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도날드 - 프랜차이즈 공룡의 환골탈태

‘빅맥지수’란 걸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는 일정 시점을 기준으로 맥도날드 사의 대표적인 햄버거 제품인 빅맥가격을 미 달러로 환산한 후 세계 각국의 빅맥가격과 비교하여 적정환율을 도출한다는 개념인데 영국의 경제주간지인 <이코노미스트>가 매월 발표하고 있다.

한 국가의 거시경제지표 중 하나인 환율비교를 위해 일개 햄버거 가격이 기준이 된다는 사실이 이 햄버거 제조업체에 대해 궁금하게 만든다. 더욱이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초부터 빅맥지수와 함께 ‘톨-라테지수’를 추가하여 각국의 적정환율에 대한 비교를 보완하고 있는데 이 톨-라테지수는 ‘세계 어디에나 있는’ 카페로 성장하고 있는 스타벅스의 인기품목인 톨 사이즈 카페라테 가격을 기초로 산출한 지수다.

왜 세계 유수 경제주간지가 햄버거와 커피가격을 거시경제지수 산출의 기준으로 만들었는지 짐작이 갈 것이다. 즉 한 국가의 중요한 거시지표 중 하나인 환율을 각국과 비교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세계 곳곳의 소시민들이 어디서나 접할 수 있는 품목이라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나아가 이는 맥도날드와 스타벅스의 글로벌화 정도를 나타내주는 단적인 사례로 볼 수 있다. 이번 글로벌 가치주에서는 세계적인 프랜차이즈 브랜드인 맥도날드에 대해서 알아보겠다.

맥도날드의 탄생역사

맥도날드의 역사는 193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현재 이 기업이름의 모체가 된 맥도날드 형제는 캘리포니아 주 패서디나에 최초의 <맥도날드>를 열었다. <맥도날드>는 이 당시부터 기존의 음식점과는 패러다임이 완전히 틀린 빠른 속도, 많은 양, 저렴한 가격의 삼박자 원리를 이미 적용하고 있었다. 이들 형제는 개별화된 서비스와 전통적인 조리기술 대신에 조리와 서비스에 조립라인의 과정을 적용했다. 즉 굽기담당, 셰이크 담당, 튀김담당, 드레싱 담당 등 그 당시에는 전혀 시도되지 않았던 종업원의 업무분담을 시도했다.

하지만 오늘날의 맥도날드를 있게 한 이는 이들 형제가 아닌 레이 크룩이라는 밀크쉐이크 외판원이었다. 1954년에 그는 맥도날드 형제가 <맥도날드>에서 8개의 밀크쉐이크 기계가 필요하다는 주문을 받고 캘리포니아로 갔다. 하지만 <맥도날드>가 장사가 잘 되는 것을 보고 그 자리에서 맥도날드 형제에게 점포확장을 제안하게 된다. 그리고 이들로부터 프랜차이즈 체인사업권을 사들여 공동경영에 나서게 된 것이다.

맥도날드 체인 1호점은 일리노이스의 데 플랜즈에 개설했는데 현재는 레이 크룩이 팔았던 역사적인 밀크쉐이크 기계를 비롯하여 맥도날드에 관한 자료들을 전시하는 박물관으로 바뀌었다. 밀크쉐이크 기계를 팔러 갔다가 세계적인 프랜차이즈인 맥도날드가 탄생하게 된 배경이다.

프랜차이즈 회사로서의 성공요인 그리고 Ronald McDonald

맥도날드는 세계적인 프랜차이즈 회사다. 국내나 세계적으로 유명한 프랜차이즈 회사들이 롤 모델(role model)로 삼는 회사가 바로 맥도날드다. 왜냐하면 현대적인 프랜차이즈를 처음 일군 기업이 바로 맥도날드이기 때문이다. 햄버거 하나로 현재 세계 121개국에 29,000여 개의 매장을 설립한 것을 보면 맥도날드 프랜차이즈의 힘을 느끼게 한다.

더욱이 맥도날드는 세계 최초로 공산국가에 진출한 햄버거 회사다. 1982년 유고슬라비아와의 계약체결로 시작된 공산국가 진출은 1990년 모스크바, 1992년에는 중국의 베이징에서 세계 최대 규모의 매장을 개점하면서 그 저력을 뽑냈다.

맥도날드 프랜차이즈의 저력은 어디서 나온 것일까?

맥도날드는 스스로 회사성공의 이유를 프랜차이즈 운영에서 비롯됐다고 말한다. 현재 121개 국에서 운영되고 있는 햄버거 레스토랑의 약 70% 이상이 그 지역의 독점판매업자인 가맹주들에 의해서 운영되고 있다. 맥도날드 프랜차이즈 성공의 이유는 “맥도날드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각 지역의 가맹주들이 성공해야 한다”는 맥도날드 조직의 암묵적인 공감에서 비롯되었다. 이러한 파트너 시스템은 회사의 경영진과 각 지역의 파트너들과의 강한 신뢰감을 유지하게 했다.

맥도날드 하면 떠오르는 것이 강력한 프랜차이즈 회사란 거 외에 우스꽝스런 모습의 Ronald McDonal다. 미국 초등학교 학생들이 자신이 가장 잘 알고 있는 인물로 꼽을 정도로 매우 친숙한 캐릭터인 Ronald McDonald는 앞으로 국내에서도 많이 보게 될 전망이다. 맥도날드가 지난 2003년부터 “i’m lovin’ it” 캠페인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 좀 더 고객들에게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Ronald McDonald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고 했기 때문이다.

Plan to Win의 혁신프로그램 그리고 2003년 실적분석

2002년의 전세계적인 경기둔화와 광우병 파동으로 매출이 급감하면서 매출감소를 만회하기 위해 맥도날드는 공격적인 가격인하조치를 취했지만 고객을 끌어 모으는데 실패하여 2002년 12월에는 CEO인 잭 그린버그가 돌연 은퇴를 선언하기에 이른다. 맥도날드는 2002년 4분기에 1965년 상장한 이후 37년만에 첫 분기손실을 기록하게 되었다. 하지만 분기손실규모가 회사추정치인 주당 5-6센트를 훨씬 넘는 주당 27센트로 나타나 맥도날드 창사 이래 최대 위기였다.

잭 그린버그의 뒤를 이어 CEO로 선임된 짐 칸탈루포는 이러한 어수선한 상황을 배경으로 지난 2003년 한해동안 Plan to Win의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주도하게 되었다. Plan to Win은 한마디로 회사본사와 각 국가 현지지역의 가맹주 및 공급업자 모두를 포함한 일련의 기업혁신프로그램이다. 이 Plan to Win의 궁극적인 목적은 맥도날드를 고객들이 가장 선호하는 레스토랑으로 만드는 것인데 다음의 다섯 가지 요소에 중점을 두었다.

즉 새로운 점포를 오픈하면서 매출액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점포에서 발생하는 매출액을 극대화 하는 데 중점을 둔 것이다(Better than Bigger 전략) 이러한 프로그램은 고객과 레스토랑과는 관련없는 일련의 행위들을 중지시켰고 성장을 위한 전략을 실행하기 위해 인력과 재무적인 요소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게 하였다.

이러한 프로그램의 성과로 2003년의 실적은 드라마틱하게 턴어라운드했다. 13개월 이상 영업한 점포를 대상으로 산출하는 동일점포매출액이 2.4% 증가했는데 이는 1995년 이후로 최고의 증가율이었다. 순이익 또한 15억 달러를 시현했는데 이는 주당 1.15달러 수준이다. 2002년의 8.93억 달러의 순이익(주당 0.70달러)과 비교했을 때 무려 64%가 증가한 수치다.

사실 Plan to Win의 주 핵심인 ‘Better than Bigger’ 전략은 상장된 이후 48년동안 지배해오던 맥도날드 기업문화를 송두리째 바꾸는 일대 개혁이었다. 왜냐하면 맥도날드 성공의 바탕이 된 프랜차이즈 전략과 대치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이 전략은 2003년 한해를 마감하면서 성공적인 것으로 평가되었고 이후로 맥도날드는 질적인 요소를 고려한 양적인 팽창을 바탕으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프랜차이즈 전략을 수행하게 되었다.

현재 2004년 실적

2004년 현재 맥도날드의 동일점포매출증가율은 동기간의 2003년보다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계 맥도날드 동일점포매출액은 지난 4월에 비해 7.4% 증가했고 2003년 5월에 비해서는 9.2%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동월대비 9.2%의 증가율은 1984년 이래로 최고의 증가율이다. 또한 주요시장인 미국과 유럽 그리고 아시아/중동/아프리카 역시 전년동월대비 각각 12.6%, 4.1%. 7.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맥도날드가 추진하고 있는 Plan to Win의 프로그램이 여전히 잘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남아있는 과제

2003년 한해동안 Plan To Win 프로그램을 주도적으로 이끌면서 맥도날드의 일대 혁신을 이끌었던 짐 칸탈루포 회장 겸 CEO는 지난 4월20일 갑작스런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다. 그리고 맥도날드 이사회는 차기 CEO로 COO였던 찰리 벨을 선임했다. 자칫 경영권의 공백이 생길 수 있었던 상황이었지만 신속하게 차기 CEO를 결정한 것이다. 맥도날드의 기업문화를 바꾸면서 일대 혁신을 몰고 온 짐 칸탈루포 전 대표이사의 전략을 차기 CEO인 찰리 벨이 잘 이끌어갈지 주목된다.

더욱이 외부적인 상황도 맥도날드에게 그리 호의적이지 못하다. 웰빙열풍으로 불어닥친 슬로우푸드 운동과 반미정서로 악화되고 있는 반세계화운동이 대표적이다.

이제 막 턴어라운드 하면서 발진하려는 맥도날드호가 새로운 선장을 맞이하면서 어떻게 험한 풍랑을 헤쳐나갈지 지켜보도록 하자.

양동선 sebian523@hotmail.com