주인 군인공제회(300원)보다 2배가 많은 배당금이 소액주주에게 할당되는 것이다. 현재 시가대비 배당수익률이 20%에 달해 상장, 등록 기업 중 가장 높은 배당수익을 자랑하고 있다.

한국캐피탈은 군인공제회의 관계회사 중 유일한 코스닥 등록 업체로 현재 군인공제회의 얼굴 역할을 하고 있다. 따라서 높은 배당수익은 주주권익 제고라는 차원과 더불어 한국캐피탈에 대한 시장의 관심을 유도하기 위한 군인공제회의 의도도 더해진 것으로 판단된다. 이유가 어떻든 20%에 육박하는 배당수익률은 매력적임에 틀림없다.

 리스업 종목은 전반적으로 장부가치의 1/2도 안 되는 값에 거래되고 있다. 자산규모가 작고, 은행에 비해 시장지배력이 떨어지며, 이익의 안정성 및 위험관리에 다소 취약하다는 약점은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배당수익률이 20%에 육박하고, ROE 22%를 기록함에도 불구하고 장부가치의 1/2에도 못 미치는 가격에 거래된다는 것은 상당한 저평가상태라고 보여진다.

이건규(bluemoon@viptooz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